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기록을 위한 일, 백과사전편찬실 이준녕

선선한 바람이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달에는 나의 주변 이야기나 연구원 대내외의 행사들까지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에 푹 빠진 백과사전편찬실의 이준녕 선생을 만나보았다.


이준녕 사진 이준녕 사진

하시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우리 한국학중앙연구원 대표사업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에 수록되는 저작물을 관리하거나 생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백과사전 저작물에는 백과사전 항목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원고(어문저작물)와 원고의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록하는 도판(사진저작물) 등이 있는데 이러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 및 메타데이터 관리와 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 계획 수립․운영, 저작물 이용허락 등의 저작물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백과사전에 수록될 수 있는 도판의 피사체를 조사하고 이에 대하여 사진저작물로 직접 촬영하거나 대상물이 없을 경우 이미지를 구입하거나 적절한 경로로 수집하는 일을 합니다. 수집된 이미지는 보정 및 부가정보를 입히고 설명문을 입력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이것은 추후 사용자들이 백과사전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때 검색을 쉽게 해주는 안내자 같은 역할을 함과 동시에 백과사전 항목과 사진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으로 엮여져서 온라인으로 서비스 됩니다.

이런 과정들이 어떻게 하면 조금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더욱 정확한 정보를 담아 제작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백과사전편찬실 모든 구성원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행사때마다 큰 캠코더로 상황을 기록하고 계세요. 이 자료들이 향후 어떻게 쓰이게 되나요?


네. 종종 연구원의 행사를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연구원의 개원기념식이나 시무식, 학위수여식 등 주요 행사의 영상 기록뿐만 아니라 교육 및 홍보자료 제작 등 여러 가지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기록한 것 중에 기억에 남는 동영상이 2가지 있는데요. 최근에 있었던 <연구원 개원 40주년 행사>와 또 하나는 <청계학당 건축 기록 영상>입니다.

<연구원 개원 40주년 행사>때는 평소에 진행되었던 행사에 비해 규모가 크고 국무총리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주요 외빈들께서도 참석하시는 만큼 무엇보다 특히 촬영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다른 행사 때 보다 많은 공을 들였던 것 같아요. 더불어 축하공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연출하고 촬영하는데 열정을 쏟아 부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계학당 건축 기록영상>은 청계학당 건립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긴 시간동안 기록 영상으로 남긴 것이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기공식, 상량문 기입, 상량식, 현판글씨 필사, 현판제막식, 준공식 등 모든 과정을 기록하였는데 특히나 힘들었던 것은 공사현장에 틈틈히 매일 찾아가 촬영을 하고 그 자료를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청계학당 건립과정은 CCTV를 통해 기록하였으나 학의정 건립과정은 액션캠을 통해 기록하다보니 메모리와 배터리 상태를 매일 체크하여야 하기에 고생스러운 일이었고 그만큼 기억도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청계학당 선립

청계학당 건립과정

학의정 선립

학의정 건립과정

이외에도 장서각 상설전 및 특별전 등 전시관을 총망라하여 주제별 설명과 주요 유물에 대한 설명은 물론 이에 얽힌 이야기까지 동영상으로 설명한 <장서각 가상전시관 교육영상>을 비롯하여, <한국학학술정보관 홍보 영상>, <장서각 소산훈련 교육 영상>, <찾아가는 한국학아카데미 강연영상> 등 많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영상 촬영할 때는 매번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영상촬영은 사진촬영과 다르게 한번 녹화를 시작한 뒤 녹화 종료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모든 상황이 기록되기 때문에 사소한 촬영 실수까지도 기록이 되는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촬영 몇 시간 전부터 촬영 동선과 촬영 계획을 꼼꼼히 체크하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을 만나거나 촬영구도가 잘 잡히지 않을 때, 다른 분들의 목소리나 주변 소음이 동시 녹음될 때 등이면 난감할 때가 참 많습니다. 사진은 그 상황에서 연출 등에 의해 재촬영이 가능하지만 영상은 재촬영이 안되기 때문이죠.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편집하면서 제거할 수 있지만 영상이라는 특성상 자연스럽지 못할 경우가 있고 또 의미가 있는 중요한 장면일 경우에는 편집을 할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행사일 경우에는 촬영카메라를 2대 이상 운용을 하여 그러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실수가 있어도 종합편집 과정에서 다른 카메라에서 촬영한 장면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업 화면

