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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연구의 총본산이자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때"

제18대 원장 안병욱 박사 취임식 거행

취임사 하는 안병욱 원장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18대 원장 안병욱 박사의 취임식이 11월 15일(수) 대강당에서 열렸다. 안병욱 원장은 취임사에서 "한중연의 창립 목적은 바로 한국학 연구의 총본산이자 세계적 권위를 지닌 연구기관을 만드는데 있으며, 우리 한중연에 주어진 과업은 곧 우리 사회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두가 힘을 합해 동참할 때, 비로소 한중연이 새로운 차원의 한국학 연구 중추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며, 인류 문화에 기여하는 세계적 차원의 연구원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미를 전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환영사 - 손병두 이사장  사진

환영사 - 손병두 이사장 사진

축사 - 한상진 전임원장 사진

축사 - 한상진 전임원장 사진

행사 당일에는 손병두 이사장이 참석하여 "보다 열린 마음과 넓은 시야로 한국학의 공공성과 대중성을 힘있게 실천해야 하며,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확립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 원장님의 첫 걸음이 본원의 50년 비전의 주춧돌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의 의미를 더했다. 당일 행사에는 제10대 한상진 원장과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등 내외귀빈들과 전 교직원이 참석하여 제18대 안병욱 원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취임사

(전문)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역량이 부족한 제가 혹시나 선배와 동료들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나 않을까 두려운 심정 또한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오늘 저는 우리나라 학문 연구를 선도하는 중요한 기관의 막중한 책무를 크게 유념하면서,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다할 각오를 다짐합니다.

한중연이 창설된 지 40년입니다. 지난 40년간 우리 연구원은 그동안 봉직해온 뛰어난 여러 선배님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큰 업적을 이룩했습니다. 그 성과에 따라 현재 한중연은 나라의 기간 연구원으로서 높은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중연은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할 수 없는 더 큰 임무와 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상고해 보면 한중연의 창립 목적은 바로 한국학 연구의 총본산이자 세계적 권위를 지닌 연구기관을 만드는 데 있었습니다. 나라 안의 학계뿐만이 아니라 인류 문명에 기여하고자 하는 분명하게 제시되었던 목적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개방적으로 전국의 유능한 학자들을 연계하여 활동하면서 학문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창립 당시부터 우리 연구원은 한국학 연구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 설정과 임무 부여는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참으로 뜻깊은 지침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니 오히려 오늘날 더욱 절실해진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연구원이 목표로 한 그러한 위상에, 조심스럽습니다만, 얼마큼 충실히 도달하고 있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 현재 상황에 큰 문제가 없으며, 따라서 지금과 같은 성과들을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속해내면 충분하다고 여긴다면, 이 자리에서 새삼 성찰적 사고를 제기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고 그동안 다소 무사안일한 자세나 기회주의적 대처에 머물렀다면 설립 당시의 목적의식을 다시 되새겨 봐야 합니다.

지난 40년간 한중연은 훌륭한 수많은 업적들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외람스러운 말이 될지 모르지만, 우리 연구원은 이러한 성과들에 대해 주목·평가받지 못한 채 주변적인 문제들로 논란이 된 적이 더 빈번했습니다. 이는 대부분 외면해도 될 일이지만 겸허하게 살펴볼 대목도 있을 것입니다.

또 비록 현재는 문제가 아닐지라도, 뒷날 큰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해 방기하고 있는 과업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서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다시 검토해 봅니다.


취임식 전경

취임식 전경

한중연은 여느 연구기구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의견도 똑같으리라고 믿습니다. 모든 분들이 그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본 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특별한 사명감으로 새삼 각오를 다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희생과 헌신을 기꺼이 수긍해 오셨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저는 여러분들께 그동안의 노고에 합당한 보상을 약속해드리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거꾸로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헌신과 열성을 요청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한중연에 주어진 과업은 곧 우리 사회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입니다. 나라의 존속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과제이며 마침 우리들에게 그 중대하고 의미있는 일이 맡겨진 것입니다. 따라서 설령 우리가 그 일을 방기하더라도 다음 세대, 그도 아니면 또 다음세대가 언젠가는 반드시 해낼 과제입니다. 오늘 우리가 못한다면 우리는 후배들에게 숙제를 넘겨주는 셈이고, 무엇보다 할 수 있을 때 기회를 무산시킨 부끄러운 선배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현재 우리들은 목표로 했던 최종 단계의 봉우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랜 목표를 달성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입니다. 곧 그동안 이룩해 왔던 업적들을 딛고 서, 마지막 고비를 오르면 목표로 했던 한국학 중추기관으로서의 위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입니다.

예컨대 오늘의 상황은 산악인들이 정상 정복을 앞두고 기다리고 염원하는 바와 같은 좋은 날씨의 기상상태와 같지 않을까 하는 설렘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인력 등 기반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간 중요한 목표를 두고 기상 조건 때문에 접을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이 큽니다. 그러나 산악인들에게 마지막 관문은 숨이 차고 힘든 큰 난관인 것처럼 연구원의 한 차원 도약 또한 쉽게 외부적인 요인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길을 우리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합해 함께 도전한다면 통과하지 못할 바는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다행스럽게 오늘의 우리가 그런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목적하는 바에 도달했을 때는 우리 스스로도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무척이나 떳떳할 것입니다. 한중연 근무는 두고두고 자랑스러운 영예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역사적 사명감으로 임한다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긍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규모, 스포츠, 한류라 지칭되는 인기, 일부 산업기술은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높은 위상을 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배양하고 성장시킬 배경인 학술, 학문, 연구기관, 대학들은 참으로 부끄러운 수준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사상이나 철학적 성숙은 당위적 요구와 기대에 비추어 크게 미흡해 보입니다. 문명사회를 이끌어 줄 철학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허전한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중요한 책임이 우리 연구원에 있다는 점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중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일은 몇몇 구성원들만 의 노력으로 완수될 일은 결코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힘을 합하지 않으면 도달하기 불가능한 과제합니다. 모두가 뜻을 모아 추진할 때, 성공해 낼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도전에 앞서 우리 연구원은 한분 한분의 힘이 절대적으로 소중합니다. 모두가 함께 한식구가 되어 한 가족처럼 생활하고 운영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누구 낙오가 있어서도 혹은 동참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분이 있어도 다가갈 수 없는 곳입니다. 한 가정 내에서 어느 한 식구에 어려움이 생기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곧 그 가족 구성원 모두의 걱정이고 문제입니다. 저는 우리 연구원 구성원 모두는 결단코 이러한 가족의 한 식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위치는 다르더라도 연구원에서의 역할과 비중은 가족처럼 모두가 소중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해 동참할 때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중연이 새로운 차원의 한국학연구 중추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비로소 인류 문화에 기여하는 세계적 차원의 연구원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바로 거기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에 의지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15일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