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권(試券)이란 과거(科擧) 시험에서 선비들이 작성한 답안지를 말한다. 과거는 그동안 사극의 단골 소재였고, 우리에게는 익숙한 조선시대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과거의 절차와 양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이 책은 시권의 규정과 격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과거 시험에 울고 웃었던 선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권은 예비 관료를 향해 국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인 동시에 유교 지식인인 응시자의 지식과 식견이 종횡으로 엮어져 있는 지적 대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시권은 과거가 실시되던 당시의 정치적 고충과 국정 현안이 반영된 문제에 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국가 경영을 위한 지적 총의(總意)의 공식적 수렴이었다.

조선은 경쟁의 나라였다. 같은 양반이라도 관직의 있고 없음은 인물평의 중요한 기준선이 되었고, 같은 관직에 있더라도 그 전에 거쳐온 길이 관운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조선의 젊은이들이 적게는 20년, 많게는 50년 이상 과거 시험에 집착한 이유였다.

과거는 무수한 애환 속에서도 시대의 발전을 앞당긴 양질의 제도였다. 세계 역사상 조선처럼 고위공직자를 시험으로 선발한 나라는 중국과 베트남 외에는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 책을 통해 오늘날 독자들이 이렇듯 우수하고 앞선 제도였던 과거와 그를 통해 조정에 입문하고자 했던 선비들의 삶을 생생히 만나기를 소망한다.

지은이 소개

김학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조교수, 조선시대사 전공. 「18세기 한 鄕班 출신 功臣의 정치・사회적 존재 양상」, 『허주 이종학의 삶과 풍류』.

김동석 :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한국고문서학 전공. 『고전 천문역법 정해』, 「과거시험의 공동제술에 대한 연구」.

문숙자 : 경희대학교 사학과 강사, 조선시대사 전공. 『조선 양반가의 치산(治産)과 가계경영』, 『도산서원을 통해 본 조선후기 사회사』(공저).

박성호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조교수, 한국고문서학 전공. 『고려말 조선초 왕명 문서 연구』, 「조선시대 시권의 미상 정보 규명과 과거(科擧) 데이터베이스의 증보」.

김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한문학 전공. 「西陂 柳僖의 江西詩 학습과 한시 작법의 특징」, 「『希樂堂稿』 소재 한시 주석 연구」.

조융희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한국한문학 전공. 『조선중기 한시비평론』, 『일암연기』(공역).

심재우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조선시대사 전공. 『조선후기 국가권력과 범죄 통제』, 『조선후기 법률문화 연구』(공저).

노인환 :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 한국고문서학 전공. 「조선 후기 道의 명칭 변경에 따른 문서 행정」, 『변화와 정착: 麗末鮮初의 朝謝文書』(공저).

한도현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동아시아사회・역사사회학 전공. 『500년 공동체를 움직인 유교의 힘』(공저), 『유교의 예치이념과 조선』(공저).

신익철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한국한문학 전공. 『조선의 매화시를 읽다』, 『연행사와 북경 천주당』.

안장리 :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한문학 전공. 『조선왕실의 팔경문학』, 『장서각 소장 『열성어제』 연구』.

정수환 :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조선후기 사·국제개발 전공. 『조선후기 화폐유통과 경제생활』, 『명문가, 그 깊은 역사』(공저).

정순우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한국교육사·지성사 전공. 『서원의 사회사』, 『공부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