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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쟁이 동북아시아 지역 사회와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Korean war in Asia: A Hidden History(2018)를 번역 소개하는 책이다. 호주국립대학 테사 모리스-스즈키 교수의 주도하에 집필된 이 책은 한국전쟁을 단순히 한반도 내전이나 미소 냉전의 대리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에 걸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국제전으로 해석한다. 한국전쟁이 아시아태평양전쟁, 중국 내전 등의 이 지역 다른 분쟁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제시하고, 전쟁이 주변국에 미친 영향력을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지난 75년간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각인되어 있던 6․25전쟁을 동아시아 지역의 관점에서 ‘잊혀진 전쟁’, ‘잘못 기억된 전쟁’으로 새롭게 정의하며, 한국전쟁의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파헤친다. 교전국의 이데올로기, 선전, 첩보 전략에 휘말려 국경을 넘나든 중국인들의 여정을 비롯하여 중국 내 조선족 사회, 일본 내 재일교포 사회, 전쟁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오키나와, 만저우리 같은 지역에서의 삶이 한국전쟁으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본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혹은 야화 또는 음모설의 일부로 떠돌던 이야기를 실증적인 학술 연구의 대상으로 끄집어내어 한국전쟁의 정치적·사회적&

  • 호혜와 협동은 인간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작동 원리이자, 위기 속에서 더욱 절실해지는 사회적 가치다. 이 책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이 두 개념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지역과 공동체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조망한다. 노동자협동조합, 협동조합 기반의 지역공동체운동  등 다양한 양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프랑스·이탈리아 등 해외 유형과 비교하며 협동조합의 제도적 혁신인 사회적협동조합을 면밀하게 살핀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60~90년대 충북 지역의 협동조합운동사를 발굴해 한국적 연대의 뿌리를 복원한다. 협동조합은 단순한 경제 주체를 넘어 사회적 연대의 기반이자 공동체적 삶을 재구성하는 실천의 장이었다. 특히 이번 책은 호혜와 협동을 주제로 한 그동안의 이론 연구(『호혜와 협동의 현대적 실천: 이론과 사례 편』)와 데이터 연구(『호혜와 협동의 사회심리학: 조사와 분석 편』)를 기초로 협동조합이라는 실제 사례에 대입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장기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인의 사회적 가치 인식 연구 한국인의 호혜성과 협동성에 대한 심리적 경향 탐색 근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견줄 수 없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비정상적일 정도로 압축적인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언제나 그늘이 존재한다. 삶의 의미 상실, 경제 불황, 환경 위기 같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와중에,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으로 호혜와 협동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호혜와 협동을 어떻게 느끼고 실천하고 있을까? 이 책은 2018년부터 3개년에 걸쳐 수행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통계기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서로, 해당 조사는 현재까지도 매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뢰, 기부, 이웃, 연대 등을 키워드로 문항을 개발했고, 개인의 사회경제적·인구학적 조건에 따라 그 인식과 실천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호혜와 협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주관적 태도와 심리적 경향을 파악하는 것은 그동안 학계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통해 호혜와 협동을 낳는 미시적 메커니즘을 도출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 『경의기문록(經義記聞錄)』은 사서와 역경 및 성리학의 여러 학설들을 기호학파의 경학적 관점에서 비판 정리한 책으로, 한원진(韓元震, 1682~1751)의 대표적인 저술이다. 조선의 사상을 지배한 성리학은 리(理)와 기(氣)의 관계에 대한 관점에 따라 나뉘는데, 한원진은 이발보다 기발에 무게 중심을 둔 이이의 사상 노선에 속했다. 그는 이황과 이이의 설이 서로 모순된 것이 아니라 각각 특정 맥락을 전제하는 정당한 입론이라고 밝히면서도, 자신에게 내려온 이이의 학맥을 통해야 주자의 성리학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자가 돌아간 뒤에 유가의 도가 우리나라로 왔는데, 그 도를 전수하는 데 책임진 분으로는 오직 율곡(이이)과 우암(송시열) 두 선생만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이와 송시열의 도통(道統)이 스승 권상하에게 이어졌다는 자부심과 함께 은연중 도통 전수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경의기문록』을 지은 것이다. 이 책 『경의기문록 역주 (상권)』에는 전체 6권 가운데 권1~3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권1 대학’에서는 『대학장구(大學章句)』를 중심으로 하여 학설의 구도를 그림으로 그려 도해하고, 이해가 미진한 여러 설을 정리하고 비판한다. 양명학과 같은 이단의 학설을 논리적으로 변별하는 치밀한 과정을 보여준다. &ls

