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포럼

AI 시대와 한국학 연구: 효율과 연구윤리 사이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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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처 연구정책실
책임연구원

   현재 학계는 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라 학술 생태계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AI를 활용하여 작업 속도를 향상시키고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논의는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24년 대학 교원 연구윤리 인식수준 조사보고서(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구 활동에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연구자들은 ‘문법 및 단어 검정’, ‘선행 연구 검토’, ‘연구 이론’, ‘자료 분석’ 순으로 높은 활용도를 나타냈다. 우리 연구원에서 한국학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70%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목적 역시 ‘문법과 단어 검토 및 윤문’, ‘자료 분석’, ‘연구 설계’, ‘참고문헌 정리’, ‘자료수집 및 구축’, ‘선행연구 검토’, ‘연구문제와 관련된 이론’, 연구문제의 생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생성형 AI가 연구자들에게 ‘효율성의 도구’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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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한국학대학원 재학생의 생성형 AI 활용 현황


   일반적으로 생성형 AI의 유용성으로 연구 수행 부담 경감, 작업 속도 향상,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 도출, 연구의 질 향상 등이 거론되지만, 2024년 교원 연구윤리 인식수준 조사에서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의 도출이나 연구의 질 향상에 대해 동의하는 정도는 다소 낮았다. 이러한 인식의 경향은 한국학대학원 재학생들의 응답 결과와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문장의 검토 및 윤문, 자료 분석 및 참고문헌 정리와 같이 아직까지는 연구 수행 부담의 경감과 작업 속도 향상을 목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 설계에 그를 활용하는 정도도 낮지 않으며, 생성형 AI를 연구에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점차 연구의 효율성과 창의적 발상을 지원하는 도구로서 AI를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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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연구윤리 특강 희망 주제(한국인, 외국인 학생 구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우리 연구원은 지난 9월 연구윤리 특강 “연구를 위한 생성형 AI 올바르게 쓰기: 주도적 활용과 비판적 성찰”(강연자: 한국학대학원 인문정보학전공 김병준 교수)을 개최했다. 특강은 인문학 연구와 생성형 AI의 협력 가능성, 실전 프롬프트 워크숍을 통한 AI 활용법, 연구용 AI 사용의 시연 등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들은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자료 처리 능력과 속도를 체감하는 동시에, 연구자가 비판적 사고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때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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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연구윤리 특강 개최 모습

   한국학 연구분야에서도 생성형 AI의 자료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연구의 설계에서부터 완성된 글의 작성까지 가능하다. 사료와 문헌의 번역과 분석도 일정 정도는 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그러나 AI가 활용하는 학술자료의 편중성에 대한 지적은 이어지고 있으며, AI가 글을 작성하는 능력과는 별개로 생성 내용의 진위 여부, 참고문헌의 정확성, 연구 방법론의 적합성 등에 대한 신뢰는 확보되어 있지 않다. AI가 작성한 내용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이 전적으로 연구자에게 있으며 검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학 연구는 사람, 역사, 문화, 사회가 만들어 온 다양한 층위의 사회문화적 맥락의 해석, 인간에 대한 공감, 비판적 사유, 연구자의 주체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은 AI가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대량의 자료를 처리하는 데 탁월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AI가 연구자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만큼, 연구자는 더 깊은 해석과 창의적 사고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한국학 연구자에게는 AI가 가져온 정보에서 옥석을 가려내고, 자신의 통찰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독창적 연구를 수행할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AI 시대의 연구윤리도 기존과는 다른 개념의 설정, 역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된다. 새로운 도구가 등장한 만큼, 연구의 본질을 지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우리 연구원에서도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연구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자료>
교수신문 “연구자는 이제 AI를 어떻게 썼는가를 설명해야” (2025.11.10.)
* 2024 대학 교원의 생성형 AI에 대한 인식 조사 내용은 다음 자료를 참고로 하였음.
한국연구재단, 『2024 대학 교원 연구윤리 인식수준 조사보고서』, 2024.
[한국연구재단 웹진 2024년 12월호] 생성형 AI와 연구윤리에 대한 연구자 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