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포럼

한국정치 연구의 국제화

우평균 사진
우평균
한국학진흥사업단 사업관리실 선임연구원

사회과학과 인문학 등 분야별 전공 영역에서 한국학 연구의 결과물을 국제화하는데 많은 이들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국제화를 위한 수단 중에 제일 보편적인 방법은 처음부터 영문으로 논문을 작성해 국제적으로 명망있는 학술지에 게재하는 방법이지만, 비전공자들을 포함한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논문게재를 제외하면,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이를 홍보하고 성과를 모으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본 글에서는 정치학 분야의 예를 들고 간략하게 시사점을 제시해 보려 한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정치학 분야의 학회인 한국정치학회(KPSA, 회장: 장훈 중앙대 교수)는 기존에 진행해 오던 국제학술회의를 2007년부터 정례화하여 올해까지 7차례에 걸쳐 한국에서 개최했다. 2007년부터 격년으로 홀 수 해에만 개최해 온 국제학술회의는 두 번째 회의부터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The World Congress for Korean Politics and Society)라는 명칭으로 한국 정치와 사회 및 기타 인문학적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장으로 발전해왔다. 2019년의 경우 총 패널 86개, 발표자 319명, 영문 논문 169편, 국문 논문 120편으로 과거에 비해 영문 논문이 증가하여 국제화에 기여하는 회의로 거듭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적어도 한국정치에 관한 한 World Congress라는 규모와 내용에 걸맞는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9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 개막식(2019.6.24., 건국대)

2019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 개막식(2019.6.24., 건국대)

한국정치연구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이 많은 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과거에 비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에 덧붙여 향후 더 큰 발전을 위한 약간의 제언을 덧붙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나 학술지원단체의 지원이 기존에 학술대회 개최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학술회의 내용 중 수월성이 있거나 한국학 연구에 공헌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저서 출판이나 후속연구를 위한 사후지원책 마련도 학술회의 개최 자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 번에 영문 논문이 대거 발표되는 기회도 흔치 않은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도가 국제화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대규모 학술회의의 경우 발표 논문이 너무 많아 언론 등 대중 매체에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정치세계학술회의의 경우 발표자가 각자 홈페이지에 발표문을 올리고 토론자가 다운받도록 되어 있어 종합적으로 발표 논문의 요지를 찾을 수 없다. 요약문만이라도 책자로 만들어 사전에 홍보하는 일도 중요하기에 국제학술회의에 한해서 인쇄에 드는 비용을 대폭 증액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한 관계기관의 지원도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의 경우, 행정학, 사회학, 경제학 등 인접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인접 학문 혹은 전공에 관계없이 관심 주제나 쟁점에 한국학전공자들이 참가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분야의 주요 학회에서 개최하는 국제학술회의 역시 문호를 개방하여 각 분야 별로 한국학 연구를 주도하고 국제화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규모 있고 수월성있는 한국학 연구의 국제화를 이끌 수 있으리라고 본다.

woopk@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