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포럼

한국학 영문저널의 ‘특집’ 비교 분석: 동향과 함의

Ⅰ. 들어가며

현재 언어적 제약이 한국학 발전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한국학과 관련한 다양한 시각 공유와 논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1) 이런 현실을 감안해 이번 보고서는 선행보고서의 연장선상에서 언어의 장벽 없이 한국학 제분야의 다양한 학문적 정보의 공유 기반으로서의 역할을 하는2) 한국학 영문학술지에 실린 특집들을 분석했다. 특집은 한국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공통의 관심사가 될 만한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이른바 논의의 장이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본 보고서는 국내외에서 발간되는 4종의 주요 영문학술지들(The Review of Korean Studies, Korea Journal, Korean Studies Journal, Journal of Korean Studies)을 중심으로 2015년에서 2019년까지3) 최근 5년간 이들 학술지에 실린 특집의 최근 동향을 기획주제, 기획의도, 기획논문에 초점을 맞춰 비교 분석했다. 이들 저널은 국내외 한국학자들 간의 중요한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Ⅱ. 영문학술지 특집의 최근 현황

1. 국내 현황

국내 본원이 발간하는 The Review of Korean Studies(RKS)와 Korea Journal(KJ)은 각각 연 2회, 연 4회에 걸쳐 학술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특집은 RKS의 경우 ‘Special Feature’, KJ는 ‘Special Issue’라는 형태로 실고 있다. RKS 특집은 [표 1]과 같이 2016년과 2019년에 3번에 걸쳐 기획되었으며, 2020년 상반기에도 실렸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특집을 찾아 볼 수 없었던 KJ는 2018년과 2019년에 5회에 걸쳐 특집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RKS와 마찬가지로 KJ도 2020년 상반기에 기획논문으로 구성된 특집을 연속해 실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2015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총 11회에 이르는 특집들이 RKS와 KJ를 통해 발표되었다.

[표 1] 국내 영문학술지의 ‘특집’ 현황

[표 1] 국내 영문학술지의 ‘특집’ 현황

2. 국외 현황

미국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센터의 The Review of Korean Studies(KSJ)은 연 1회 발간되고 있으며, 콜롬비아대학교 한국연구센터에서 발간하는 Journal of Korean Studies(JKS)는 RKS와 동일하게 연 2회 발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KSJ와 JKS의 특집은 KJ와 같이 ‘Special Issue’라는 형태로 출간되고 있다. 연도별로 KSJ는 2015년, 2016년, 2018년, 그리고 2020년(현재)을 제외한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특집을 실었다. JKS의 특집은 2015년과 2020년(현재)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3년(2017년, 2018년, 2019년)간 하반기에 3회에 걸쳐, 2016년에는 상ㆍ하반기에 연속해서 특집을 실었다.

[표 2] 국외 영문학술지의 ‘특집’ 현황

[표 2] 국외 영문학술지의 ‘특집’ 현황


Ⅲ. 영문학술지 특집의 최근 동향

1. 기획주제

분석 대상 영문학술지들의 기획주제를 비교해 보면 국내의 경우 RKS는 분석 기간인 2016년 ~ 2020년 보고서 작성 시점까지 총 4회에 걸쳐 기획주제를 실었고, KJ는 총 7개의 기획주제를 학술지에 게재했다. 국외 영문학술지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KSJ가 총 2회, JKS가 총 5회에 걸쳐 자체 학술지에 기획주제를 각각 발표했다. 전체적으로는 국내의 경우 총 11회에 이르는 기획주제가 RKS와 KJ를 통해 다뤄진 반면 해외 영문학술지(KSJ, JKS)의 경우에는 총 7회에 걸쳐 기획주제를 실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세부적으로는 4종의 영문학술지 가운데 국내 KJ가 가장 많은 수록 횟수를 보였고, 연 1회라는 발간 주기를 고려하더라도 국외 KSJ가 가장 낮은 게재율을 나타냈다.

분포 면에서는 전반적으로 국내외 차원보다는 비교 대상 영문학술지들 간의 차이가 드러났다. RKS와 KJ, 국외 KSJ의 기획주제들이 대체로 불규칙한 분포를 보인 반면 JKS는 다른 영문학술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칙적인 발간 형태를 보였다. 기획주제가 없었던 2015년과 상ㆍ하반기에 걸쳐 기획주제를 발표했던 2016년을 제외하고 JKS는 2017년 ~ 2019년까지 기획주제를 하반기에 고정적으로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제 자체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영문학술지들 사이에 비교적 뚜렷한 차이를 엿볼 수 있다. 국내 영문학술지의 기획주제가 특정 시대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해외 영문학술지들은 특정 시대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국내의 경우 RKS는 전근대에, KJ는 현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해외의 경우에는 KSJ와 JKS 모두 현대뿐만 아니라 수록 건수는 적었지만 전근대를 배경으로 한 기획주제를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더라도 국외 KSJ와 JKS는 전근대에서 현대로, 현대에서 전근대로 관심의 범위가 확대되었지만 RKS와 KJ에서는 그와 같은 관심의 변화가 목격되지 않았다. 다만, 주제의 폭과 관련해서는 학술지들 사이에 차이를 보였는데, RKS와 KSJ, JKS가 대체로 폭 넓은 주제들을 통해 접근한 반면 국내 KJ의 기획주제들은 폭이 제한적이었다.


