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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비교문화연구소

이강한교수
이강한
한국학중앙연구원 비교문화연구소장
(한국학대학원 한국사학 전공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비교문화연구소에는 다양한 전공 연구자들이 모여 학제적 연구성과 창출을 목적으로 비교학적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한 달에 두 세 번 개최되는 콜로키움을 통해 다양한 강연자들의 특강을 청취하고 있으며, 본원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용어, 개념, 현상에 대한 학술용례 비교연구도 2022년 이래 수행하고 있다.


   본인이 2019년 처음으로 비교문화연구소의 소장을 맡았을 당시에는 한 달 1회 콜로키움 개최를 목표로 했다. 원내 교수들과 외부 전문가들을 격 회로 모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름대로 보람찬 일이었지만 적은 참석자 수는 항상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 많은 외부전문가들을 모셔야겠다는 생각, 더 많은 청중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현장 개최 중심의 콜로키움 운영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적지 않게 들었다. 다른 보직으로 잠시 떠나 있다 2년만에 돌아온 올 초, 드디어 그런 생각을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운영위원들의 애정 어린 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콜로키움 강연진 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좋은 분들이 너무나 많아,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물론 해외학계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모셔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아울러 이제 막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고 싶었다. 국내 전문가들에게는 여러 청중과 열정적으로 토론할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한국학자들에게는 국내 청중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해 볼 기회를 주고자 했다. 신진연구자들에게는 최근 힘들여 쓴 학위논문의 중요성을 마음껏 자랑할 판을 깔아주고 싶었다.


   이에 비교문화연구소에서는 <국내전문가특강>, <해외한국학자 초청강연>, <신진연구자간담회> 등 총 3개 시리즈를 기획하고, 2022년 5월 이래 다양한 콜로키움을 개최해 오고 있다.


   먼저 국내전문가특강과 관련해서는, 5월 연재훈교수의 "해외대학 한국어교육의 쟁점과 과제" 강연으로 콜로키움 시리즈의 첫발을 내딛었다. 6월에는 한효정연구원(본원 비교문화연구소) 및 염무웅 명예교수(영남대)를 모시고 "고려시대 남편재산에 대한 처의 권한", "김지하가 이룬 것과 남긴 것" 등의 주제로 행사를 개최했다. 7월에는 백민정(카톨릭대), 이승혜(리움미술관) 두 분으로부터 “정약용과 최제우의 사유로 본 19세기 동서문화의 조우”, “불상 안의 아카이브, 복장(腹藏)” 등의 주제로 강연을 청취했고, 8월에는 김희경(경북대), 오태호(경희대) 두 분을 모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로컬 프로세믹스와 로컬리티의 재구성”, “한반도 평화문학의 (불)가능성 탐색” 등을 주제로 담화를 나눴다. 9월에는 권현석교수의 특강(“소리 연구로 한국 사회 엿보기-영화 '기생충'의 사례’”)을 청취했고, 11월에는 이승희교수(덕성여대)의 “고려후기 아미타불 입상의 재해석” 강연이 예정돼 있다.


비교문화연구소 심포지움

[그림 1] (좌) 비교문화연구소 제3회 국내전문가특강 (영남대 염무웅 명예교수)
(우) 제2회 해외한국학자 초청강연 (예일대 김환수 교수)


   해외한국학자 초청강연으로는 5월 김환수(예일대), 6월 이남희(UCLA) 두 분을 모시고 "근대 한국불교와 승려결혼 담론", "시간의 정치와 추념의 시학"이라는 주제로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후에는 7월 백태웅(하와이대), 8월 이은정(베를린자유대), 9월 김지수(죠지워싱턴대) 등 세 분으로부터 “유엔과 인권, 그리고 국제관계”, “21세기 지역학으로서 한국학의 도전과 과제”, “왜 감정사 연구를 하는가?” 등의 특강을 청취했다. 10월에는 이상준(홍콩 링난대), 11월에는 모리히라 마사히코(일본 큐슈대) 두 분의 강연(“한국 영화와 세계 영화”, “조선시대 내수면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다”)을 청취할 예정이다.


비교문화연구소 심포지움

[그림 2] 비교문화연구소 제4회 신진연구자간담회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미선 박사)


   마지막으로 신진연구자간담회로는 7월 심호성(동북아재단), 김미선(이화여대) 두 분 박사와 함께 “몽골과 오이라드: 중앙유라시아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양장점을 통해 본 1950년대 전후 ‘여성의 경제’”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8월과 9월에는 한경희(인천대 인문학연구소), 배샛별(명지대 뮤직콘텐츠학과) 박사들과 함께 “'아래로부터의 문학'으로서 여성문학 연구하기”, “일제강점기 한국 대중음악의 음악 스타일 분석” 등을 주제로 담화를 나눴다. 10월에는 Graeme Reynolds(예일대), 유대호(홍익대) 두 분 박사와 함께 “조선시대 <고려사>의 유통과 수용”, “조선 전기 도갑사 불상군의 제작 배경과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에 대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모쪼록 원내외 연구자와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소장 1인 연구소로서, 1년간 위 일정(콜로키움 22회)을 소화해 보니 몸이 고달프긴 하다. 학생들이 많이 도와주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일인지 걱정도 된다. 그러나 연구소를 맡았으니 힘닿는 데까지 해 보고자 한다. 연구원에 대내외적으로 명망 있는 연구소들이 이미 많으니, 비교문화연구소도 언젠가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