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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학중앙연구원 펠로십 후기

양성익(Sungik Yang),클라센 캐스퍼 (Claassen Casper)

국제교류처 해외한국학지원실에서는 해외 한국학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국내에 체류하며 한국학 관련 학술활동을 수행하고자 하는 해외 한국학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2020년에는 소정의 절차에 따라 양성익(Sungik Yang), 클라센 캐스퍼 (Claassen Casper) 두 명의 펠로우을 선정하였다. 펠로십을 마치고 후기를 통해 한국학을 공부하기위해 한국을 방문한 펠로우들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양성익 사진

저는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 한국 근현대사 전공 박사과정 양성익이라고 합니다. 저는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한국학중앙연구원(AKS) 펠로우로서 연구를 진행했고, 펠로십 기간이 끝나면서 후기를 쓸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1940~195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정치사상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대 한국 사회의 일반인들이 당시 정치와 민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 연구는 신문, 잡지, 교육 자료를 특별히 중요하게 다루는데 이런 점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펠로십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를 새삼 체감하였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한중연에 대해 들은 것들은 주로 장서각과 한문 프로그램 등 이었으므로, 근현대사 분야 보다 전근대사에 더 특화된 연구기관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펠로십을 경험해 본 결과 한중연에는 근현대사에 관한 자료 또한 상당히 많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매일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제 연구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료를 발견했습니다.

특히 도움이 된 부분을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1940~1950년대에 출판된 책과 잡지는 그 당시의 정치 담론의 흐름과 복잡성을 잘 드러내지만, 그 원본들은 복사나 열람은 커녕 건드리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AKS도서관에서는 이 중요한 책들의 복사본을 많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하성문고는 하성 이선근(1905~1983)의 개인 저서 및 그와 관련된 책과 논문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민족사학 또는 군사정훈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꼭 하성문고의 컬렉션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선근은 일제 강점기로부터 민족사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고, 1978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당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초대 원장이었으며, 이병도(1896~1989)와 함께 민족사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한 1945년 해방 이후 정계에도 진출하여 우익청년단에 관여했고, 1950년대에는 국방부 정훈국장이 되었으며, 1954년에는 문교부장관까지 역임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잘 보여주듯이 청년운동, 교육제도, 그리고 군사정훈교육에도 깊이 연관되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게다가 하성문고에는 다른 도서관이나 연구소에서 찾을 수 없는 자료들이 꽤 많습니다. 따라서 그 시기의 정치담론, 반공교육, 그리고 민족사관에 관해 연구하고 계시는 분에게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과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연구원에서 게스트하우스, 연구실, 도서관 사용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해주어서 원활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통해 여러 가지 문의를 드릴 때마다 친절하고 신속하게 답변해 주어서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연구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는 다른 연구자들과 달리, 저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펠로십 덕분에 학위논문을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한국에서도 정상 운영 중인 연구소나 도서관이 드물었는데 마침 저는 코로나 발발 이후 4개월 만에 한중연의 도서관에 직접 방문하여 문서들을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로서 도서관의 물리적인 접근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재론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연구를 하고 좋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논문의 방향과 분석 틀을 정확히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제 학위논문 작성뿐만 아니라 한국사에 대한 저의 이해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클라센 캐스퍼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도착한 2월, 한국학중앙연구원 펠로십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대가 컸습니다. 저는 직접적인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일련의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여 박사학위 연구를 넓히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안적인 연구 방법을 모색하였고, 과학적 데이터와 양적 접근 방식 그리고 일련의 제한된 인터뷰를 결합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연구 시설에서 게스트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제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저의 상황을 이해하고 지지해주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출국에 문제가 생기자 이곳에서의 체류기간을 4개월간 연장해주었고, 여러 가지 다른 지원도 받았습니다.

엄청난 지원 덕분에 저의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고, 이곳에 머무는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