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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한국학 교육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길 바라며 김학재 (미국 캔자스대학교 한국학과 파견교수 주지하듯이 미주지역에서 전근대 한국에 관한 교육과 연구가 중국학이나 일본학에 비견될 정도로 번성했던 적은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이전보다도 더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전근대 한국 연구자가 재직했던 대학의 홈페이지만 둘러보아도 이러한 현상은 쉽게 파악된다. 전근대 연구자가 퇴직한 후 전근대 한국학의 담당교수직이 없어지거나 현대 한국학 전공자가 그 뒤를 잇는 경우가 많다. 새로이 생기는 자리도 거의 현대 한국에 관련된 경우가 많다. 또한, 전근대 한국학 교육에 사용할만한 교재들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학 교육에 커다란 공백이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필자는 캔자스대학교(University of Kansas)에서 한국학을 강의하기 전부터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유럽과 미주지역의 학생들에게 한국학을 강의해왔는데 그들 대부분 전근대 한국의 역사와 사상, 문화에 대해 매우 왜곡된 인상과 뒤처진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 전근대 한국에 대한 기초적 정보를 제공했던 선생님들 혹은 한국 동료들이 대부분 전근대 역사와 사상, 문화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었다. 다시 말해서 선생님들이 중국학 전공자나 일본학 전공자들인 경우, 중국과 일본적 시각에 본 한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중국사 혹은 일본사 전문가가 쓴 동아시아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을 설명했다. 대표적인 동아시아사 교재들만 보더라도 한국이 중국-일본 중심적 서술 속에서 배치되고 있으며 이미 오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된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인들이 전근대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던 때도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현대 한국의 사회와 문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경우, 많은 경우 오래전 배웠던 내용에 근거하여 정보를 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반 사회와 문화를 일방적으로 고귀하거나 아니면 부패한 것으로 소개한다든가 집단주의적 문화 등을 모두 유교로 환원시켜 설명하는 것들이 그것이었다. 이러한 설명은 전통사회의 역사와 구조, 그리고 유교의 원리와 역사에 대한 이해와는 관계없는 편견과 인상에 근거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전근대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 전달은 대체로 양극단의 경향을 보인다. 하나는 한국 전통문화를 미화하여 선전하는 경향이며, 하나는 서구 중심적 역사관과 가치관에 따라 전근대 한국 역사와 문화를 (서구적) 근대라는 목적을 전제로 이해하는 경향이다. 이 양극단의 경향은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왜곡된 인상과 정보를 가지게 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외면과 무관심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학생 중 일부 학생들은 전근대 한국 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와 태도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수자가 나름의 관점이나 경향성을 지니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 교수자가 부정확하거나 뒤떨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왜곡되고 편향된 관점을 전달하는 것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자료 혹은 접근 시각을 제공하여 학습자가 자신의 관점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국에 관한 지식을 증가시키는 것을 넘어서 인문학 교육 일반에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바람직한 한국학 교육과 학습은 한편으로는 전문적 지식을 갖춘 교수자의 지도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균형 잡히고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는 교재를 통해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적인 전근대 한국학 교수자의 배출과 다양하고 질 높은 전근대 한국학 교재의 편찬이라는 환경이 조성될 때 해외에서의 전근대 한국학 교육은 발전과 확장을 바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해외에서의 한국학 일반의 교육과 연구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이며 더 나아가 해외 대학의 인문학 교육에서 한국학이 일정한 지분을 차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