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포럼

한국학중앙연구원 설립 40주년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지속 편찬 사업의 추진 방향

강재광 사진
강재광
백과사전편찬실 선임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정증보》 10년 편찬사업의 회고

올해 무술년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설립된 지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한 해이다. 본원은 설립된 이래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학 진흥’이라는 설립취지에 부응하여 다양한 국책 연구사업을 선도적으로 펼쳐 왔다. 그 중에서도 본원의 대표적 출판 결과물이라 자부할 수 있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하 ‘민백’으로 약칭)은 우리 민족의 강역·역사·문화 전반에 걸쳐 중요 항목들을 엄선하여 수록한 세계 최초의 민족문화 관련 관찬사전으로서 주목받아왔다. 국가 주도로 1980년부터 1991년까지 12년에 걸쳐 3,800여명의 집필자가 참여한 가운데 초판본 종이사전(1991년 총 27권 완간, 1995년 보유편 1권 출간)이 완간되었으며, 2001년에는 초판본 6만 6천 항목을 전자문서로 옮겨 놓은 CD-ROM판본이 동방미디어에서 출시되었다.

이후 2007~2017년까지 《민백 개정증보사업》이 교육부 수탁연구과제로 진행되어 적지 않은 성과들을 거두었다. 개정증보사업 10년 동안 약 1만여 개의 신규항목을 새로 추가하였고, 2,200여 항목을 개정집필 하였으며, 50만매의 원고를 전자문서로 변환하는 한편 독자적인 <온라인 서비스 시스템(http://encykorea.aks.ac.kr)>을 구축해서 온라인에 대국민 웹서비스를 시행하였다. 신규항목 증보에 있어서 원고 분야별 안배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항목·개념용어가 개발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한국 현대사·북한·해외 한민족 문화 분야를 일부 증보하여 차기 사업에서의 기초 토대를 구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민백 개정증보사업》은 매년 5억 6천 4백만 원의 비교적 적은 예산이 배정되었고, 비정규 전임연구인력 중심으로 운용되었으므로 적극적인 사업 추진에 애초부터 한계가 내포되어 있었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홈페이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지속 편찬 사업》으로의 전환

기존 《민백 개정증보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본원 출연금 사업으로 전환시키고자 한국학지식정보센터 백과사전편찬실에서는 《민백 지속 편찬 계획(안)》을 작성하여 2017년 3월 교육부에 제출하였고, 같은 해 6월 22일에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 사업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대규모 국내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국내학술대회에서 폭넓게 논의된 내용은 국내 방송·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어 민백 지속 편찬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널리 알렸다. 결국 《민백 지속 편찬 계획(안)》이2017년 12월 국회 예결위 심의를 최종 통과함으로써 본원 출연금 사업 전환의 숙원을 성취하게 되었다.

민백 지속 편찬 사업(2018~2017)은 매년 교육부로부터 1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사업을 수행하게 됨으로써 예산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이는 기존 사업보다 4억여 원 증액된 수치로 원고·멀티·시스템 부문에서 형평성 있고 시의적절한 예산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백과사전편찬실 인력 구성도 정규직 및 무기계약직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므로 부서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부터 민백 지속 편찬 사업의 성패는 백과사전편찬실 구성원뿐만 아니라 본원 교수진과 연구원 공동의 몫이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지속 편찬 사업》의 향후 과제

민백 지속 편찬 사업에서는 백과사전의 핵심인 원고 부문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연차별 집필계획에 따라 항목이 증보·개정되어야 한다. 제1기 개정증보사업(2007~2017) 때 누락하였던 중요항목을 엄선해서 신규항목으로 증보해야 하고, 기존 미진항목들을 추출하여 적극적인 개정집필을 시도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부문에서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건축도면 자료, 설계도면 등을 신규 등재하면 차별성 있는 자료를 보유할 수 있고, 두산백과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자료보다는 민백의 고유한 성격을 나타낼 수 있는 희귀한 사진자료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시스템 부문에서는 <온라인 집필시스템> 집필 환경을 개선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백과사전 <온라인 서비스 시스템>을 친모바일 환경으로 최적화하여 많은 국민들이 애용할 수 있는 백과사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한편, 민족문화의 외연 확대와 한국 현대사회의 총체적 반영도 적절한 논의를 거쳐 민백에 투영되어야 한다. 제1기 개정증보사업에 이어 북한·해외한민족 분야를 민백에 계속 확충시켜나가는 한편 한민족 문화 형성에 큰 공로를 세운 외국인 항목도 수록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통시대 항목 비중을 다소 낮추고 한국 근현대사 항목을 증보하되, 한류·여성·복지·인권·노동·다문화·환경·과학 등의 제 분야에서 한국사회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신규항목들의 수록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러한 과업을 점진적으로 성취한다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면서도 민족문화의 지평을 크게 넓힌 민족문화사전, 한국학을 집대성한 한국학대사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toxi@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