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습재 일기

인생을 변화시키는 교육

 말가리따 자프리아노바 키추코바사진
말가리따 자프리아노바 키추코바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정치학) 박사과정

2017년, 장학금을 받고 한국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에 온지 거의 3년이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불가리아에서 한국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어느 정도는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한국 생활에 대한 의심은 있었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갖지 않으려고 했다. 특히 5-10 년 전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경험을 듣고 나니 나의 고국과는 정말 달라 보이는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3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지금 한국에서의 내 상황과 결과는 긍정적이다. 처음 입학할 당시 학생으로서 당연히 내가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는 학교생활이었다. 한국은 수준 높은 교육과 치열한 경쟁, 수많은 과제로 유명했고, 이러한 교육 시스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우선 불가리아에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것은 논문 쓰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불가리아 대학교에서 보낸 시간을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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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할 당시 한국어 실력이 중급인 나와는 달리 대부분의 반 친구들이 한국어에 유창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나는 수업 시간에 학습 자료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그것이 성적에 반영될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유학생들에게 친절히 한국어 관련 자료도 나눠 주시고 진심어린 지원과 의지를 보여 주시는 덕분에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또한 훌륭한 국제 경험과 전문적인 학업 접근 방식을 가진 교수님들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한국에 살면서 느낀 불가리아 교육의 주된 문제는 교육 계획이나 시스템이라기보다는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나 개선 노력의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는 달리 공부할 과목을 선택할 기회가 없고 종종 시간이 낭비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그러는 동안 학습동기를 잃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또한 불가리아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학교 폭력인 것 같다. 실제로 불가리아에서 공부할 적에 신체적 폭력이나 욕설, 기물 파손 등의 사건을 종종 목격하곤 했다. 다행히 한국 학교의 환경은 안전하고 건전하다. 특히, 현재 다니고 있는 한국학대학원은 교직원과 학생 모두 안전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폭력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이 주제에 대해 논의했을 때, 한국도 이 부분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가리아의 경우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한국 학생들은 온라인 괴롭힘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같이 기술적으로 발전한 선진국의 경우에는 많은 학생들이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관계를 맺으려하기 때문에 이것은 사이버 폭력의 정도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문제는 나에게 있어선 낯선 위험이고, 한국에 와서 정착하기 전에는 간과했던 부분이지만 지금은 나 역시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과 불가리아의 문화적 차이는 역사적 배경이나 지리적 위치 및 사회 경제적 발전의 결과라는 것을 깨달았다. 두 나라에서의 학교생활을 비교해보면 그러한 차이가 분명하게 보인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불가리아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는 배워야 할 선례가 많다. 문화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지켜야할 보편적인 가치는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의 국제 협력은 불가리아 교육시스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실행하려면 한국과 불가리아 간에 외교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내가 그 관계 속의 일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국과 불가리아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러한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학자들을 양성하고 유학생을 키워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