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전기 입학식 식사

오늘 학문을 하기로 마음먹고 우리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입학하는 79명의 신입생 여러분,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그리고 살아가는 데 여러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학문의 길을 선택한 여러분을, 같은 길을 걸어온 동료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소중한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 중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유학생 23명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직원들은 여러분이 학문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가르치고 도울 것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발전을 목표로, 1978년에 설립되었으며, 지금 세계의 한국학을 선도하는 연구와 교육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가 쌓아온 학문적 성과는 한국학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고, 우리가 배출한 학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학문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성과와 전통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가는 훈련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대학원 교수님들은 한국학 연구를 선도하는 리더이자 학문적 동반자로서, 여러분을 훌륭하게 이끌어 줄 것입니다. 교수님들께 학문의 방법과 내용은 물론이고, 학자의 자세와 폭넓은 사고의 틀까지 빈틈없이 배우기 바랍니다.

신입생 여러분,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어제의 지식이 오늘 쓸모없게 되는 것처럼, 오늘 배우는 지식이 내일에도 유용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늘 생각하면서, 유연한 자세로 배우고 연구하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溫故知新의 자세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학자가 되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한국학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과거를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고, 오래된 문화 속에도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진리가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사회․문화 유산 가운데서 그러한 진리를 발견하고, 세계와 공유하면서, 여러분의 학문 세계를 새롭게 창조해 가기 바랍니다.

학문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국경을 넘어서는 한국학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학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수님들의 지도와 편달을 받으며, 사고의 폭을 넓히고, 꾸준히 노력하여 스스로 성장하는 대학원 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 사회가 걸어온 역동적인 과정에 유의하며,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보유한 풍부한 지적 자산을 마음껏 활용하고, 교수님이나 동학들과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한국학에 담겨 있는 풍부한 내용을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한국문화의 정수를 맛보는 글로벌 학자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연구원에서 공부하면서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법,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도 배우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여러분이 만나는 교수님이나 동료 한 명, 배우는 글귀 하나, 교정에서 마주치는 나무 한 그루도 모두 인연이 있어 만나게 된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맺은 작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소통하며 함께 발전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겸손으로써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성숙해 가기를 바랍니다.

신입생 여러분,
기나긴 학문의 여정에 들어선 여러분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과 같습니다.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제 곧 꽃망울을 터뜨리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우리 연구원에서 훌륭한 학문의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세상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데 소중한 보탬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학문과 인생의 계획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3월 2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