한중연 사람들

음악이 곧 삶이죠, 인력개발팀 우진하

우진하 사진

목련순에서 벚나무까지 따뜻한 기운이 완연한 봄을 알려주고 있다. 한중연에도 봄기운만큼이나 따뜻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이 있다. 어느 봄날 매점 앞 벤치에서 우진하씨를 만나보았다. 그는 현재 인력재발팀에서 인사 및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인력개발팀에서 우직하고 묵묵하게 업무를 해내는 그의 음악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음악에 조예가 깊다고 들었어요.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그냥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할 뿐입니다. ^^

어린시절을 기억해보면 어머니께서는 거실에 있는 오디오로 주말이면 항상 음악을 틀어 놓으셨습니다. 어머니의 선곡은 집안일을 하시기 위한 백그라운드 뮤직이라 장르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행사때 나눠준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부터, 전축을 사고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구입한 베토벤 교향곡 레코드판, 동네 음반가게에서 산 영화음악 모음집 카세트 테이프까지 다양한 음악이 흘러 나왔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에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와 TV 소리와 '비틀즈'의 let it be가 동시에 섞여나오고 있었는데 그 중 let it be~ let it be~ 소리만 귓가에 맴돌기 시작했고 아마 저는 그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기타 사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선물 받았습니다. 동네 음반 가게에 가서 처음으로 '존 덴버'의 카세트 테이프도 샀습니다. ‘존 덴버’의 My Sweet Lady를 듣고 기타 연주를 해보고 싶어 중학교 1학년 때 방과 후 수업으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CD플레이어가 생겼습니다. 저녁 식사도 거르고 친구들과 시내 음반 가게에 달려가서 CD를 샀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서로 산 CD를 돌려 들으며 다양한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월 나오는 음악잡지 '핫뮤직'과 일주일에 한번 KBS위성 채널에서 한밤중에 방영한 '뮤직타워'를 보며 새로운 음악들을 들었습니다. 뮤직타워에서 처음 본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 뮤직비디오는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기타 사진

내방 한켠의 기타

대학 시절에는 기타 동아리 활동도 하고, 학교 앞 뮤직바에서 음악을 들으며 살았습니다. 여러 선배들을 만나 '밥 딜런', '조니 미첼', '더 밴드', '하울링 울프', '존 리 후커' 등등 더 많은 음악들도 접했습니다. 자취방에서 강의를 빼먹고 반수면 상태로 듣는 '라디오헤드'의 'Nicedream'도, 동아리방에서 밤새워 놀다 새벽녘에 듣는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도, 손님이 다 나간 뮤직바에서 마지막곡으로 튼 '밥 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도 기억납니다. 함께 음악을 듣고 기타도 치던 친구들과 졸업 후 같이 밴드를 만들어서 함께 연주하자고 약속했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그 날은 계속 뒤로 미뤄지고 있습니다.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이 좋아서 느리게 운전을 하고, 지금 듣는 이 노래를 마저 들으려 집으로 가는 길을 빙빙 돌아서 가곤 합니다.

아이 아빠가 된 지금까지도 여윳돈이 생기면 음반을 제일 먼저 고르고, 가끔씩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동네 뮤직바로 달려가는걸 보면 그나마 제 취미는 음악 듣기 같습니다.

음악 듣는 시간 외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

아이들 사진

맞벌이 부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7살, 4살 두 딸의 아빠이기도 하고요.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들을 데리러 가서 문을 열면 모든 아이들이 자기 엄마 또는 아빠가 왔나 해서 쳐다봅니다. 그 눈빛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아직 하고싶은 것도 많고 되고싶은 것도 많지만 퇴근 후에나 주말에는 친구같은 아빠로 69%,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남편으로 29%, 그리고 음악 듣고 책읽는 우진하로 2%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는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과락은 겨우 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어떤지는 저희 가족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우진하 사진

한중연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인력개발팀은 연구원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의 시작(채용)부터 승진, 재임용, 전보, 복무 등 근무 경력 관리 그리고 마지막(퇴직)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부서입니다.

업무 중에는 채용이나 승진과 같이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는 일도 있지만, 정부 지침에 따라 보수나 복무 등에서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고유의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 뿐만 아니라, 운영의 측면에서도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환경 속에서 우리팀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생각으로 좋은 사람을 뽑고, 적재 적소에 배치하고, 선생님들의 역량 증진을 지원하여 우리원의 비전 달성에 일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획조정실, 인력개발팀 등등 부서에서 업무를 하셨는데요?

기획조정실에서 대국회 업무, 성과관리 업무 등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인력개발팀에서는 인사 및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담당한 업무 중 상당수가 정부 부처 및 유관 공공기관과 협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보니 자연스레 외부 사람들과 만날 기회도 많았습니다. 외부 분들은 만날 때는 항상 제가 우리 연구원의 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가 본 사람 중에서 당신이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와 같은 말을 들었을 때는 제가 우리원의 이미지를 어떤 식으로든 좋게 만든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반대로 “한중연에 계신 분이니 믿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연구원이 제 든든한 배경이 됨을 느끼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음악과 함께 하실꺼죠?

요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원의 구성원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역할에 조금 더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 밴드도 하고 주말에 야구도 할 수 있는 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릴적 음악듣던 이야기를 풀어내며, 환하게 웃던 그는 막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삭막한 현대인들과는 다른, 내실이 풍요로운 사람인듯 했다. 취미로서가 아니라 항상 곁에 있는 공기처럼 음악을 접하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우진하 선임행정원의 모습에 봄기운처럼 따뜻함이 서린다.

meta4@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