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ORY
[도서] 조선시대 출판인쇄문화 엿보기,『조선의 베스트셀러, 사기(史記)』
  안녕하세요, 한국학중앙연구원 K-story 기자단 5기 유현선입니다! 한국사 교과서를 통해 한번쯤은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서로, 무려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기술한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은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중국과 서적을 주고받아 왔는데, 사마천의 '사기'는 조선에서 중국 고대 역사 이해를 위한 필독서, 문장 연습을 위한 교재, 과거 진출을 위한 학습교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다만, 130권에 걸친 방대한 분량 때문에 완독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이에 조선에서는 핵심만을 축약한 축약판 『사기』류 서적들이 발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조선의 베스트셀러, 사기』에서는 이러한 책들의 다양한 간행 방식과 형태를 통해서 한중간의 서적 유통과 조선시대 인쇄문화의 흐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모든 목차를 소개하기는 분량상 어려움이 있어 3장과 4장을 위주로 소개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선의 『사기(史記)』간행 (본책 3장)

[그림 1] 조선 전기 『사기』 인쇄본_초기 초주갑인자본(좌측), 경자자본(우측)
  『사기』는 조선시대 세종 때인 1425년에 국가에서 주조한 금속활자인 경자자로 인출되었습니다. 조선은 다양한 금속활자를 주조해왔는데, 경자자는 조선에서 두 번째로 빠른 금속활자입니다. 이후 『사기』는 성종, 중종-명종 연간에 금속활자로 인출되었습니다.『사기』는 앞서 언급했듯이 130권에 달하는 방대한 책이기에 간행하는데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이전에만 세 차례나 간행되었는데, 당대 『사기』에 대한 수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속활자로 간행되었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배포되었다기보다는 왕실 소장용으로 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교서관의 17세기 『사기(史記)』류 간행

[그림 2] 『사기평림』(좌측), 『마사초』(중간), 『증정사기찬』(우측)
  교서관은 조선 전기에 주자소와 함께 조선 왕실의 서적 간행과 유통을 담당했던 기관입니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교서관의 업무가 폭증하여 주자소나 훈련도감보다 다소 늦은 17세기에 『사기』를 간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서관에서 간행한 『사기』류 서적은 『사기평림』, 『마사초』, 『증정사기찬』 총 3종입니다. 『사기평림』과 『마사초』는 『현종실록』을 인출하기 위해서 주조한 활자인 현종실록자로 인출되었으며, 『증정사기찬』은 무신자로 인출되었습니다.
  『사기평림』은 중국 학자 능치륭이 편찬한 책으로 역대 『사기』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하였으며, 본인의 논평을 비롯하여 148명의 논평을 수록한 서적입니다. 『마사초』는 『사기평림』에서 주요한 부분만 뽑아서 만든 또 다른 『사기』류 서적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사기평림』과 인쇄 방식부터 내용까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이는데, 인출 상태를 보아 『사기평림』과 함께 인출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증정사기찬』은 앞서 언급한 능치륭이 『사기평림』을 편찬한 이후 발간한 도서로, 중국에서 들여올 때 조선에 맞게 불필요한 내용을 생략하고, 필요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더하거나 보완했다고 합니다.
- 『사기(史記)』의 지방 출판
  지금까지 조선 왕실 주도로 편찬된 『사기』류 서적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지방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사기』 텍스트를 간행하고 유통시켰을까요?
  훈련도감에서 『사찬』을 간행했던 17세기에 경북 경주에서도 『마사초』를 간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사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지 않나요? 맞습니다! 앞서 언급한 교서관이 편찬했던 3종류의 『사기』류 서적 중 하나와 이름이 같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서적은 아니며 교서관이 편찬했던 『마사초』보다 훨씬 간행시기가 빠르고, 선호도가 높았던 편을 위주로 편집한 서적이라고 합니다! 경주본 『마사초』의 특징은 중국본 『사기평림』에서 난상에 있던 평론이 주석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후 경주본 『마사초』는 고문 학습 자료로 굉장히 유행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조선시대 출판인쇄문화를 엿보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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