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는 기록유산
우리나라의 菱花紙 –물리적 특성–
우리나라의 능화지는 많은 전적류에서 표지로 사용되어 왔다. 이는 한국의 전적류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점이다.
능화지는 종이가 아닌 요철무늬의 능화판에 밀랍을 바르고 그 위에 한지로 된 배접지를 올린 후 밀돌로 밀어 문양을 시문하여 제작된다. 일반 한지에 비해 밀랍을 사용한 종이가 방충효과 및 방습성이 우수하다는 사실은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또한 그러한 이유에서 족자, 병풍, 전적 등에서 비단 대신에 사용되기도 한다. 능화지는 일반 배접지보다 우수한 보존성을 가지는 종이라는 것은 이전 능화지 제작방법, 생물학적 특성, 방습성에서 기술하였다. 이전 글의 연속선상으로 이번 글에서는 능화지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인장강도와 내절도를 측정하여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우선 동일한 조건에서 표지에 많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황벽, 치자 염료로 염색한 한지를 사용하여 능화판에 시문하는 공정을 통해 능화지 시료를 제작하였으며, 대조군은 염색한 한지를 사용하였다.
1. 물리적 특성
열에 따른 능화지의 물성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종이 시료를 105℃의 항온항습기에서 9일, 18일, 27일, 36일, 45일간 인공열화 시켰다. 물리적 강도 측정 중 내절강도와 인장강도 측정에 앞서 KS M ISO 1871)>의 규정에 따라 23±1℃, RH 50±2%로 조절된 항온항습실에서 24시간동안 조습한 후 각 시료당 10회 반복 측정하였다.
1) 내절강도
내절강도는 일정한 인장력 하에 시료를 굴곡 시켜 절단되는 순간까지의 내절 횟수를 측정하는 것이다. 종이의 접힘성·유연성과 관련되며, 종이의 열화정도에 따라 변화하는 물리적 강도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내절도 측정은 KS M ISO 56262)>의 규정에 따라 MIT형 내절도 측정기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MIT 내절도 시험기는 시험편을 스프링으로 잡아 당겨 힘을 가하는 무게 5kg의 클램프와 왕복 운동하는 꺾임 헤드 사이에 시료를 넣고 헤드가 좌우 135도, 속도 175cpm으로 반복해서 움직이는 방법으로, 흔드는 작용에 의해 시편이 잘라질 때까지의 꺾임 횟수로 각 시료별 내절강도의 변화를 측정하였다.
2) 인장강도
인장강도는 섬유의 함수율, 섬유의 성질, 섬유 간 결합, 첨가제 및 평량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포장지, 봉지, 테이프 및 기타 인쇄용지와 같이 직접 인장응력을 받는 종이의 내구성 및 성능을 나타내는 직접적인 지표이다. 인장강도 측정은 특정의 나비를 가진 시편의 한쪽 끝에 하중을 가해서 끊어질 때 시료의 저항하는 강도로 KS M ISO 1924-33)>의 규정에 따라 만능 실험기(Instron 3365,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그림 1. MIT folding strength meter
그림 2. Tensile Strength meter (Instron 3365, U.S.A)
2. 물리적 특성 변화
열에 의한 능화지와 한지의 물성변화를 측정한 내절도, 인장강도의 결과는 각각 그림 3, 4에 나타내었다. 물리적 특성값은 건식 열화 전 시료의 물성값을 기준으로 증감 비율(%)을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내절도 측정 결과 능화문을 시문을 하지 않은 치자염색 배접지(CB), 황벽염색 배접지(HB)는 열화기간에 따라 강도가 감소하였으며, 능화지인 치자염색 능화지(CN), 황벽염색 능화지(HN)는 초기에 강도가 증가하였다가 27일 열화 이후부터 초기값보다 강도가 낮아지며 점차 감소하였다. 그리고 45일간 열화한 결과 치자염색 배접지(CB) 37%, 황벽염색 배접지(HB) 44%, 황벽염색 능화지(HN) 46%, 치자염색 능화지(CN) 58% 순으로 내절강도가 감소하였다. 또한 초기 능화지 강도 값의 증가는 고온의 열화에 의해 밀랍이 녹아 섬유간 binding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되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3. The ratio of folding endurance to F0.
그림 4. The ratio of tensile strength to T0.
인장강도는 모든 시료에서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특히 열화 초기인 9일 열화 시 강도의 감소가 크게 나타났으며, 이후에는 열화기간에 따라 점차 감소하였다. 차지염색 배접지(CB)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며, 황벽염색 배접지(HB), 치자염색 능화지(CN), 황벽염색 능화지(HN)은 73~76% 수준까지 감소하였다. 염색방법, 시문유무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염색 재료 및 능화지 제작 시 사용되는 재료, 장기간의 열화기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능화지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인장강도와 내절도를 측정한 결과 능화시문을 하지 않은 배접지는 열화기간에 따라 강도가 감소하였으며, 능화지는 초기에 강도가 증가하였다가 27일 열화 이후부터 초기값보다 강도가 낮아지며 점차 감소하였으며, 인장강도는 모든 시료에서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전에 능화지에 대하여 기고한 글을 종합해보면 첫째, 열에 의한 한지의 물성변화를 측정하여 능화지는 일반 배접된 한지보다 강도가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둘째, 지류유물에서 채취하여 동정된 균을 시료에 배양한 후 생장률을 관찰한 결과 능화지에서 능화문을 시문하지 않은 경우 보다 약 20~30%정도의 적은 생장률확인한 결과 항균효과가 우수하며, 염색 재료의 경우 치자보다는 황벽의 향균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림 5. 능화지 균주 생장(120시간)
그림 6. 배접지 균주 생장(120시간)
셋째 각 시료에 일정한 힘으로 물방울을 떨어뜨려 접촉각을 측정한 결과 능화지가 배접된 한지보다 높은 접촉각이 확인되며, 이를 통해 능화지의 방습성의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림 7. 능화지 접촉각 측정
그림 8. 배접지 접촉각 측정
우리나라 전적류에서만 보이는 능화지의 내절도와 인장강도 측정실험을 통하여 물리적 특성을 확인하였으며, 2종의 균주를 배양하여 관찰함으로써 생물학적 특성을 확인하고, 일정 물방울을 떨어트려 접촉각 측정을 통하여 방습성에 대하여 확인하였다. 그 결과 능화지는 일반한지의 특성에 비해 강도, 항균성, 방습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성과 우리나라에서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능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각 실험에서 도출된 결과에 대하여 추가 연구가 진행되어 능화지의 특성을 밝힌다면 능화지의 제작, 활용, 보존처리 등에 활용 될 수 있다고 사료된다.
1) 한국표준협회, 종이, 판지 및 펄프- 조습처리 및 시험을 위한 표준상태와 그 표준상태의 관리 및 시료의 조습처리 절차, 2006
2) 한국표준협회, 종이 및 판지- 내절강도 시험, 2006
3) 한국표준협회, 종이 및 판지- 인장특성의 측정: 정속 신장법,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