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제3의 인생, 부모자격증

원내의 수려한 경관만큼이나 많은 재주를 가진 사람이 있다. 연구원 조경을 담당하는 방영준 선생을 만나보았다.


방영준 사진

연구원 조경을 담당하시고 계세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조경은 사람과 시간이 빚은 또 하나의 자연입니다. 처음 연구원 설립 당시 심어진 어린 나무들이 오랜 세월을 거쳐 자라 주변과 잘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경관을 자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몇몇 연구원의 자랑거리라 할 수 있는 나무들을 소개해 드리자면, 연구원 초입에 보이는 ‘반송’이 연구원의 랜드마크로, 단연 그 첫 번째 자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반송’을 지나 연구원 정문을 통과하면 은행나무 가로수가 펼쳐지는데 그 앞을 지나 본관 앞에 있는 수려한 수피(나무 겉껍질)를 자랑하는 ‘배롱나무(일명 백일홍)’는 한여름에 풍성한 꽃을 피웁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벚꽃나무는 학의정과 연못 주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봄에 장관을 이룹니다.

최근에 청계학당의 한옥과 어우러진 소나무와 전도(한반도와 제주도, 울릉도, 독도 위치의 자연석) 모양의 정원이 조성 돼 이도 하나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또한, 화려하지는 않지만 학술정보관 앞에 있는 커다란 소나무와 백년 넘는 수령의 향나무는 그 세월만큼이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연구원에 있는 여러 식물 하나하나가 허투루 위치해 있는 것이 없고 진달래 하나도 꼭 그에 맞는 곳에 있어 하나하나 감상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은행나무길

정문을 지나면 보이는 은행나무길

학의정 전경

학의정 벚꽃풍경

업무를 하시면서 힘든점은 없으셨나요?


조경이란 간단히 말해 자연 경관을 주변 환경에 맞춰 조성하고 가꾸는 일종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식물 외에도 토목,석자재 물 등이 조경의 재료로 쓰입니다.

연구원에서는 주로 나무 등의 식물을 가꾸는데 초점이 맞춰서 있는데 식물도 인간/동물과 같은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한다면 그 생명을 유지시키고 관리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기 다른 개성의 멋진 옷을 갈아입는 연구원 경관에 다른 이들의 입에서 멋지다, 아름답다, 시원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각 가정에 화분이 하나씩은 있겠죠?(없다면 작은 화분이라도 길러보시길 추천합니다.^^) 그 식물에게 애칭을 지어 불러주세요. 물을 주거나 잎을 닦아 주면서 그 애칭을 불러주면 그 식물은 사랑과 관심으로 더 잘 자라고 더 애정을 쏟게 되고 조금씩 자랄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게 되실 겁니다.

힘든 점이 있다면 식물들은 날씨에 민감하고 시기별 생육환경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하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이상기온으로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식물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와같이 시기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항상 변수를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지만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힘이 들기도 합니다.

2018년 쌍둥이를 출산하고 두아이의 아버지로 지내고 계신데요. 쌍둥이 육아가 많이 힘드시죠?


방영준 사진

2018년 6월 쌍둥이(선우,시우)가 태어나면서부터 제3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1의 인생은 자라면서 아이로서의 인생, 제2의 인생은 출가하여 남편으로서의 인생, 제3의 인생은 부모로서의 인생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육아를 막상 해보니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온 첫날 부모님께 “아버지, 어머니 잘 키워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전화를 드린 것이 생각나는군요.

저희 선우와 시우는 지금까진 순하게 자라고 있어서 육아의 어려움을 조금 덜어주고 있는 효자들입니다. 육아를 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어머니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어서 선우와 시우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인성이 바로 선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하고 키우고자 합니다. 세상을 바로 보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할 것입니다.

검도 사진

틈틈이 검도도 하신다구요?


중학교 1학년 때 검도에 입문하였으며, 어느덧 2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하고 체형도 왜소하여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된 것이 계기가 되어 꾸준히 하다 보니 현재는 검도 5단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검도란 여타 운동과 달리 특별한 것인데, 검도를 통해서 심신의 건강뿐 아니라 평생의 반려자(검도 2단)를 얻게 된 것이 그것입니다. 검도에는 “평생검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나이가 들어도 방식을 바꿔가며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검도입니다. 저의 인생 목표 중 하나인 3대가 검도를 하는 가족검도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육아로 인해 잠시 쉬는 중입니다.)


