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칼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편찬 사업, 전북 지자체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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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새전북신문
이종근 편집부국장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을 아직까지 한 번도 구축하지 못한 지역이 많아 구축이 절실하다. 전주 등 일부 시·군이 정보화 지식산업사회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 2003년, 인적자원개발회의에 참가한 장관들은 소멸되어 가는 향토문화를 보존·계승하고, 이를 통해 지식·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 21세기 문화시대를 주체적으로 선도해 나가기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당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주관으로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그림 1]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웹사이트 메인화면 ( www.grandculture.net/korea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이란 전국 229개 시·군·구에 있는 다양한 향토문화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하며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후 결과물을 디지털화해 인터넷으로 서비스하는 지식정보시스템이다. '지방분권시대의 달성'과 맥락을 같이 하는 노력이다. 현재까지 20년(2004∼2023)에 걸쳐 연 인원 2만 여명의 전문학자들이 참여, 역사, 지리, 인물, 산업 등 향토문화자원의 연구·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전국의 문화콘텐츠를 구축하게 되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최고의 문화 콘텐츠 구축사업으로, 전통문화예술의 지식자산화로 세계화시대에 우리를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에 향토사학계에서는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신증동국여지승람(1531년), 여지도서(1757년) 이후 맥이 끊겼던 대규모 민족문화 집대성 사업을 지역 주도 방식으로 재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형 도서에서, 언제라도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한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형태의 지역 역사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자료와 함께 사진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무한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성남시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20년간 전국 122개 시·군·구의 온라인 편찬시스템, 멀티미디어 종합관리시스템 등 사업관리 인프라가 구축돼 웹페이지 및 포털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지역문화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여러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첫째, 향토문화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굴함으로써 향토문화에 대한 연구기반을 확충하고 청소년 및 성인교육의 교육 자료로도 활용한다.
   둘째, 문화콘텐츠산업의 중간재 및 관광산업 등 타 산업의 자본재로 활용됨으로써 문화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셋째, 향토지적재산의 산업화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제고에 기여함은 물론, 지역문화의 활성화, 지역문화관련 기관들의 운영 내실화도 기대된다.


   다만 예산 문제가 가장 큰 선결 과제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은 소멸하는 향토 문화를 보존·계승하기 위해 각 지역 문화를 체계적·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사업으로, 당초 1단계(2004년~2013년), 2단계(2014년~2023년)로 나눠 전국 229개 지자체의 지역사전을 편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편찬이 끝난 지역은 112개(49%)며, 현재 편찬이 진행 중인 10개를 제외하더라도 대략 100개 지역에 불과하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그림 2]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지역문화대전' <전라북도> 편찬 현황 (2023. 11. 기준/출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웹사이트)


   현재 전북은 고창, 순창, 무주, 군산, 남원, 진안, 김제, 완주, 부안, 익산, 정읍 등이 지역문화대전을 운영하고 있거나 편찬 진행 중이다. 임실, 장수, 전주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산을 이유로 계획이 전무한 지역도 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은 무엇보다도 모바일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기반을 조성,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되고, 지역민으로서의 자긍심도 확립될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아직 편찬을 못한 시·군들은 전북 전주문화원 등과의 협력 모색 등을 통해 지역 향토사 재정립과 교육 측면에서라도 편찬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부와 교육부 역시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구축 사업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가 향토문화를 매개로 '지식의 소통'을 이루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지자체와 함께하는 편찬 사업이 지역의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