  • □ 러시아 한인의 다양한 이주 양상을 분석해 정체성 문제 심층 탐구 이 책은 귀화라는 관점에서 20세기 초 러시아 한인들의 정착 과정과 삶을 조명한다. 기존 연구가 주로 독립운동사나 민족주의적 서술에 초점을 맞췄다면, 러시아로 이주한 한인을 단순한 디아스포라(diaspora)를 넘어 초국적(transnational) 행위자로서 주목한다. 저자는 러시아 이주 한인이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했으며, 국가권력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고국과 거주국 사이에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생존과 정치적 입장을 조율한 과정을 보다 생동감 있게 설명하고자 한다. 다양한 사료를 활용하여 한인의 일상생활과 법적 지위, 노동 및 정치활동 등을 입체적으로 조망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 역사적 맥락과 개인의 삶을 연결하여 해석한 러시아 한인 이주사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한인이 생계를 유지하거나 정치적 탄압을 피해 러시아로 이주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삶도 녹록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거주와 취업을 규제하면서 한인 정착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한인은 불법 거주자로 몰리기도 했다. 저자는 러시아 당국의 단속 아래서 입국과 거주 허가증 발급을 거쳐 한인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상세하게 서술한다. 특히 귀화 문제를 중심으로

  • 『호락논쟁』은 한국 사상가와 철학적 개념을 탐구하여 우리 안에 잠재한 사유와 문화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발간한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호락논쟁(湖洛論爭)은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조선 성리학에서 벌어진 중요한 학술 논쟁으로, 본연지성(本然之性), 미발(未發), 지각(知覺), 명덕(明德) 등 주자학의 주요 개념과 관련된 심성(心性)과 본성(本性), 기질(氣質) 등에 대한 이해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충청도 지역의 호학(湖學)은 인간과 사물의 본성이 다르다는 입장을 취한 반면 서울 지역의 낙학(洛學)은 인간과 사물의 본성이 근본적으로 같다고 보았다. 호학은 권상하를 중심으로, 낙학은 김창협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가 이후 이간과 한원진을 포함한 후학들 사이에서 논쟁이 더욱 깊어졌다. 호락논쟁은 조선 후기 성리학의 두 주류 학파 간의 학문적 차이와 정치적 배경을 드러내며, 당시 성리학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조선 철학사에서 성리학의 발전 양상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논쟁이다. 이 논쟁은 성리학 내부에서 이성과 기질의 관계, 인간과 사물의 본성 문제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며, 이후 한국 유학의 발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호락논쟁은 정치적 당파성과 결부되면서 조선 사회의 철학적 논의가 학문적 논쟁

  • 동래정씨는 조선 초기부터 구한말까지 고관대작을 꾸준히 배출한 명문가이다. 정승 자리에 오른 동래정씨 인물은 총 17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주이씨 2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이다. 동래정씨 가문은 조선 전기 훈구파의 중진으로 활동한 명신이자, 서예에서도 업적을 남긴 동래부원군 정난종(鄭蘭宗, 1433~1489)을 파조로 하는 익혜공파(翼惠公派)의 종가이다. 정난종은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의 수리산 기슭과 그 일대를 왕으로부터 사패지(賜牌地)로 받았고, 그의 장자 정광보(鄭光輔, 1457~1524)가 이곳에 거처를 마련한 이래로 후손의 묘역과 종택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정난종 종가가 500년 동안 사패지를 대대로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조선 사회가 추구하는 정체성과 가치를 충실히 실천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정난종 종가는 동래정씨 문중을 대표하며 속달을 경영했고,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지역 유지이자 마을의 대표 가문으로서 지도적 역할을 해왔다. 현재도 종택과 구성원들은 마을과 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정난종 종가는 2012년에 문화유산국민신탁과 국민신탁 계약을 체결하여 종택과 묘역, 전답 등 7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증하여, 토지의 혜택을 시민과 공유하는 뜻깊은 선택을 했다. 또한 2015년과 2017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가전유물과 전적

