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한국학
“한문을 배우면 한국학이 더 많이 보여요!”
    -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소수 정예 한문 교육, 한문연수 펠로십
   안녕하세요. 국제교류처 해외한국학지원실 배은영입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차세대 한국학자를 위한 한문 교육 프로그램인 한문연수 펠로십 사업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한문연수 펠로십’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2019년도부터 실시한 ‘한문연수 펠로십’사업은 해외 대학(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부생 및 석·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문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한문 학습능력에 따라 기본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선발하며 연 2회 실시합니다. 본 프로그램은 학기제로 기본반은 봄학기(3~6월), 심화반은 가을학기(9~12월)에 열립니다. 학기당 5명 내외의 학생을 선발하여 소수 정예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들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 수업 제공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5년 동안 총 7회 운영되었으며, 19개국 3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한문연수 펠로십 사업은 해외 차세대 한국학자들의 한국학 자료 접근성을 높이고 한문연구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된 국내 최초 외국인 대상 한문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전근대시기 한국학 심화 연구를 위해서는 당시에 집필된 문헌 자료를 직접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필수로 요구되지만 해외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한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강의 인력과 교육과정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한문 강의가 전무한 수준입니다. 한문을 배울 길이 없는 외국인 학생들이 고문헌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번역본을 찾아 읽는 방법뿐입니다. 한문연수 펠로십은 외국대학의 실정과 학생들의 어려움을 포착하여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한문 소양을 기르고 원전을 직접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2024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문 연수 펠로십 모집 바로가기
◇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한문을 학습하나요?
   한문연수 펠로십 수업은 총 3가지 과목을 다룹니다. 기본반은 계몽편, 맹자, 삼국유사를 공부하고 심화반은 논어, 맹자, 산문선독을 공부합니다. 한문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학습하기 위해 매 학기 문화답사를 실시합니다. 지난 학기에는 한국학대학원 춘계 답사에 동행해서 교수 및 대학원 친구들과 교류하며 한국의 대학원 생활을 체험하기도 했고 한문연수 펠로십 강사 선생님들과 함께 창덕궁에 가서 한복을 입고 궁을 거닐며 곳곳에 위치한 현판을 읽어보면서 수업에서 다뤘던 한문들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부여로 1박 2일 가을 답사를 떠날 예정이며 판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시하는 플로깅대회에 참여하여 지역주민들과 환경 정화 활동 및 문화 체험 활동 등을 함께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 본 프로그램만의 장점과 학생들이 한문을 배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한문연수 펠로십 학생들이 프로그램의 장점으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은 한문을 공부하니 한국학 연구는 물론 한국어 공부에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고급 한국어의 경우 한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어 단어를 배울 때 의미를 저절로 해석할 수 있게 되어 한국어를 훨씬 수월하게 습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한문으로 쓰인 원전을 읽을 때 예전에는 해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번역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원문 그대로 직독직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스스로 해석할 수 있고 잘못된 번역본을 구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학대학원 수업을 청강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의 협조로 한문연수 펠로우 학생들이 희망할 경우 대학원 수업을 청강하거나 각종 답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학부생의 경우, 청강을 통해 대학원 생활을 경험해볼 수 있고 석·박사과정생은 본인의 논문 주제와 관련된 수업을 청강하며 원내 교수 및 학생들과 교류하고 연구지평도 넓힐 수 있습니다. 한국문화학당의 외국인학생을 위한 한국어 수업을 한국어 실력 향상의 기회로 활용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습니다.
◇ 본 프로그램이 글로벌 한국학에 기여하는 바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업을 추진하며 해외 대학 내 한문 교수 인력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21년과 ’22년에 기본반과 심화반을 수료한 체코의 박사과정생은 소속대학으로 복귀하여 ’23년 1학기 체코 까를대 한국학과 한자 강의를 맡게 되었고, 태국 쭐라롱껀대 석사과정생은 본적대의 한국학과에서 한문 특강을 맡는 등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본 사업을 통해 구축한 외국인 대상 한문 교육 노하우를 담아 제작한 한문 교재인 ‘해외 한국학자를 위한 한문-기초편’을 출간하여 해외 대학 한국학과에 해외 한문교육의 기초자료로 배부함으로써 사업 성과를 확산하였습니다. 프로그램 수료 후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의 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23년 현재 6명)하는 등 다방면으로 해외 차세대 한국학자 양성 및 한국학 연구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펠로십 수혜자분들이 한문 교육을 통해 우수한 한국학자로 성장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