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캠퍼스

한국어 강단에서 학술의 전당까지

      :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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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이 조긍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교육학)

1. 출발점: “가르침”에서 “배움”으로의 전환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몇 년 동안, 나는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유능한 교사가 진정한 교육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근거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수업 중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교육적 문제들 — 같은 문법을 가르치는 데도 어떤 학생은 쉽게 이해하는 반면, 다른 학생은 계속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세심하게 설계된 교육 활동이 때로는 즉흥적인 대화보다 덜 효과적일까? — 이러한 질문들은 나로 하여금 끊임없이 반성하게 만들었다. 나는 과연 학생들의 "배우지 못함"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내 교육 방식은 경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과학적인 교육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인가?


  비록 강단에서의 경험은 의미 있었고 떠나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러한 의문점들은 결국 나를 학술의 전당으로 이끌었고, 교육의 본질을 탐색하며 교육학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진정한 학문의 전당,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문을 두드렸고, 이 곳에서 다시 한 번 배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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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좌)상하이민일중학교 학생들과 학생들한테 받은 감사기 (우)한국으로 떠날 때 학생이 쓴 편지


2. 과거와 현재의 대화: 시간을 초월한 교육 탐구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마치 정교한 시간 기계처럼, 나를 이끌어 역사와 현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한국 교육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교육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산물이다. 한국 교육의 특징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발전의 궤적을 깊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조선 왕조의 과거제도와 교육, 그리고 1960년대 박정희 정부의 “국민교육헌장” 등, 이러한 교육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연구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바로 방대한 사료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다. 이 곳에서 나는 한국 교육의 뿌리와 그 발전 과정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과거의 교육 제도와 현대의 교육 시스템 사이에 흐르는 맥락을 잇는 데 필요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우리 연구원의 다양한 체험 활동과 현장 답사를 통해 한국 교육의 역사적 맥락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는 동시에, 오늘날 교육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조선 시대의 대표적 유교 교육기관인 양천향교, 여성 교육의 출발점이자 한국 근대 교육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화학당과 배재학당, 그리고 예술 영재 교육의 산실인 예원학교 등, 한국 교육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며 시대별 교육 철학과 제도의 변천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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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양천향교, 한국학대학원 현장 답사 사진 (2022. 7.)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 교육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중·고등학교들을 찾아가 실제 수업 환경과 운영 방식을 관찰하고, 교사 및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더욱이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해 제22대 교육감 조희연 선생님과 직접 대면하고,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혁신 교육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경험은 특히 인상 깊었다. 이와 같은 현장 중심의 경험들은 단지 지식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한국 교육의 연속성과 변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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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22대 조희연 교육감과 한국학대학원 교육학과 교수, 학생들 좌담회 사진 (2023. 10.)


3. 교육정책의 전환점: 교실에서 제도까지


  대학원 생활 초기에는 교수·학습과 지식 전달의 효율성과 관련된 내용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육은 단순한 교실 안의 상호작용을 넘어서는, 훨씬 더 넓고 복합적인 체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전공 수업 「한국 현대교육사」와 「한국 교육제도사」 과목에서 비롯되었다. 이 수업들은 나를 교육 정책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수업을 통해 나는 과거제도에서부터 현대 교육 체제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교육 정책이 어떻게 사회적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나타났는지를 탐구할 수 있었다.
  특히 교육정치학 분야의 전문가인 지도교수 박대권 교수님의 수업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그동안 간과해왔던 교육 정책의 깊이와 무게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 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교육 정책이 실제 교육 현장과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것이 시대적 흐름과 어떻게 맞물려 작동하는지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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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조선일보 지면 보도(2023. 12. 12), 박대권 교수와 한국학대학원 교육학과 학생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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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다양한 학술대회에 참여하면서 나는 교육을 둘러싼 넓은 지형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내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교육의 성과는 단지 교사의 헌신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그 이면에는 정책이라는 거대한 설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정책 관계자들은 현장의 흐름을 공유했고, 학자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정책이 교육 실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나는 교육 정책이 사회, 문화, 기술과 같은 복합적 요소들과 긴밀히 얽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의 교육 정책을 비교하며,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이 어떻게 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영향을 주는지를 탐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를 단순한 한국어 교사에서 교육 정책에 열정을 품은 탐구자로 이끌었다. 앞으로도 나는 교육 정책의 의미를 더 깊이 탐구하고, 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4. 미래 전망: 실천으로 이어지는 이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쌓아온 학문적 경험은 나의 진로에 한층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당장은 한국 교육 정책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박사 논문을 완성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연구원에서의 하루하루는 곧 소중한 연구 자료가 되었고, 지도교수님과의 깊이 있는 대화는 나를 늘 한 걸음 더 성장하게 했다. 아울러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일원으로서 한국학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이 한국 교육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힘쓰는 것도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이곳에서 익힌 이론과 지식을 교육 현장과 사회에 되돌려주고자 한다. 한·중 간 교육 정책 교류에 참여하거나, 일선 교사를 위한 실용적인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정책이 현실에서 살아 숨 쉬는 따뜻한 힘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한국어 교사에서 첫발을 내디딘 이후, 교육학이라는 학문의 큰 줄기를 따라 걸어온 시간은 단순히 지식만을 쌓는 여정이 아니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고, 그것이 단순한 전달의 과정이 아니라 한 사회의 역사와 문화, 정책 방향은 물론, 무엇보다도 교육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제자에 대한 애정과 책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깨달음은 앞으로도 나의 연구와 실천의 중심에 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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