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그러고 보니 제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뭘 도와드릴까요?’ 이기도 하네요

한층 차가워진 공기가 겨울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한국학도서관에는 눈에 보이지 않게 열정을 빛내는 이들이 있어 이 겨울이 춥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용자를 위한 일이 항상 보람이 된다는 문헌정보팀 박하늘 선생을 만나보았다.


박하늘 사진

독자들을 위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2월에 입사하여 현재 한국학도서관 문헌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하늘입니다.


문헌정보팀은 어떤 곳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2월에 입사하여 현재 한국학도서관 문헌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하늘입니다.

우선 문헌정보팀이 속한 한국학도서관은 한국학 및 인문사회 분야의 책 50여만 권이 소장된 한국학 자료 전문도서관입니다. 현대서 뿐만 아니라 근대자료 또한 소장하고 있어요. 문헌정보팀의 업무는 크게 수서, 정리, 열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수서’를 통해 도서관의 장서 지침에 적합한 자료가 선별 및 입수되면 ‘정리’에서 자료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분류하고 목록을 작성합니다. 그리고 정리된 자료를 ‘열람’에서 관리하고 서비스하며, 이용자를 직접 대면하며 질의에 응답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업무 중 힘든 일은 없나요?


저는 도서관 1층 정보봉사실에서 이용자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열람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료의 대출·반납과 서고 안내 같은 기본 업무에서부터 도서관의 장서를 관리하고 있으며, 도서관 자료관리시스템과 홈페이지, 그리고 국내외 학술 DB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저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이용자를 직접 대면하며 이용자의 질의에 응답하고 원하는 자료를 서비스하는 역할인데요, 혹시 도서관을 이용하시다가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문의해주시면 됩니다.^^

아직 업무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힘든 점보다는 업무를 배워나가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도서관 열람 데스크에 앉아있다 보면 주로 업무를 하다가 이용자를 응대하게 되는데요, 다시 자리에 돌아오면 전에 내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었는지 종종 잊어버리곤 하지만..^^ 그래도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에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보람되고 즐겁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 도와드릴까요?’ 이기도 하네요.


여러 사람과 대면한다는 것이 힘들고도 즐거운 일이겠네요. 기억에 남는 이용자가 있나요?


모든 이용자가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도서관에 자주 방문하시는 이용자분들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특히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오셔서 책을 찾으시는 분들, 24시간 열람실에서 밤낮없이 공부하는 대학원생들, 희망 도서 신청과 상호대차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이요. 저는 무엇이든 한 가지를 오래 꾸준히 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끈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은 도서관에 방문하시는 이용자분들이 모두 존경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케익 사진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하면,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오전에 도서관에 방문하셨던 외부이용자 한 분이 기억나네요. 방문 전에 연락을 주셔서 원하시는 자료를 미리 찾아 꺼내드렸는데, 꼭 필요한 자료였던지 제게 너무나 고마워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실 때 저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전해주고 가셨는데, 그 안에는 케익 한 조각이 들어있었어요. 그걸 보는 순간 이걸 받아도 되나 하는 죄송한 감정과 비가 오는 아침에 멀리서 케익을 들고 오신 그분의 마음이 동시에 느껴졌어요. 심지어 그날 먹은 케익은 제가 먹었던 케익 중에 제일 맛있었는데 만약 다음에 또 그분을 만나게 된다면 그 케익을 어디서 사셨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도서관은 선생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저는 2015년 한국학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면서 연구원에 처음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도서관뿐만 아니라 연구원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그동안 저에게 학교였던 곳이 이렇게 직장이 되었으니까요^^ 지금도 제가 대학원생이었을 때 지나가면서 보았던 도서관 열람 데스크에 제가 앉아있다는 사실이 정말 너무너무 신기해요. 도서관에서 뵈었던 사서 선생님들이 저의 선배님이 되었다는 것도요.

고백하자면 저는 도서관에 자주 방문하는 학생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도서관에 매일 출근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 그리고 연구원은 저에게 익숙한 곳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과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입니다. (구)한국학도서관의 이용자, (현)한국학도서관의 사서로서 항상 이용자의 시선과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서가 되겠습니다.

졸업 사진

일과가 끝나면 개인적인 여가시간은 무얼 하며 보내시나요?


요가 사진
싱잉볼 사진

싱잉볼(Singing Ball, 명상용 종)

저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요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요가는 직장에 다니기 전부터 좋아했던 운동인데요, 잘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요가 동작에 집중하는 시간 만큼은 다른 복잡한 생각이 들지 않아서 참 좋아요. 여행지에 가면 여행 일정을 빼고는 다른 생각을 모두 잊어버리는 것처럼요.^^

특히 저는 요가원에서 나는 은은한 향냄새와 명상할 때 울려 퍼지는 싱잉볼(Singing Ball, 명상용 종) 소리를 좋아하는데요, 명상 중에 들었던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그냥 이곳에 존재해 주세요’ 라는 선생님의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독자 혹은 직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아직 근무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선배님들께 업무를 잘 배우고 그 업무를 꼼꼼히 처리하는 것이 저의 현재 목표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제 몫을 다하는 신뢰할만한 동료이자 사서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아직 서툰 점이 많은데도 항상 따뜻한 시선으로 후배를 대해주시는 저희 문헌정보팀 선생님들과 여러모로 제게 도움을 주시는 교직원 선생님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또 특히 도서관은 업무와 공간의 특성상 책을 옮기거나 발로 뛰어야 할 일이 많은데요,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옆에서 저를 도와주시는 문헌정보팀 인턴 선생님들과 근로장학생 선생님께도 항상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아!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저희 도서관 홍보를 하나 해야 할 것 같아요. 문헌정보팀은 최근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도서관 1층 로비에 ‘개방형 디지털 열람 공간’을 조성하고 ‘방음형 전화 부스’를 설치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이번 달 ‘한중연소식’을 참고해주시구요.^^ 많은 이용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