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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소식지 04월호 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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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청소년 윤리의식 조사』 연구 과제를 마치고 [사진] 이인재(연구책임자,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최근 한국 청소년들의 인성 부재와 윤리의식의 저하가 교육적·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2013년 전국의 만 19세~75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 여론조사>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학생들의 인성·도덕성 약화(48%)’와 ‘학교폭력(21.9%)을 꼽은 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청소년들의 인성과 도덕성이 약화되었거나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 이에 대한 교육적 시사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경험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는 많지 않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의 전반적인 윤리의식이 어떠한지를 파악하여 이를 근거로 효과적인 청소년의 인성교육·도덕교육의 방향 및 이와 관련한 교육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출발한 본 연구는 현대 한국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을 타당하고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검사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윤리의식의 실태를 조사하는데 그 주된 목적을 두었다. 특히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운 주요 가치·덕목에 대한 의식과 행동 성향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주요 이슈별 윤리적 문제에 대한 관점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둠으로써 청소년들의 바람직한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인성·도덕교육에서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자 한 점이 본 연구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국내·외의 인성 및 도덕성 발달 지수 개발에 관한 선행 연구와 덕 이론 및 긍정심리학 등의 관점을 활용하여 청소년 윤리의식의 의미와 범위를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선행 연구와 차별화될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윤리의식을 보다 체계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19개의 가치·덕목과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5개의 주요 윤리적 이슈 등 2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검사 문항을 개발하였다. 즉, 19개의 가치·덕목은 현행 중등학교 도덕과 교육에서 제시하고 있는 18개 가치·덕목 중 공익을 제외하고 정직과 용기를 추가한 것으로 존중, 책임, 정의, 배려, 자율, 성실, 절제, 효도, 예절, 협동, 준법, 애국심, 통일의지, 인류애, 자연애, 생명존중, 평화, 용기, 정직을 포함하고, 5개의 주요 윤리적 이슈는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경험하면서 많은 고민거리를 간직하고 있는 성윤리, 직업윤리, 정보통신윤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윤리, 학습윤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영역의 검사 문항들은 5점 리커르트 척도를 바탕으로 개발하였다. 개발한 문항에 대해 서울 및 경기도 지역에서 예비 조사(N=209) 및 16개 광역시·도에서 본 조사(N=2,000)를 거쳤고, 이 과정에서 문항의 신뢰도 및 타당도 분석을 통해 검사의 양호도를 검증하여 최종 문항을 완성하였다. 최종 문항에 의하여 조사된 청소년들의 윤리의식 실태의 결과를 분석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덕목별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의 실태를 살펴보면, 생명존중이 4.22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평화(4.02), 예절(4.00), 자연애(3.97), 애국심(3.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절제(3.13), 성실(3.36), 통일의지(3.42) 등의 덕목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19개 총합의 평균값을 비교해 보면, 중학생(3.79)이 고등학생(3.64)보다 높았고, 여학생(3.74)이 남학생(3.69)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3.66)이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3.62)보다 조금 더 높았다. 지역 규모에서는 특별시·광역시(3.76), 중·소도시(3.68), 군·읍·면(3.66) 순으로 나타났다. 종합해 보면, 중등학교 청소년들의 가치·덕목별 윤리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중 절제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청소년으로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자율적으로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교육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청소년들은 5개의 윤리적 이슈에 대해 성윤리(4.05), 직업윤리(3.74), 정보통신윤리(3.98),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윤리(3.95), 학습윤리(3.92) 순으로 반응했는데, 이는 청소년들이 전반적으로 윤리적 태도를 지니고 행동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개별 문항별 내용을 보면, 성윤리에 관한 한 남녀 성차가 뚜렷하고, 전반적으로 직업윤리를 견지하지만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일 수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윤리에서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면 불안하다는 특징(3.36)을 보였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윤리에서는 전반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해 반대하지만 ‘장난으로라도 다른 사람을 때리지 않음’(3.27)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로 반응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에 대한 변인별 분석 결과(아버지 및 어머니 학력, 가구유형, 가구형편, 본인의 학교성적, 도덕에 대한 부모님의 중시 정도, 교사의 학생 존중 및 이해 정도, 도덕에 대한 교사의 중시 정도, 도덕적 삶과 성공과의 관계, 행동 평가에서 의도보다 결과 중시 정도)는 가구 유형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변인이 가치·덕목 및 윤리적 이슈에서 집단 간 차이가 있었다. 이는 청소년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을 할 때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인들과 그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의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연구를 위한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조사한 청소년의 수는 2,000명으로서, 이는 통계학적으로 한국 청소년들을 대표하기에 양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표본 집단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배경, 연령의 청소년층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둘째, 향후에는 가치·덕목 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도덕성의 핵심적인 요소인 인지, 정의, 행동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덕적 판단력을 측정할 때, 딜레마와 같은 갈등 상황을 제시하여 피험자들이 생각하는 도덕 추론의 근거를 파악하는 형태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조사한 덕목·가치 요소들이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외국의 윤리의식 검사 도구에서 포함하고 있는 가치 요소들과 비교하는 국제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청소년들의 윤리의식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윤리의식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청소년들의 인성 및 도덕성 발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에 근거한 실효성 있는 학교의 인성교육 및 도덕교육적 실천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