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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이끈 첫 골, 최성곤을 떠올리며”
    방구석에서 떠나는 랜선 여행 열세 번째 이야기
   2022년 11월, 전 세계인의 축제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어느 국가가 이길지, 어느 국가가 우승할지를 두고 최고의 배팅이 이루어지는데 우승 후보국으로 뽑히는 국가가 어이없게 지는가 하면 최약체로 분류되는 팀이 이기기도 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속 10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여 가나, 포르투갈, 우루과이와 H조에 편성되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검은 마스크를 쓰고 출전하는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한없는 응원을 보낸다.

[그림 1]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출처: 연합뉴스)
   이렇게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당당하게 맞설 수 있기까지 축구를 사랑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대한민국’ 태극기를 달고 출전한 첫 경기는 광복 3년도 채 되지 않은 미군의 신탁 통치 기간에 어렵사리 참가한 1948년 런던 올림픽이다. 대표팀은 서울을 출발하여 일본·홍콩을 돌아 첫 경기 4일 전에야 런던에 겨우 도착했다. 한 달을 넘게 이동하여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몸으로 멕시코와 경기를 시작했고 전반 13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5-3 승리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국제 무대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둔 기념비적 결과를 만든 선제골은 ‘조선의 최’, ‘그라운드의 표범’이라 불리던 최성곤의 발끝에서 나왔다. 최성곤은 보성중 재학 당시에도 전일본 축구선수권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결승전에서 수십 미터를 단독 드리블해 득점하는 모습을 보며 일본인들은 ‘조선의 최’를 두려워했고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 억눌린 한을 대신 풀어준 어린 영웅에게 개인 응원가를 따로 만들어 줄 정도로 많은 사랑을 주었다. 디지털울산문화대전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자료를 통해 대단했지만 잊혀진 축구 선수 최성곤에 대해 알아보기를 권한다. 특별히 2022년은 최성곤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대표팀이 있기까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주춧돌 구실을 한 분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리라. 축구를 통해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첫 국제 무대에서 귀중한 선제골로 승리를 가져온 우리의 축구 영웅 최성곤을 한 번쯤은 기억해 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그림 2] <1948 런던 올림픽 멕시코와의 경기 모습> (출처: 대한축구협회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