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연구원의 정보서비스를 책임지는 정보화담당관 "

새로운 정보서비스가 탄생할 때마다 아이가 태어난 듯한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임준근(문화화콘텐츠편찬실 정보화담당관 정보서비스시스템 구축 및 운영)

하시는 일은?

현재는 지역문화 백과사전인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지역별로 구축된 디지털 콘텐츠에 여러 가지 정보기술을 적용해서 표준화하고,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편찬 업무에 활용하는 집필관리시스템, 콘텐츠관리시스템 등의 설계와 개발, 기능 개선과 운영 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년 완료되는 신규 지역의 서비스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지금까지 구축된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 입사하셨나요?

1997년 2월 12일

오랜시간 연구원에 계셨는데, 예전과 현재를 비교해서 더 좋아진 점, 혹은 더 안좋아진 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997년에 입사했을 당시 소위 공대생이 한국학 연구기관에 들어오니 외계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전산실 업무를 위해서 입사를 했었는데 정보기술과 관련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정말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컴퓨터나 인터넷, 정보기술이 어느 정도 일반상식이 되어서 그나마 조금 편해졌다고 할까요?

처음 탄생한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홈페이지(1998)

디지털 한국학 홈페이지(1999)

하시는 일이 원내에서는 특별하고 전문적인 분야인데요. 입사후 현재까지 업무중 제일 뿌듯했던 성과가 있나요?

제가 독신주의자이다 보니 실제 아이를 낳아서 길러보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정보서비스가 탄생할 때마다 아이가 태어난 듯한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1997년 입사 당시 책상과 의자만 덩그러니 있고 아무것도 없던 사무실에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도입해서 전산실의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지금은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당시는 웹 서비스를 하는 데 필요한 웹 서버 프로그램이 변변치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인터넷 상에 참고할만한 자료도 거의 없었고, 네이버나 구글 같은 검색서비스도 없었습니다. 초기에 도입했던 일반적이지 않았던 서버 장비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어렵게 구한 웹 서버 프로그램 소스를한줄 한줄씩 검토한 적도 있었습니다. 밤을 새워 수정한 결과 연구원 첫 홈페이지가 화면에 떴을 때의 그 기쁨은 첫 아이가 탄생한 그것에 견줄만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디지털한국학,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종합정보서비스 등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은 여전히 1년에 3개 지역 정도의 서비스가 추가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태어나는 기쁨이 큰 만큼 키우는 일도 보통이 아닙니다. 계속 긴장하면서 살펴보고 문제가 생기면 수정하고, 많이 크면 새로 살 집(서버)을 마련해서 이사도 시켜줘야 하고, 트랜드에 맞게 새 옷(프로그램, 디자인)도 입혀줘야 합니다. 진짜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요?

또, 입사 초기에는 연구원 직원들에게 처음으로 PC를 보급해서 설치해주던 당시 컴퓨터로 업무를 하는 것이 생소했던 분들에게 윈도우,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법 등을 교육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으로 여전히 지금도 저를 보면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도 계시고, 당시 배웠던 방법을 업무에 활용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업무하면서 힘든 점이 있나요?

역시나 기관의 특성상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 분야와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함께 협의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다투기도 하면서 함께 일할 파트너가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용어들부터 낯설게 생각하시니까요.

그래서 생긴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연구원에 오기 전에 비해서 말이나 글이 장황하게 길어졌습니다. 이 질문지 대답도 벌써 이렇게 장황하지 않습니까? 회의나 대화를 할 때 용어나 개념 하나를 말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인문학 분야의 용어나 개념 등에 비유해서 말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보니 점점 사족이 길어집니다.

지금은 컴퓨터, 인터넷 등 정보기술에 대한 개념이 일반화되어서 많이 나아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제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책, 영화, 음악 등 일반적인 정적인 취미가 있고, 대부분 쉴 때도 컴퓨터 앞에서 앉아서 IT 관련 신기술을 연마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취미로는 어렸을 때 좋아하다가 학업 등으로 중단했었던 모형 만들기를 다시 시작하여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요즘은 3D 프린터도 만지작거리면서 향토문화 콘텐츠와 접목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limjk@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