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는 기록유산

「장서각 유물 정리 기초사업」

성연심 사진
성연심
장서각 자료보존관리팀

장서각은 1997년에 전주류씨 수곡종택 자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기증·기탁사업을 운영하며 각 지역에 잠들어 있던 소중한 자료를 받아 보존·연구·활용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서각에서 관리하고 있는 기증·기탁자료는 약 6만점으로 전체 관리대상 자료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장서각에서 관리하고 있는 자료는 대부분 종이로 만들어진 책, 문서, 그림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근래에 들어 개인이나 문중에서 소장하는 대상이 다양해지면서 장서각에 들어오는 자료의 재질도 다양해지고 있다. 종이재질이 아닌 타 재질로 된 유물의 비중이 전체 소장자료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수량만 보았을 때는 1천여 점이 넘고 종이자료에 비해 부피가 크기 때문에 장서각 수장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장서각에서는 올 해 종이가 아닌 기타재질 유물에 대한 기초조사 사업을 다음과 같이 실시하였고, 그 결과와 연관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사업개요

사업개요 표

예시) 유물상태기록서

사업개요 표

◈재질 및 손상상태 현황

사업개요 표

약 두 달간 실시한 이번 조사를 통해 장서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의 재질과 손상상태에 대한 실태파악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재질 파악은 보존관리 측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금속은 습도가 높을 경우 유물에 있는 염분성분에 의해 부식이 발생하거나 속도를 촉진시킬 수 있어 수장고에 입고하기 전 충분히 건조를 해주어야 하고 상대습도 40%이하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한데, 이는 종이‧목재‧직물 등을 포함한 유기물의 보관환경(온도 20±2℃, 상대습도 50±5%)과는 매우 다른 보관조건이다. 또한 금속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금속가루는 종이유물에 붉은 반점(Foxing)을 일으키고 종이의 셀루로오스 체인을 약화시켜 열화의 속도를 촉진시킨다.

위의 재질별 현황을 보면 도검, 제기, 등자, 촛대 등과 같은 금속유물과 금속이 타 재질과 함께 있는 복합재질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였다. 이것들은 반듯이 유기물과의 물리적인 환경 분리가 필요하고 복합재질의 경우 타 재질과의 마찰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별도의 처리가 필요된다. 위험군으로 분류한 직물류는 재질적으로는 보관조건이 장서각 수장고의 환경상태와 적합하지만 자체적으로 열화가 심하게 진행되어 시급한 보존처리와 주의 깊은 취급을 필요로 한다. 석재류로는 주로 인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사용흔으로 인해 타 유물에 2차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보관상자와 같은 별도의 틀로 관리해야 한다. 그 외 안정군으로는 종이‧목재와 같은 유기물과 무기물이지만 환경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자기류(도토기류 포함)나 각角류 등이 있다.

손상상태를 측정한 상태등급은 A, B, C, D 네등급으로 나누고, A→D(A:처리불요, B:부분처리필요, C:전체처리필요, D:처리시급)로 갈수록 보존처리가 시급한 단계로 설정하였다. 조사대상 유물 중 보존처리가 필요한 B/C/D등급은 약 800건 이상으로 70%를 넘는다.


금속류(동래정씨 동래부원군 정난종 종가-쥐덫) (좌) 전체사진 / (우)세부사진(부식 및 이물질)
시습재 생활 사진


직물류(무안박씨 무의공종택-혼례복 일습)
○ 혼례복함 혼례복함 사진
○ 혼례복 혼례복 사진
○ 사모
사모 사진
○ 관대
관대 사진


◈ 향후계획

최근 들어 플라스틱이나 유리 등과 같이 이전과는 다른 재질들이 수장고에 들어오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유물의 하위개념을 정리하여 유물분류체계를 보다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중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는 현재의 수장관리에서 분리가 시급한 재질을 별도 관리할 수 있는 방법과 긴급처리가 필요한 유물의 보존처리 방안을 각 유물의 손상사례별로 대입한 처리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장서각에서는 금속유물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특수장을 설계하여 도입하려고 한다. 기초조사를 토대로 재질→가문→하위분류(세부분류 또는 크기)와 같은 체계를 적립하여 맞춤 특수장의 설치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목재와 같은 유기질 유물 중에서도 미생물균에 의한 손상이 심각하여 다른 유물에 2차손상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우선적으로 기화 방식의 방충증산제와 산소흡수자를 이용한 공기제어시스템(RP System)으로 긴급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직물류와 같이 재질약화로 인한 지속적인 손상이 우려되고 책판손잡이가 결손된 목판의 경우 목재의 성질로 인한 뒤틀어짐이 예상되어 이와 같은 유물들은 장기적인 보존처리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장서각에서는 기록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여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서각 유물 정리 기초사업」을 토대로 내년에는 형태적으로 별도관리가 필요한 종이재질의 유물류(액자류, 병풍류 등)의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장서각의 유물보존관리분류에 관한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