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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국학자를 만나다: 남호주대학교

-The 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

이유일 사진
이유일
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Q1. 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 소식지 독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남호주 수도인 애들레이드에 있는 남호주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국제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인 이유일입니다. 현재 경영대학의 경영학 및 마케팅학 학장을 맡고 있고 2017년 한국 세종학당재단과 호주 시드니 한국문화원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출범하게 된 남호주대학교 애들레이드 세종학당의 학당장이기도 합니다.


Q2. 현재 호주에서는 K-pop, 영화, 연극 등 문화예술계의 한류가 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호주 내에서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은 어떠한가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호주에서도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K-pop의 선두 주자인 BTS, 블랙핑크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호주 10대 2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더불어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 문화를 호주에 알리는 데 큰 영향을 끼치며 넷플릭스를 통하여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 분들이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게 되면서 언어를 배우고자 노력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한류 문화는 호주에서 시드니, 멜번 등과 같이 대도시로 급속히 퍼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시아 가족 배경을 가진 호주인들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었다면 최근에는 경계 없이 다양한 호주인들에게 한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시드니나 멜번 등 주요 도시와는 달리 '한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2021년 6월 기준 인구 137만여 명인 이곳 애들레이드에서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으로 유학, 이민 혹은 취업을 목표로 하는 적극적인 한류보다는 한국의 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한류가 애들레이드 한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애들레이드의 한국학 혹은 아시아학 (Asian Studies)에 대한 관심도는 호주 내 다른 지역(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퍼스)과 비교해 볼 때 남호주 내에서는 아직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3. 남호주대학교에서의 한국학 프로그램이나 연구 활동을 소개해주시고, 차기 수요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에서의 한국학과 아시아학 프로그램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7년부터 남호주대학 주최로 열리는 한국학 및 한호 관계 증진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 시리즈는 지금은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2017년 애들레이드 세종학당 출범과 이후 한국학진흥사업단의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과의 연계를 통하여 교수진, 대학원생, 지역공동체, 정책당국 등과 함께 심도 있는 한국학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사회의 한국에 관한 관심과 인지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파빌리온 사진

[그림 1] '한국과 호주 관계 증진 및 호주 내 한국학 발전을 위한 특별 워크숍' 개막식 기념사진(2017. 3. 27)


  2017년 3월 27일, 남호주 대학교에서는 '한국과 호주 관계 증진 및 호주 내 한국학 발전을 위한 특별 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당시 개막식에 휴 반 르(Hieu Van Le), 당시 남호주 주 총독, 짐 맥도웰(Jim McDowell) 남호주 대학교 명예 총장, 빌 패터슨(Bill Paterson) 전 주한 호주 대사가 참여했으며, 호주 한국학 학자들과 한호 관계 증진 관련 주요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호-한 경제협력위원회, 멜번 코트라 무역관, 호-한재단, 호주 외교통상부, 대양주한국학회, 주호주 한국대사관,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주시드니한국교육원들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2017년 출범 이후 800명을 훨씬 웃도는 다양한 국적과 배경문화의 학생들이 남호주 대학과 애들레이드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문화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2017년 시작된 한국학진흥사업단의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과의 연계를 통하여 지난 5년간 (2017-2021) 10회 이상의 한국학 및 한-호 관계 증진 관련 학술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전세계 유수의 출판사를 통해 그간의 학술 활동을 출판하여 호주를 넘어 세계로 한국학을 알리는 가교 구실을 담당하고자 큰 노력을 해왔습니다.


남호주대학교 한국어교육자대회 사진

[그림 2] 세계 한국어 교육자 대회에서 애들레이드 세종학당이 우수 세종학당으로 선정(2019. 7.)
감사패 수여식에 참석한 당시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과 현 남호주 대학교 명예 총장 폴린 카(Pauline Carr)


Q4. 남호주대학교는 2017년부터 해외한국학씨앗형 사업에 참여해 오고 있으며 2020년부터 "학제간 한국학 교육과 연구력 강화를 위한 발전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남호주 대학교는 현재 남호주 내의 3개 대학(남호주 대학교, 플린더스 대학교, 애들레이드 대학교) 중 한국어 및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일한 대학입니다. 진행되고 있는 씨앗형 사업의 최대 목표는 한국학진흥사업단과의 협력을 통해 남호주대에서는 물론 국내외로 한국학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임과 동시에 한국학의 세계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학 연구의 세계화와 한국학 학자 육성 분야에 역점을 두고 실행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씨앗형 사업과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동북아시아 관련 서적의 최고 권위 출판사 중 하나인 영국의 루트리지 출판사를 통해 한국과 동북아 정치경제 관련 다수의 단행본이 출판되었고 사업이 시작된 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학과 관련된 성공적인 국제 학술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개최함으로써 호주 내에서의 한국학 학자 육성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1년 설립된 남호주 대학교 경영대학 부설 국제경제 시대의 기업 다이내믹스 연구센터(C-EDGE)와의 연구 협력 동반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국과 남호주대학 학제 간 공동 연구 및 출판, 박사학위 연구원 공동 지원 및 연구(한국과 호주 관계 분야의 박사 과정 연구원), 커리큘럼 개발/대학원과 학부 과정 신규 과정 지원, 국제학술회의 공동 개최 및 지원 등에 있어 함께 협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2020년 3월 중순에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호주 국경선이 2022년 2월 20일까지 폐쇄됨에 따라 2020/2021년 실행할 연구계획 및 프로그램에 대한 남호주 대학교의 전략적 계획실행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부분은 재개되었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5. 한국학진흥사업단 해외한국학씨앗형 사업을 수행하시면서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장기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비록 한국학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오랫동안 호주 대학에서의 아시아학은 주로 중국, 일본, 인디아 혹은 동남아시아 관련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대학뿐 아니라 다른 호주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학 발전 사업들이 상호 보완적인 비교연구가 필요하며 친한 전문인력, 호주인 한국학자 발굴 및 양성과 육성(관련 과목 및 학과 개설, 대학원)에 필요한 성공적인 인프라 구축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성공은 가까운 미래에 한국학이 호주에서의 아시아학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학문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Q6. 마지막으로, 한국과 호주 양국의 한국학 연구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한국학의 호주에서의 성공적인 정착과 나아가서 세계화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열정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호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호주에서의 유학생 등록 수는 2020년 3월 54만 2,413명이며 나라 분포 역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학의 세계화는 이들을 통해서도 다양하게 발전될 수 있다 봅니다.
  만일 호주 내에서의 한국학 및 그와 관련된 교육의 발전을 이뤄진다면 좀 더 많은 수의 한국 전문가를 배출하여 그들이 귀국 후 각자의 나라와 영역에서 여러 종류로 한국의 이해도를 높이고 한국을 알리는 데에 있어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따라서 한국에 현존하고 있는 호주 전문학자 및 연구소와 호주 내에 있는 한국 전문가 및 교육 관련 연구소 그리고 대학과의 긴밀한 협조 방안 및 전략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