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습재 일기

시가 인생을 바꾼다는 것을 배우는 여정

트리테안 알렉산드라 안드레아 사진
트리테안 알렉산드라 안드레아
루마니아, 한국학대학원 석사과정(교육학)

지금 나는 교육을 전공하는 학생이지만 10개월 전만 해도 루마니아에서 한국어와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만약 누군가 내 친구들에게 내가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지 물어본다면, 그들은 내가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사실에 처음 놀라고 문학을 공부해와 문학을 공부한다는 사실에 '문학'? 이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나와 가까운 친구들은 내가 형법과 범죄심리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나의 전공 선택이 그들에겐 의외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나는 한국 시와 한국 범죄 소설을 즐겨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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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에 대한 나의 관심을 설명하기 전에, 한국 문학에 더 쉽게 빠져들 수 있었던 배경은 한국문화에 대한 나의 관심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인 2016년에 나는 대부분 기본적인 한국어 문법을 배웠고, 그것은 한국,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그때 한국사에 대해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는 역사를 보고 싶어서 사극을 보기 시작했다.

궁전과 그 건축물은 내 흥미를 자극했다. 궁전 벽의 도색 방식, 방 배치 방식, 궁전마다 각기 역할이 있고 특히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방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서서히 나의 관심은 그들의 옷과 각각의 한복에 새겨진 고운 자수 등에 옮겨갔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왕의 옷에 용이 수 놓이는 방식이다. 한복의 각 색깔이 특정 사회 계층을 위한 것 이라는 알게 된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러던 중 2017년 가을 대학교 2학년때, 우리는 한국 문학에 대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소설보다 만화를 좋아하던 나는 수업에 전혀 흥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국 문학은 생각보다 아름다웠다.


공부할때는 항상 루마니아에서 배운 것과 비교하게 된다. 루마니아 문학은 항상 프랑스 문학이나 유럽으로부터 온 어떤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면이 없다.

우선 솔직히 말해서 한자로 쓴 한국 시(시조 문학)는 느낌이 안 좋았는데, 소설과 단편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국근대문학에 대해 나날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소설들을 골라야 한다면 나는 단연코 이청준 '눈길', 황순원 '왕모래', 김북향 '아들', 이정명 '별을 스치는 바람', 정유정 '종의 기원'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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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 그 이야기들을 소개할 것이다.


이청준의 '눈길'에 대한 수업은 실제로 내가 시간가는 것을 아까워할 만큼 즐긴 첫 수업이었고 이 소설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어서 수업을 더 오래 하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 이야기는 슬펐다. 특별히 부모에 대한 정이 없던 아들이 노모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떠나고 싶었다. 그는 자기 어머니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다. 그의 어머니에 대한 효도의 부족은 나를 크게 당황하게 했다.

황순원의 '왕모래'는 한 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이야기였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웠고 아들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방식도 이청준의 '눈길'과 잘 대비됐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어쩌면 '코리예상'에 나오는 아들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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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북향의 '아들'도 어느 정도 공감할 만한 것이었다. 그것은 시골의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였다. 거칠게 표현하면 결말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쓴 것으로 믿게 만들었다. 이야기 자체는 예측 가능하고 재미없었지만 결말이 이야기를 살렸다.

정유정의 '종의 기원'은 졸업을 위한 마지막 논문을 쓰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었다. 종의 기원은 범죄, 스릴러 소설로 어느 날 아침 거실에서 죽어있는 엄마 앞에서 깨어난 26세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날 밤 기억도 없는 상태에서 잠든 듯 포즈를 유지하는 엄마의 시신을 두고 벌어지는 상황이 재미있다. 1인칭으로 내레이션되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싸이코패스 성향의 주인공이라는 소재가 나를 집에 이틀 동안 책상 앞에 앉아 소설을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 결말은 꽤 예측이 가능했지만 반전이 있었고 결국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소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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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을 마지막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이 소설이 내가 많이 존경하고 오랫동안 존경할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일본 후쿠오카 감옥에서 일어난다. 교도소에서 살인사건 수사를 의뢰 받는 독서에 열정을 가진 경비원 와타나베 유이치로부터 시작된다. 살해된 경비원의 친구 윤동주가 조사를 받고 있고 이야기는 곧 와타나베에서 윤동주로 옮겨간다.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윤동주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의 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윤동주는 재능 있는 한국 시인인데, 그의 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쉽게 마음으로 연주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윤동주의 시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윤동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직후 알게 된 사실은 윤동주는 일제강점기에 대항한 '저항시인'으로 불리며 ‘민족시인’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 이었다. 그러나 인본주의 분야에서 공부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떤 시들은 왜 일제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이해하지만, 그것은 또한 윤동주를 인문주의 시인으로 보게 한다. 윤동주와 그의 삶을 파고들수록 흥미로워졌다. 마치 수사소설을 읽는 것 같았는데, 유일한 차이점은 이것이 허구가 아니라 진짜라는 점이었다.

이정명의 소설에도 등장한 흥미로운 논란이 시인의 사망 원인이었다. 윤씨는 28세의 나이로 감옥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그의 수감자이자 친구인 송몽규는 증언에서 시인이 일본군에 의한 인간에 대한 의학 실험의 피해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은 물론 그 주장을 부인했지만, 소설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줄거리로 등장하고 그것은 윤동주의 사망 원인이기도 했다. 한국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워가면서 일제강점기는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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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는 주로 외로움과 절망,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쓰여있다. 나도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윤동주의 시는 나에게 큰 힘을 주었다.

윤동주는 자유롭게 시를 쓰는 한 가지 꿈을 가진 순수한 시인이라고 느꼈다. 윤동주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인생은 시'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시를 쓴다. 소설을 통해 나는 밤하늘의 별에 대한 윤동주의 집착이 오히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윤동주에게 출발의 존재는 세상에 빛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가 차가운 감방에 던져졌을 때, 단순히 시를 썼다는 이유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했다는 이유로 그에게서 받은 빛이다.

별들은 윤동주에게 하늘의 영원한 영역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시 '별을 해는 밤'에서 윤동주는 별을 보면서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어찌된 일인지 지상 존재와 천국을 연결시켜준다. 그러나 시 마지막 부분에서 윤동주는 자신의 별을 찾지 못하고 언덕에 이름을 적어 버린다.


한국문학은 어쩌면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읽었던 것이 올바른 유형의 문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윤동주의 시는 나에게 문학은 영혼에 대해 말하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문학은 사람을 인간화시킨다. 때로는 허구가 진실보다 더 많은 진실을 드러낼 수 있고, 때로는 허구를 통해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한국 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