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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무식 개최

2021년 신축년(辛丑年) 1월 4일 오전, 본관2층 회의실에서 시무식이 개최되었다.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시무식 참석 인원을 제한하여 원무위원 및 필수 요원을 제외한 교직원 및 대학원생들은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통해 참여하였다.

신년사에서 안병우 원장은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망가졌지만 백신에 대한 확신이 가시화되어 인류는 이러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 우리 연구원은 지금까지 수행해 온 연구와 교육에 내실을 기하면서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미하여 더 나은 성과를 산출할 것이다”라고 새해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역설하였다. 시무식을 마치고 보직자와 교직원, 학생 모두 새해 인사를 나누며, 새로운 한해를 맞는 다짐을 나누었다.

시무식 현장 사진

2021년 시무식 신년사

원장 프로필 사진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연구원의 구성원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작년은 참 힘든 한 해였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19로 일상이 망가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 시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제 역사상의 3대 과제인 기아, 역병, 전쟁을 통제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습니다만, 세계 여러 곳에서 전쟁이 계속 일어나고 바이러스가 기습하는 것을 보면 아직 인류가 전쟁이나 질병을 완벽하게 통제하지는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일상이 망가지는 불편함과 불안 속에서 1년을 보내면서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방역의 최전선에서 수고하는 의료진과 보건 당국의 헌신과 불편을 감수하며 방역수칙을 지키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 곧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리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헌신과 시민의식은 코로나 확산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억제하는 데 기여하였고, 백신에 대한 확신은 가시화되었습니다. 언제 또 심각한 역병이 발생할지 알 수 없지만, 인류는 이러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코로나의 위협 속에서도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였고,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코로나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 이후의 사회는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추구해 온 물질적 성장과 어느 사이에 자연스러운 삶으로 자리 잡은 과도하고 복잡한 일상, 그리고 그로 인한 기후와 환경 파괴, 빈부 격차의 심화 등이 심각한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연구원과 관련해서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과 문화를 새롭게 이해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극단적인 이익 추구와 소비의 즐거움에 치중하는 현재의 삶이 한국 문화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고,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 살아온 삶의 방식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겪었을 혼란의 과정과 지적 고뇌는 어떠하였는지, 물질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이나 인간다움의 모습, 정신세계와 물질세계의 조화, 사람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 지속가능한 지구인의 삶과는 어떤 내적 연관이 있는지 등등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올해의 상황도 녹녹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연구원은 지금까지 수행해 온 연구와 교육에 내실을 기하면서,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미하여 더 나은 성과를 산출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레베카 솔닛이라는 문화비평가는 “희망은 당신이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선물이고 버리지 않아도 되는 힘”이라면서, “불확실성이야말로 희망의 공간”이고 “과거는 미래라는 밤 속으로 들고 갈 횃불”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한국의 문화 전통을 횃불로 삼아, 희망을 갖고 힘차게 미래로 나아가는 신축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4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안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