  • 정제두는 주자학이 주류를 이룬 조선 후기에 양명학을 연구한 인물로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정제두의 학문은 양명학만으로 논하기에는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정확하게는 그는 명도학을 바탕으로 주자학과 양명학을 아울러 자신만의 학문체계를 완성했다. 여러 사상을 포괄하고 있는 정제두의 학문은 그의 문인들로 이어지며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특정 가계를 중심으로 강화, 광주, 진천으로 뻗어나갔고, 주자학・양명학・명도학의 폭넓은 기반 위에 각자의 방식으로 정제두의 학문을 이해하고 계승・변용해나갔다. 이 책은 정제두와 그를 따르는 일군의 학자들을 다른 용어로 칭한다. 저자는 정제두의 호 ‘하곡’을 따라 이들을 ‘하곡학파’로 재정의하고, 18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요구에 맞게 하곡학파가 어떻게 모습을 달리하며 전개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주자학만이 정통으로 인정되던 조선 후기에 다양성과 포용성, 시대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갖추고 끊임없이 변화해나갔던 하곡학파의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한다.  

    • 도서명 책으로 본 영조와 그의 시대
    • 저자 김덕수·권기석·김영진·이근호·이현진·최주희·임성수·김우진·박진성·이재준
    • 발행일 2024-12-30
    • 정가 25,000원

    조선 숙종 연간부터 영조 즉위 초반까지는 환국과 당쟁이 끊이지 않은 시기였다. 특히 경종 즉위 직후의 정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급박하고 혼란스러웠다. 1721년 노론은 연잉군(훗날 영조)의 왕세제 책봉과 대리청정을 강하게 추진했지만, 소론의 반격으로 계획이 무산되면서 정계에서 축출되는 신축옥사가 일어났다. 이후 소론이 정국을 주도하던 1722년에, 목호룡이 노론 일파가 경종을 시해하려 했다고 고변하는 임인옥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노론사대신을 비롯한 다수의 인사와 그 가족들이 참혹한 최후를 맞았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왕세제가 된 영조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왕위에 올랐다. 즉위 후 영조는 특유의 치밀함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숙종과 경종 시대를 거치며 심화된 당파 간 균열과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강력한 왕권을 기반으로 국가 재정과 민생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펼쳤다. 노년기에는 탕평책, 균역법 시행, 청계천 준설을 자신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손꼽기도 했다. 또한, 여종의 공역 폐지, 서얼의 허통 및 적통 승계 정책 등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따뜻한 배려를 보여주며 애민 군주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이러한 영조 시대를 책이라는 주제를 통해 그의 치세 52년의 흐름을 조망해 보려는 시도다. 한 시대를 살펴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 도서명 종묘와 종묘제례
    • 저자 이욱·한형주·신진혜·구혜인·이정희·강문식·이수정
    • 발행일 2024-12-30
    • 정가 22,000원

    □ 종묘의 역사적 위상과 그 실체 종묘는 사직과 더불어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상징 공간이다. 이곳에 모신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는 왕위 전승의 계보를 드러내고, 그들의 공덕을 기리며 때마다 열린 성대한 의례는 왕권의 지엄함을 시각화했다. 조선 팔도에서 나는 각종 음식과 희생을 올리고 음악, 무용 등을 대동한 의식은 실로 웅장했다. 종묘는 그 위상에 걸맞게 역사, 종교,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십수 년간 중요한 연구 대상이었다. 그 결과, 의례집에 따라 이곳에서 치러진 국가의례의 형식과 절차가 정리되고, 여기서 드러나는 유교적 상징성이 밝혀졌다. 그에 반해 실제로 국가의례를 수행하는 인적・물적 기반은 아직까지도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종묘의 일상적이고 주변적인 것들도 조명받지 못함은 마찬가지다.   □ 종묘와 종묘제례, 새로운 연구의 시작 이 책은 앞서 말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종묘와 종묘제례를 크게 세 가지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했다. 첫째, 형식과 절차를 넘어 종묘와 종묘제례의 구체적인 실재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종묘를 관리하고 의례를 수행했던 종묘서 관원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악장 등  의례의 실제 운영 과정에서 있었던 우여곡절과 그에 따른 노력이 드러날 수 있게 했다. 둘째, 그동안 소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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