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선몽(玉仙夢)』은 19세기 말 조선의 지식인이 공유했던 학문적 지평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흥미로운 소설 작품이다. 주인공 허거통이 꿈속에서 전몽옥이라는 빼어난 인물로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현실로 돌아와 깨달음을 얻는 전형적인 환몽 구조의 소설이지만, 기존의 몽자류 소설과는 달리 『옥선몽』은 사건 전개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윤리, 사상, 현실 문제 등에 대한 논변을 비중 있게 다룬다. 작가 탕옹(宕翁)은 소설의 허구성을 인지하면서도 문헌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박학(博學)의 서사를 지향한다. 또한『옥선몽』은 구술 중심의 통속적 서술에서 벗어나 문인 취향의 섬세하고 우아한 문체를 보여준다. 한문뿐만 아니라 이두문, 백화체, 시(詩)·사(詞)·과문(科文)과 각종 문서식(文書式)의 다채로운 문체를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19세기 말에 이르러 소설이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 당대 지식인의 지적 교양과 문학적 자의식을 투영한 지적 창작물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난해한 문체와 방대한 인용으로 인해 그동안 번역이 쉽지 않았던 『옥선몽』을 완역하여 학계와 대중 여러분께 선보인다. 국립중앙도서관본을 저본으로 삼고 서강대학교본을 정밀하게 대조하여 교감본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주해 작업을 진행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어휘, 지명 유래, 역사적 출전 등 각종 지식 정보를 자세히 해설하여 이야기의 배경 지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임치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명예교수, 국문학 전공. 『장서각 낙선재본 고전소설 연구』(공저, 2005), 창작소설 『검은 바람』(2005), 『고전소설오디세이』(2005), 『보은기우록』(공역, 2019) 등
이태희.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 한국한문학 전공. 『애국정신: 프랑스를 재건한 무명영웅담』(공역, 2025), 『완역 태극학보』(공역, 2020), 『완역 조양보』(공역, 2019) 등
장유승.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조교수, 한국한문학 전공. 『아무나 볼 수 없는 책』(2022), 『조선잡사』(공저, 2020), 『한도십영』(번역, 2021), 『청분실서목』(공역, 2025) 등
김지영. 제주대학교 전임연구원, 한국한문학 전공. 『역주 선음』(공역, 2020), 『해외 한국학자를 위한 한문』(공저, 2021), 『수향편으로 읽는 조선 후기의 문화와 제도』(공저, 2023) 등
이민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연구원, 국문학 전공. 『임진록』(공역, 2019), 『조선요리비법』(공역, 2023) 등
옥선몽 번역
∙옥선몽 상권
제1권 허거통은 지리산으로 들어가고 전몽옥은 영계촌에 적강하다
제2권 진짜 대장부는 좋은 경치를 노래하고 가짜 여도사는 차 이야기로 풍류의 진을 친다
제3권 소주현의 진계가 도를 논하고 창문 외곽에 사는 염공이 꿈을 풀이하다
제4권 인봉루에서 채릉이 편지를 던지고 소주 감옥에서 금옥이 죄를 진술하다
제5권 절동의 도독이 의문스러운 사건을 아뢰고 형부 상서가 해당 사건을 판결하다
∙옥선몽 하권
제6권 망운루에서 태수가 연회를 베풀고 천한대에서 유배객이 별을 보다
제7권 사면받은 자가 향시에 붙어 이름을 날리고 장원하여 첫째 등급인 갑과에 이름을 올리다
제8권 장원을 진계가 추천하고 소녕 옹주의 궁에서 시거가 혼례를 맡다
제9권 길안부 역적 국용필이 처형되고 철문동 국씨 여인이 귀화하여 인연을 맺다
제10권 계 소저는 살아 규방으로 돌아오고 노화참은 구름다리를 솜씨 있게 만들다
제11권 전몽옥은 영은사에서 참선하고 허거통은 청학동에서 꿈을 깨다
옥선몽 정서·주해
∙옥선몽 상권
第一㢧 許巨通入智異山 錢夢玉降靈鷄村
第二㢧 眞丈夫浪吟山水窟 假女冠茶說風流陣
第三㢧 蘇州縣陳繼論道 閶門外閻公占夢
第四㢧 引鳳樓綵蘭投牋蘇州獄錦玉供招
第五㢧 浙東都督疑獄啓聞 刑部尙書公案判決
∙옥선몽 하권
第六㢧 望雲樓太守設宴 天漢臺謫客看星
第七㢧 放金鷄揚名解額 射黃甲居魁蓮榜
第八㢧 壯元榜陳繼推轂昭寧宮柴車典禮
第九㢧 吉安府龍賊拒命伏法 鐵門洞鞠女歸化結緣
第十㢧 桂小姐生還帷房 盧火參巧造雲棚
第十一㢧 錢夢玉參禪靈隱寺 許巨通覺夢靑鶴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