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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궁, 왕의 어머니가 된 일곱 후궁』은 조선 왕실에서 독특한 위상을 지닌 칠궁(七宮)을 집중 조명합니다. 칠궁은 왕을 낳았으나 왕후가 되지 못한 일곱 후궁의 사당으로, 조선의 유교적 제례 질서 속에서 종묘에 오르지 못한 생모들을 기리기 위해 별도로 조성된 공간입니다. 저경궁, 대빈궁, 육상궁, 연호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은 본래 독립된 사당이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육상궁에 합설되어 ‘칠궁’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이 책은 영조의 궁원제 마련과 『궁원식례』 편찬을 비롯해, 정조·순조 대의 궁원 운영, 그리고 일제강점기 합사 과정을 망라하며 칠궁의 성립과 변화 과정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특히 장서각이 소장한 봉모당 모훈서, 왕실 보첩(譜牒), 의궤와 등록 등의 희귀본 자료와 시각자료를 토대로, 각 궁이 형성된 정치적·사회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복원하였습니다. 나아가 칠궁을 단순한 후궁의 사당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효·정통성·권력·식민지 경험이 교차하는 역사적 층위로 해석하며, 후궁들의 삶과 왕실 제도가 교차하는 공간으로서 칠궁의 위상을 새롭게 규정합니다.

  • 온건한 실용주의자 김안국, 강경한 이상주의자 김정국: 조선 전기 사림파의 두 기둥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김안국(金安國, 1478~1543)은 1498년(연산군 4) 과거 급제 후 중종 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온건하고 현실적인 노선으로 정치를 지속했다. 그는 정몽주와 길재의 절의를 잇고 사림파가 추구한 주자학 기반의 도덕적 정치와 학문적 노선을 계승한 인물로, 성리학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실무적인 해석과 실천 윤리를 강조했다. 특히 학문 진흥과 인재 양성에 힘쓰고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며 사림 세력 확립의 기반을 닦아, 이황 등 후대 학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김안국의 동생이자 문인이었던 김정국(金正國, 1485~1541)은 1510년(중종 5) 문과 급제 후 홍문관, 예문관, 사헌부 등을 거쳤다. 그는 주자학의 이기론과 도덕 정치 실현을 중시하며, 사림의 도의명분론을 강화하고 정치 참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기묘사화(己卯士禍) 이전에는 조광조와 함께 도학 정치를 추진하며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사화 이후에는 낙향하여 학문 연구와 제자 교육에 전념했다. 그는 사림파 정치 이념 확립에 크게 기여했으며 후대에 도의와 절조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온건하고 실무적인 노선으로 중앙 정계에서 장기간 활동한 김안국과, 강경하고 개혁적인 성향으

  •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해방공간을 극적으로 살다 간 설정식(薛貞植, 1912~1953)의 문학 작품을 모아 기획한 책이다. 희곡, 논평과 대담, 단편소설, 신문 연재소설을 중심으로 미공개 자료를 수록하였다. 설정식의 생애와 작품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엮은이의 해설을 함께 실었다.   해방공간을 누구보다도 극적으로 살다 간 작가, 설정식 1988년 7월 7일 남북 관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온 기념비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7·7선언’이라고 불리는 이 발표는 북한 및 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골자로 하고 있어 흔히 대북 포용 정책의 효시로 평가된다. 곧이어 월북 작가 120여 명의 해방 이전 문학 작품 출판을 허용하는 해금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 덕분에 정지용과 김기림의 작품이 조명되고 재평가받았지만, 해금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인식에 자리하지 못한 월북 작가는 여전히 많다. 이 책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설정식이 그 대표적인 예다. 1912년 함경남도 단천에서 태어난 설정식은 식민지기와 해방기를 누구보다도 극적으로 살다 간 지식인이었다. 17살의 나이에 광주학생운동 서울 시위에 가담했다가 퇴학당한 뒤, 그는 만주로 유학을 떠나 학업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만주사변의 빌미가 된 만보산 사건이 일어나면서

