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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의사결정 : 장서 선정의 기준과 선택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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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한국학도서관 문헌정보팀 정사서원

도서관에는 정말 많은 주제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보관되어 있다. 다행이도 일정한 규칙에 의해 장서들이 관리가 되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원하고자 하는 주제와 분야에 대해 힘들이지 않고 그 자료의 정보를 활용 할 수 있다. 우리 한국학도서관에서도 정말 많은 장서들이 보존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장서들은 모두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개원 이래 꾸준한 장서의 개발과 수집, 관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2018년 현재 한국학도서관에는 약 45만권의 장서가 보존 중에 있다. 이렇게 많은 도서가 수집·관리 되고 있지만 없는 책도 있다. 왜일까? 이렇게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지만 없는 책이 있는 이유는? 그건 바로 도서관의 의사결정에 그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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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는 장서를 수집하기 전에 선택이라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선택 또는 제외라는 의사결정을 통해 도서는 입수될 수도 있고 입수가 안 될 수도 있다. 즉 무엇을 입수하고 무엇을 제외하여 어떤 장서를 구성할 것인가, 무엇을 폐기하고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 무엇은 자관에서 수집하고 무엇은 타 도서관과 공유할 것인가 하는 것은 결국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도서관에서 이러한 선택과정을 거쳐서 어떤 도서가 도서관장서가 된다는 것은, 도서관에 자료가 소장되어 이용자의 요구가 있을 때, 언제라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접근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료의 선택이란 어떠한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현실적인 측면에서 자료의 선택이란 먼저 경제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서관이라 할지라도 출판되는 모든 자료를 수집할 수는 없다. 그리고 도서관은 설립목적에 따라 기능이 분화되어 있으므로 모든 도서관이 출판된 모든 자료를 수집해야 할 필요도 없다. 도서관은 자관의 필요성에 따라 분야별로 순위 화된 정보를 정해진 예산의 한도 내에서 선택적으로 수집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학도서관에서는 인문학관련 자료를 우선순위로 수집하는 것이라든지, 한국과학기술원 도서관에서 이공계열 자료를 먼저 수집하는 것처럼 자관의 필요성에 따라 도서관 자료의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자료의 잘못된 선택은 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 자료 선택의 오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결국 도서관의 서비스 제공 및 운영 등 여러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인 관점 외에도 도서관의 자료 선택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는 도서관의 종류, 목적 이다. 도서관 자료는 도서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도서관의 성격에 따라 주제별 분야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가에 따라서 수집해야 할 자료의 종류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이용자 구성원의 요구이다. 서비스 기관으로서 도서관은 이용자에 의해 존재가치가 인정된다. 그러므로 이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도서관의 설립목적을 실현하는 것과 함께 도서관 서비스의 최대 관심사이다. 다만 이용자의 요구에만 치중한 자료의 선택은 자료의 질적 저하, 장서의 불균형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용자 요구 없이 수집되어 활용되지 않는 장서를 수집하는 것은 더 의미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효율적인 장서 구성이다. 자료의 선택은 도서관의 통일된 가치관에 따라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또한 합리적인 장서의 구성을 위해서는 장서의 보존과 폐기를 위한 선택 역시 필히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학도서관도 위와 같은 다양한 선택의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장서를 수집할 수 있었다.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이용자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요구, 그에 대한 사서들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생각된다.

의식적 선택이든 무의식적 선택이든 과거의 선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학도서관이 있는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 전문 도서관. 그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것은 구성원의 올바른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렸다.


larcen02@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