2. 기획의도

비교 시각에서 국내외 영문학술지들은 공통적으로 각기 기획주제를 통해 한국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이해, 한국학 연구의 문제 및 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 RKS의 기획주제들은 한국학 분야의 연구문제와 과제를 인식시키고, 넓게는 국내외 한국학자들 간에 연구 성과와 연구시각을 공유케 함으로써 한국학 연구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데 그 의도가 있었다. KJ의 기획주제들 또한 한국학 제분야를 사례로 한국학 연구에 대한 균형 있는 현실 진단을 통해 보다 포용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한국학을 바라볼, 한국학 연구에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이해시키는데 초점을 두었다.

해외 영문학술지들의 기획의도 역시 맥을 같이했다. 한국학 분야의 연구 현실에 대한 인식과 현실의 쟁점으로서의 한국문화에 대한 분석에 기초해서 한국, 나아가 한국학에 대한 보다 균형감 있는 이해를 제공하는 것이 KSJ 기획주제들의 주된 의도였다. JKS의 기획주제들 역시 한국의 대중 및 지식 문화에 대한 재평가와 재맥락화(recontextualizing) 작업을 통해, 한국학 분야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통해 한국학 연구 성과의 의미와 한국학 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조명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차이는 이러한 기획의도를 구체화하기 위한 시대 선택에 있다. 앞서와 같이 국내 영문학술지들은 나름의 기획의도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전근대에 해당하는 7~8세기 고대와 13~17세기 고려, 조선시대(RKS), 그리고 현대(KJ)를 선택했다. 국외 KSJ는 전근대 고려시대와 현대를 택했고, JKS는 현대와 함께 조선시대를 골랐다.


3. 기획논문

국내외 영문학술지들은 이와 같은 기획구도에 맞춰 많은 기획논문을 소개했는데, 연도별로 보면 RKS가 2016년 4편, 2019년 9편, 2020년 4편, KJ가 2018년 9편, 2019년 9편, 2020년 10편 등 총 45편의 기획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영문학술지의 경우에는 KSJ가 2017년 9편, 2019년 4편, JKS가 2016년 10편, 2017년 7편, 2018년 9편, 2019년 7편을 합쳐 총 46편에 달했다. 전체적으로는 RKS 17편, KJ 28편, KSJ 13편, JKS 33편으로 국외 JKS가 가장 많은 기획논문을 실은 것으로 나타났고, 국내 영문학술지와 해외 영문학술지가 비슷한 편수의 기획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기획논문의 주제별 수록 건수로 보면 국내의 경우 RKS는 기획주제별로 각각 4편, 5편, 4편, 4편의, KJ는 3편, 3편, 3편, 4편, 5편, 6편의 기획논문을 실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외 KSJ는 9편과 4편을, JKS는 4편, 6편, 7편, 9편, 7편을 각각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영문학술지보다는 해외 영문학술지가 비교적 많은 수의 다양한 기획논문들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획논문이 다룬 분야는 앞서 서술한 시대를 배경으로 국내 RKS의 경우는 고대 종교, 고려시대 정치, 경제 분야와 조선시대의 문학, 언어, 음악, 의학, 건축 및 철학 등 비교적 다양한 분야였고, 현대의 사회, 문화(영화), 정치는 KJ가 여러 기획주제를 가지고 공통적으로 집중한 분야였다. 국외 KSJ는 다른 영문학술지들의 기획주제 수와 비교해서 고려시대의 정치, 의학, 경제, 행정, 종교, 사회, 현대 문화 등 적지 않은 분야를 짚었고, JKS는 가장 많은 기획주제를 발표한 국내 KJ보다 적은 주제들로 현대 인류학, 문화(영화), 과학, 문학은 물론 전근대 문화(기록 문화) 분야도 아우른 특징이 있다.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들 기획논문의 조달 형태다. 국내 RKS는 기획주제에 따라 국내외 한국학자들을 통해 논문을 조달했고, KJ는 기획주제와는 다소 무관하게 국내학자들이 주로 중심이 되어 논문을 집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KJ는 RKS와 유사한 형태를 보였고, JKS는 다른 학술지들에 비해 기획주제에 따라, 기획주제 내에서 국내외 한국학자들이 집필한 기획논문을 보다 균형 있게 실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1) “한국학 세계화 붐에 비해 질적 수준은 ’제자리”(『한국대학신문』, 2018.5.7.)(http://news.unn.net/news/articlePrint.html?idxno=188792).
2)‘코리아저널’ 이정현 편집장 “한국학 세계화 힘써야”(『경향신문』, 2001.11.28.)(http://news.khan.co.kr/print.html?art_id=200111282009261&mdia=khan).
3)본 보고서에서는 보고내용의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보고서의 작성 시점인 2020년 상반기까지 분석대상 학술지에 실린 기획논문들도 포함해 다루었다.




연구처 연구정책실에서는 매년 국내외 한국학 연구에 관한 방향성 검토 및 동향 자료를 취재 분석하여 보고서 형태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본 내용은 원 보고서를 축약한 내용으로 전체 원문 보고서를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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