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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시무식 개최

2020년 경자(庚子)년 1월 2일 오전, 대강당 1층 로비에서 전 교직원 및 학생이 모인 가운데 시무식이 개최되었다. 신년사에서 안병욱 원장은 “현재의 한국문화 열풍의 기초는 한중연의 지난 40년간의 업적과 성과이며 이제 또 그 한류를 확장시키고 지속시킬 수 있는 자양분도 우리 한중연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년사 후에는 올해 새로 임명 받은 원무위원들의 새해 인사 자리가 이어졌다. 시무식을 마치고 보직자와 교직원, 학생 모두 새해 인사를 나누며, 새로운 한해를 맞는 다짐을 나누었다.

시무식 현장 사진

2020년 시무식 신년사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 한 해도 여러분 모두 복되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든 교직원들께서 소임들을 성실히 수행해 주시고, 특히 부서장님들께서 한 해 동안 각 부서들을 잘 이끌어 주신 덕분에, 지난 한 해도 우리 연구원은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주어진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연말에 옥영정 출판문화부장, 이강한 한국학진흥사업단장, 안장리 한국학도서관장께서 새로 임명되었습니다. 금년에도 이렇게 여러분들께 계속해서 연구원의 힘든 짐을 지게 해서 송구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들이 어려운 자리를 끝내 사양하지 못하시고 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를 맞이해 좀 생뚱맞을 덕담을 늘어놓고자 합니다.

우리 한국학중앙연구원은 40여 년 전 우리나라의 고유한 전통이나 문화를 보호하고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되었습니다. 그 당시의 시대 분위기는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개발과 탈바꿈이라는 인식이 모든 것을 휩쓸던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이나 고유문화는 벗어던져야 하는 낡은 것으로 치부되었고 학문적으로도 매력 없는 것으로 외면당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풍토는 공동체를 지탱해 주는 정체성의 위기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다시 내적으로 결집된 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역동적인 활력을 잃게 되자 뜻있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인식과 사고 체계에 대한 성찰과 전환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한국 문화의 가치와 의의를 재조명하기 위한 특별한 지원책을, 민족문화 창달이라는 명분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그런 배경에서 우리 연구원이 탄생했습니다.

오늘날은 한류가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널리 공유되면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은 한류를 통해 민족과 국경과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국 문화에 흥미와 매력을 느끼면서 향유하고 있습니다. 불과 한세대 전 한국의 전통이나 문화는 버려야 할 것, 바꾸고 극복해야 할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에 비하면 참으로 놀라운 변화입니다.

이 말씀을 꺼내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새삼스럽게 한류를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세대 이전과 크게 다른 이런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과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어서입니다.

오늘날 화제가 되고 있는 한류에는 세계 다양한 문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버무려지고 어우러져 있으며 첨단의 문명 기기들까지 결합된 글로벌 문화이지만 그 핵심은 바로 한국의 고유한 문화에 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난 40년간의 업적이 아니었다면 과연 지금의 세계적인 한국 문화 열풍이 가능했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류의 기본 축인 현재의 한국 문화란 곧 한중연 성과들을 기초로 해서 사람들에게 접근 가능한 인류의 자산으로서 체계화되고 이해되고 설명될 수 있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류에서 한중연의 성과들이 차지하는 의의와 중요성은 대단히 높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긍지를 느껴도 될 지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초조한 심정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류의 미래 전망을 담보해줄 여건이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당국으로부터 만족스러운 대책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한중연이 한류의 한 뿌리를 제공해 주었던 것처럼 이제 또 그 한류를 확장시키고 지속시킬 수 있는 자양분도 우리 한중연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한중연은 개원 당시의 국가와 민족이라는 범주를 넘어 이웃과 세상을 위해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인류 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그 소임이 확장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한 나라의 범주를 넘어 국제적인 의미를 지닌 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우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런 임무를 감당할만한 곳을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들이 지난 40년 성과들의 의미를 올바로 새긴다면, 곧 우리 연구원의 소임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연구원은 새해에도 세계 유수의 연구원으로서 세상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큰 짐을 지고, 세상의 중심을 걸어가는 막중한 도정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각오와 도전으로 이룩하기를 기원하는 새해 소망입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0년 1월 2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