저는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데 몇가지 적자면 검도, 오토바이, 다트, 퍼스널모빌리티 등이 있으며 관심 자격증 취득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여가 시간이 충분한 것은 아니므로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아도 시기 별로 거의 한두가지에만 초점을 맞춰 하고 있습니다.

검도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왔고, 오토바이는 학창시절부터 꿈이었기 때문에 결혼 즈음 마련하여 아내와 함께 라이딩을 즐기곤 하였습니다. 그 외, 퍼스널모빌리티(전동 이동수단)는 기계를 만지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 다양한 전동보드를 만들어 출퇴근 및 주말 동호해 때 종종 타곤 합니다. 사족이긴 하나, 근거리 이동 시 이용하면 기름값 절약에 도움이 된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취미이자 인생 목표로 관심있는 자격증을 나이 숫자에 맞게 취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1개(분야 : 조경, 임업, 정보기술, 건설기계운전, 운송, 운전, 사무, 레저, 운동)의 자격증을 취득해 아직 6개가 모자랍니다. 내년에는 목표 개수가 1개 추가 되겠네요.^^

여러 자격증에 도전하다 보니 생기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기 마련인데 그 중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 1급 시험을 보러 시험장에 들어섰는데 삼시세끼 프로그램을 위해 조종면허 2급 취득하러 온 이서진씨를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격증 사진

가장 공을 들여 딴 자격증은 퇴직 후 제 2의 직업 후보인 검도 지도자가 되기 위한 검도 관련 자격증으로, 관련 3 종목의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들 중에서 가장 으뜸인 자격증은 부모자격증인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자격증 보다 값지고 소중한 자격증을 저는 2018년 6월에 취득하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매년 도전하는 이유는 자격증을 취득할때마다 자아실현의 성취감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세상을 살아가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는 조경 관련 최고의 자격증과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 등을 위해 계속 도전하고자 합니다.


[취득자격증]

분야

자격

분야

자격

조경

조경기능사

사무

워드프로세서 2급

조경산업기사

운전

1종대형면허

임업

산림기능사

1종 보통면허

정보기술

정보기기운용기능사

특수-대형견인 면허

레저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 일반조종 1급

특수-소형견인 면허

수렵면허 1종

특수-구난차 면허

수렵면허 2종

2종 보통면허

운동

검도 5단

2종 소형면허

검도사범자격증

원동기 면허

검도 심찬자격증

건설기계

굴삭기운전기능사

조선세법 2단

지게차운전기능사

생활체육지도사 2급

로더운전기능사

운송

농기계운전기능사

롤러운전기능사

버스운전자격증

불도저운전기능사

화물운송 종사자격증

건설기계조종사면허증

택시운전자격증(서울)

*기타 자격증 제외

앞으로 연구원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자격증 사진

한가지 부탁드릴 것은 동절기에 내리는 눈으로 인해 연구원의 동선이 마비가 되는 상황이 오면 너도나도 나와서 솔선수범하여 제설작업을 함께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제설작업은 특정부서의 주어진 업무라기보다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조금의 시간을 배려한다면 안전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 당부드릴 것은 잔디는 밟아야 된다는 말을 듣고 언제나 밟아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지금까지 연구원을 다니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이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먼저 “잔디는 밟아야 된다.”라는 말은 정답입니다. 단 그 시기가 존재합니다. 동절기에는 토양의 공극 속 수분이 얼어서 부피가 팽창하고 해토기에 그 얼음이 녹아 발생한 공간을 줄이고 들뜬 잔디의 뿌리가 토양을 잘 잡고 있게 하기 위해서 눌러주거나 밟아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지나친 토압은 식물의 뿌리 생육 환경에 독이 됩니다. 그래서 적정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때 기계를 사용하여 압력을 고루 가해 작업을 실시해야 합니다. 모든 직원분들이 이 부분을 염두에 두신다면 원내 잔디의 생육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jinnigma@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