실제 동영상 편집 화면

이렇게 동영상 자료들은 소소할 수 있지만 캠코더로 촬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촬영의 의뢰 목적과 활용범위, 촬영된 내용 등을 바탕으로 촬영목적의 의미를 부여(연출, 편집)하여 그 현장의 상황을 생생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될 수 있는 한 촬영된 결과물을 연출, 재배열, 화면전환, 효과 삽입, 음향 및 자막 삽입 등의 편집 과정을 거쳐서 보기 좋게 최선의 결과물을 얻는데에는 촬영한 시간의 몇 배의 시간을 투자해야 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연구원의 역사로 남게 되고 사진자료의 한계를 넘어서 시간의 흐름 끊김 없이 청각자료와 함께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기록된 기록영상을 보면 한없이 뿌듯해지고 매사 열정적이고 신중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울러, 제가 연구원에서 영상·사진촬영할 때 여러 선생님들께 협조에 감사를 드리는 한편 많은 불편에 너그러운 양해와 앞으로도 많은 배려, 도움을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드론 날리는 사진

퇴근 후나 주말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퇴근 후나 주말에 대부분 집에서 일상적인 생활이나 취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요즘 최근에 새로운 취미가 생겼는데요. 바로 드론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사진영상에 관심이 많아 영상학 전공을 하였고, 때마침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전공에 맞춰 취직한 첫 직장이 바로 한국학중앙연구원입니다. 이에 백과사전편찬실과 본원에서 사진·영상 저작물 생산 업무를 하다보니 좀 더 전공에 맞고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취미생활로 드론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연구원은 넓은 부지와 아름다운 건축물 그리고 조경이 있어 그 어느곳에서보다 드론으로 찍은 영상이 멋지게 나옵니다. 다만 드론을 날린지 얼마되지 않고 실력이 아직 초보인지라 실내 강당이나 주변 학교운동장 공터에서 날리며 조종 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넓은 부지와 수려한 조경이 있는 연구원은 드론 날리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고도제한의 장벽도 있지만 아직 저는 겁이 나서 드론을 하늘 높이 날리지는 못하였습니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실력을 높여서 멋진 영상물을 얻고 싶습니다.



앞으로 연구원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드론 날리는 사진

요즘 ‘4차 산업혁명과 5G 정보화시대, 1인 미디어 시대’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새롭고 다양한 기록물과 함께 생산되고 있는 기록물의 양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한 예로 우리 모두가 스마트폰의 사진,동영상 촬영, SNS 게시 등을 통해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이 기록물이 되고 잠깐의 기록이지만 이것이 모여 추억이 되고 시간이 흘러 중요한 역사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록을 위한 일을 해야한다”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저작재산권과 민감한 개인정보유출, 사생활침해 등도 발생할 수 있기에 개개인의 자료에 관한 관리와 사용에 관해 서로 조심하며 타인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기관 차원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에서 우리 연구원도 이러한 시대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도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시청각기록물에 대한 생산 관리 본연의 업무는 물론, 드론 운용과 차세대 멀티미디어 콘텐츠 및 IT 관련 신기술 연마, 이러닝 등 개인역량강화를 하며, 취미 생활을 넘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연구원 업무에 접목하여 활용하고 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올해 5년차가 된 새내기이지만 맡은 일이 연구원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연구원을 다니는 것이 뿌듯합니다. 한해 한해 초심을 잃지 않고 업무에 임하다 보면 어느새 정년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jnl-biz@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