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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문화를 찾아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소식지 10월호 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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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2000년과 2015년, 그 15년의 차이 김기태 (충남대학교 국어학 박사, 태국 부라파대학교 동양어문학과 파견교수) 한국 사람이라면 태국에 한류라는 것이 있었고, 또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어 교육이 웬만큼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통계적으로 알려진 태국의 한류 현황이나 한국어 교육 현황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좀 색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 이야기란 필자가 15년째 태국에 거주하면서 실제로 느꼈던, ‘태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에 관한 이야기이다. 2000년도에 필자는 태국에 왔다. 그 당시에는 태국에 한류라는 것도 없었고, 그래서 태국인들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한국 드라마가 공중파 방송에 방영된 예도 거의 없었고, 클론의 노래가 태국 시장에서 불법 복제되어 나돌 때도 그 가수가 한국 사람일 것으로 생각하는 태국 사람도 없었다. 태국인들에게 한국은 한국전쟁 때 자신들의 군인을 파견하여 도움을 준 나라이며, 태국 군인과 한국 여인 사이의 사랑 노래로 태국에 알려진 아리랑의 나라였다. 태국인들이 필자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고 물었을 때 “어느 나라 사람일 것 같아요?”라고 되물으면, 중국 사람 아니면 일본 사람이 그 첫 답이었다. 그 뒤를 이어 대만 사람, 홍콩 사람까지 답이 나왔다. 필자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그제야 “아, 한국 사람?” 하며 생각지도 못한 답을 들은 표정을 지었다. 그 당시 태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사람은 그들의 사고구조 속의 어느 한 모퉁이에 있는 그런 존재였다. 15년이 지난 2015년 현재. 필자는 대학교 내의 숙소에 머물고 있다. 숙소 바로 옆에 교직원 테니스장이 있어서 난생처음으로 테니스를 배우게 되었고, 덕분에 학교 교직원 그리고 교수님들과 나름대로 친분을 쌓게 되었다. 또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나와 이야기할 때는 주로 한국이 이야깃거리가 된다. 사회체육학과 한 교수님은 한두 번 한국에 다녀왔는데, 사회체육학과 교수님이라 그런지 태릉선수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할머니 한 분은 몇 년전 한국에 방문했는데,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장에 탈이 나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한국 화장품 중고가 제품인 ‘설화수’를 쓰고 있고, 한국의 반건조 홍시가 아주 맛있었다며 한국에 가면 사다 달라고 나에게 부탁을 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직원 한 명은 겨울에 한국에 도서관 견학을 갔었는데, 너무 추워서 내복을 사 입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 내복이 정말 따뜻했다고 한다. 간호대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은 한국 인삼가루를 사 왔는데, 좀 더 사고 싶다며 필자에게 언제 한국에 가느냐고 묻기도 한다. 테니스를 하는 사람 중 젊은 태국 여성이 있었는데, 얼굴을 알고 지낸 지 2년도 되었다. 이 여성분과 지난주에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놀랍게도 한국에서 한 달 정도 생활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몇 년 전 용인에 있는 모 대학의 태국어 학과에 파견된 태국인 선생님을 따라 한국에 와서 같이 한 달 이상을 살았단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은 김밥이 참 맛있어서 거의 매일 먹었다는 것과 한국분들이 거의 매일 밥을 사주셨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나면 이곳저곳 참 많이 구경하며 다녔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태국 여성이 한국과는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기에 이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이 이제는 태국인들의 생각 속 한 모퉁이가 아니라 당당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태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사람은 15년 전에 비해 훨씬 더 친숙한 대상이 되었다. 매년 TV로 방송되는 20∼30편의 한국 드라마를 통해, 혹은 2∼3일이면 태국어 자막이 붙는 인터넷 속의 각종 한국 오락물을 통해, 또는 다른 다양한 통로를 통해 태국인들은 한국과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가전제품은 태국인 생활 속 깊이 파고들었고, 태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한국 화장품, 한국 커피 전문점, 한국 고기 뷔페 전문점 등 한국의 브랜드를 태국인들은 생활 속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 한국학이란 것이 사실은 한국에 대해 배우는 것이고 그 목적은 한국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태국인들은 학문적으로는 아니지만 실제로 한국을 알아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2013년도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의 수는 2003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매년 두 자릿수 상승을 거듭하여 2013년에는 37만 명이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또한, 2015년 현재 태국 내 한국(어)학과는 10개에 이르며 부전공과 교양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은 30개 대학 이상으로 파악된다. 또한,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고등학교는 70여 곳이 넘는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이 태국에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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