  • 『양명학』은 한국 사상가와 철학적 개념을 탐구하여 우리 안에 잠재한 사유와 문화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발간한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이 책은 한국 양명학(陽明學) 의 독자적 전개 양상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주자학과의 관계, 동아시아 양명학 내 위상, 현대적 의의까지 폭넓게 다룬다. 기존 철학사 중심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는 대신, 사상사적 관점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한국 양명학의 수용·변형·비판 과정을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중국·일본과 달리 조선에서는 주자학의 강한 비판 속에서도 양명학이 성리학·실학·서학 등과 상호작용하며 특수하게 전개되었으며, 이는 경학적 해석과 개념 재구성을 통해 가능했다. 특히 이 책은 양명학이 ‘마음’을 중심으로 한 자기 수양과 실천윤리를 강조하며, 조선과 근대 지식인들에게 경세적 이상을 제공한 점에 주목한다. 특히 박은식, 정인보 등이 양명학을 통해 시대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했던 실천적 지향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와 이성 중심주의, 공동체 해체 문제 등 현대 사회의 난제를 진단하고 대응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한다. 나아가 양명학 관련 자료의 폭넓은 발굴과 사료 연구의 확대가 향후 연구의 지평을 넓히

    • 도서명 감춰진 역사, 아시아의 한국전쟁
    • 저자 테사 모리스-스즈키·모 티안·리 나랑고아·캐서린 처치먼·페드로 이아코벨리 지음, 이상호·박성진 옮김
    • 발행일 2025-06-25
    • 정가 22,000원

    한국전쟁이 동북아시아 지역 사회와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Korean war in Asia: A Hidden History(2018)를 번역 소개하는 책이다. 호주국립대학 테사 모리스-스즈키 교수의 주도하에 집필된 이 책은 한국전쟁을 단순히 한반도 내전이나 미소 냉전의 대리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에 걸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국제전으로 해석한다. 한국전쟁이 아시아태평양전쟁, 중국 내전 등의 이 지역 다른 분쟁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제시하고, 전쟁이 주변국에 미친 영향력을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지난 75년간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각인되어 있던 6․25전쟁을 동아시아 지역의 관점에서 ‘잊혀진 전쟁’, ‘잘못 기억된 전쟁’으로 새롭게 정의하며, 한국전쟁의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파헤친다. 교전국의 이데올로기, 선전, 첩보 전략에 휘말려 국경을 넘나든 중국인들의 여정을 비롯하여 중국 내 조선족 사회, 일본 내 재일교포 사회, 전쟁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오키나와, 만저우리 같은 지역에서의 삶이 한국전쟁으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본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혹은 야화 또는 음모설의 일부로 떠돌던 이야기를 실증적인 학술 연구의 대상으로 끄집어내어 한국전쟁의 정치적·사회적&

    • 도서명 서학 (西學)
    • 저자 김선희
    • 발행일 2025-05-30
    • 정가 40,000원

    『서학』은 한국 사상가와 철학적 개념을 탐구하여 우리 안에 잠재한 사유와 문화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발간한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이 책은 서학(西學)을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지식의 장으로 접근하면서, 기존의 서학 연구가 단지 서양 문물의 일방적 수용이나 과학과 종교의 이분법적 구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즉, 조선의 지식인들은 서학을 단순히 근대성이나 발전된 과학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학문적 맥락과 사회적 필요에 따라 선택적이고 창조적으로 수용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서학’을 주제로 동아시아와 서양 사이의 학문적이고 문화적인 접촉과 그로 인한 다양한 변화를 심도 있게 다루는 동시에 연구사를 정리한다. 특히 16세기 말부터 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과 조선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서양의 철학, 종교, 과학지식을 전파한 과정을 분석한다. 또한, 서학의 수용 과정에서 발생한 정치적·사상적·종교적 갈등과 긴장,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도 깊이 있게 분석한다. 조선 지식인들은 서학을 수용하면서 유학적 전통과 서양의 지식체계를 결합시키거나 변용하는 창조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러한 과정에

