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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소식지 08월호 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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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고고학의 연구동향 [사진] 우정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고고학은 현재 남아 있는 과거의 물질 자료를 통해 과거인들과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고고학 연구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게 검토되는 자료는 과거인들이 남긴 물질(material) 자료 또는 그들의 생활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여러 종류의 물질적 자료이다. 고고학에서 다루어지는 이러한 물질 자료는 크게 유물(artefact와 ecofact), 유구(structure 또는 feature), 유적(site)으로 구분된다. 2000년대 이전까지 한국고고학자들은 유적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토기, 석기, 청동기, 철기 등의 인공물과, 주거지, 무덤 등의 유구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한편 유적에서 발견되는 인골이나 동식물 유존체, 지층 등에 대한 분석, 또 인공물이나 유구의 속성 중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 속성에 대한 분석은 해당 분야의 자연과학자들에게 맡겨졌다. 이러한 가운데 유물이나 유구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 결과가 고고학자들이 주로 다루는 인공물이나 유구에 대한 고고학적 해석 결과와 종합적으로 비교 검토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전문적인 자연과학적 훈련을 받아 고고학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유물, 유구, 유적을 분석할 수 있는 고고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물, 자연물, 유구, 유적이 지니고 있는 여러 속성들을 다양한 고고학적•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하여 과거를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 인공물이나 유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자연물이 지니고 있는 고고학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었고, 이에 발굴 현장에서의 수습 과정에서부터 발굴 이후의 보존 처리 및 보관 과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고학자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자연물을 발굴•보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또 다른 자료로서 고려시대 이후의 물질 자료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이전에는, 문헌 기록이 없거나 드문 선사시대와 삼국시대의 물질 문화 연구에 치중하여 상대적으로 문헌 기록이 많은 고려시대 이후의 물질 문화에 대해서는 소홀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문헌 기록이 다수 존재하는 시대라 하더라도 문헌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과거상과 물질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과거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면서, 고려시대 이후의 물질 자료에 대해 고고학자뿐만이 아니라 역사학자, 건축학자, 미술사학자 등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관점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유물은 공간적 이동이 가능한 것을, 유구는 공간적 이동이 불가능한 것을, 유적은 주변과 비교해 유물이나 유구가 상대적으로 밀집해 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이 중 유물은 토기, 석기, 청동기, 철기와 같이 과거인들이 제작•사용하였던 인공물(artefact)과, 꽃가루나 동물 화석, 지층처럼 과거인들에 의해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생활 및 삶의 터전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자연물(ecofact)로 세분된다. 한편 문자가 등장하고 난 이후의 과거를 연구하는 역사고고학에서는 과거의 물질뿐만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문헌 기록도 중요한 검토 자료가 된다. 그리고 올해 본원에서 출간될 「심경 읽기 사전」은 위와 같은 기존의 연구 성과를 흡수하여, 「심경」을 이해하기 위한 일종의 공구서이다. 「심경」은 유학의 기본개념과 이를 주자학으로 해석한 개념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가 쉽지 않다. 이러한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게끔 현대적인 어법으로 설명한 것이 눈에 띈다. 전통시대는 「심경」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도설들을 생산했다. 이러한 도설들을 한데 모아 정리하고 설명한 것도 큰 특징이다. ‘심경의 연대기’를 작성하여, 우리나라에 유입되고 확산과 유통이 된 과정을 정리한 것도 흥미롭다. 경연에서 심경을 강론한 기록들을 한데 모은 것도 지나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출현한 경전은 그 수가 적은 편이다. 「심경」은 외래에서 기원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그 가능성이 모두 발현될 정도로 오랜 시간 연구되고, 그 철학사상은 우리 문화를 자양(滋養)시킨 독특한 경전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경전이 한국학의 본산을 자임하는 본원에서 출간되는 것은 자못 그 뜻이 깊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