  • 호혜와 협동은 인간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작동 원리이자, 위기 속에서 더욱 절실해지는 사회적 가치다. 이 책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이 두 개념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지역과 공동체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조망한다. 노동자협동조합, 협동조합 기반의 지역공동체운동  등 다양한 양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프랑스·이탈리아 등 해외 유형과 비교하며 협동조합의 제도적 혁신인 사회적협동조합을 면밀하게 살핀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60~90년대 충북 지역의 협동조합운동사를 발굴해 한국적 연대의 뿌리를 복원한다. 협동조합은 단순한 경제 주체를 넘어 사회적 연대의 기반이자 공동체적 삶을 재구성하는 실천의 장이었다. 특히 이번 책은 호혜와 협동을 주제로 한 그동안의 이론 연구(『호혜와 협동의 현대적 실천: 이론과 사례 편』)와 데이터 연구(『호혜와 협동의 사회심리학: 조사와 분석 편』)를 기초로 협동조합이라는 실제 사례에 대입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수신문 "‘호혜와 협동’으로 본 한국형 사회적경제의 미래"

  • 장기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인의 사회적 가치 인식 연구 한국인의 호혜성과 협동성에 대한 심리적 경향 탐색 근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견줄 수 없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비정상적일 정도로 압축적인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언제나 그늘이 존재한다. 삶의 의미 상실, 경제 불황, 환경 위기 같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와중에,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으로 호혜와 협동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호혜와 협동을 어떻게 느끼고 실천하고 있을까? 이 책은 2018년부터 3개년에 걸쳐 수행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통계기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서로, 해당 조사는 현재까지도 매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뢰, 기부, 이웃, 연대 등을 키워드로 문항을 개발했고, 개인의 사회경제적·인구학적 조건에 따라 그 인식과 실천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호혜와 협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주관적 태도와 심리적 경향을 파악하는 것은 그동안 학계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통해 호혜와 협동을 낳는 미시적 메커니즘을 도출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 『경의기문록(經義記聞錄)』은 사서와 역경 및 성리학의 여러 학설들을 기호학파의 경학적 관점에서 비판 정리한 책으로, 한원진(韓元震, 1682~1751)의 대표적인 저술이다. 조선의 사상을 지배한 성리학은 리(理)와 기(氣)의 관계에 대한 관점에 따라 나뉘는데, 한원진은 이발보다 기발에 무게 중심을 둔 이이의 사상 노선에 속했다. 그는 이황과 이이의 설이 서로 모순된 것이 아니라 각각 특정 맥락을 전제하는 정당한 입론이라고 밝히면서도, 자신에게 내려온 이이의 학맥을 통해야 주자의 성리학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자가 돌아간 뒤에 유가의 도가 우리나라로 왔는데, 그 도를 전수하는 데 책임진 분으로는 오직 율곡(이이)과 우암(송시열) 두 선생만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이와 송시열의 도통(道統)이 스승 권상하에게 이어졌다는 자부심과 함께 은연중 도통 전수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경의기문록』을 지은 것이다. 이 책 『경의기문록 역주 (상권)』에는 전체 6권 가운데 권1~3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권1 대학’에서는 『대학장구(大學章句)』를 중심으로 하여 학설의 구도를 그림으로 그려 도해하고, 이해가 미진한 여러 설을 정리하고 비판한다. 양명학과 같은 이단의 학설을 논리적으로 변별하는 치밀한 과정을 보여준다. &ls

  • □ 러시아 한인의 다양한 이주 양상을 분석해 정체성 문제 심층 탐구 이 책은 귀화라는 관점에서 20세기 초 러시아 한인들의 정착 과정과 삶을 조명한다. 기존 연구가 주로 독립운동사나 민족주의적 서술에 초점을 맞췄다면, 러시아로 이주한 한인을 단순한 디아스포라(diaspora)를 넘어 초국적(transnational) 행위자로서 주목한다. 저자는 러시아 이주 한인이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했으며, 국가권력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고국과 거주국 사이에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생존과 정치적 입장을 조율한 과정을 보다 생동감 있게 설명하고자 한다. 다양한 사료를 활용하여 한인의 일상생활과 법적 지위, 노동 및 정치활동 등을 입체적으로 조망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 역사적 맥락과 개인의 삶을 연결하여 해석한 러시아 한인 이주사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한인이 생계를 유지하거나 정치적 탄압을 피해 러시아로 이주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삶도 녹록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거주와 취업을 규제하면서 한인 정착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한인은 불법 거주자로 몰리기도 했다. 저자는 러시아 당국의 단속 아래서 입국과 거주 허가증 발급을 거쳐 한인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상세하게 서술한다. 특히 귀화 문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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