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安寧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오늘 韓國精神文化硏究院이 開院 21周年을 맞이한 것을 祝賀합니다.
아울러 開院 21周年을 紀念하는 學術 심포지엄이 열린 것을 뜻깊게 생각하며, 參與해 주신 學界人士 여러분에게感謝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곳에 오면서 韓國精神文化硏究院이 創立되던 때를 回想해 보았습니다.
當時 우리나라는 祖國近代化의 熱氣 아래 奇蹟的인 經濟成長을 謳歌하던 時期였습니다만, 반면에 傳統的 價値觀이 흔들리고 精神文化가 混亂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런 狀況에서 朴正熙 大統領께서는 物質文明과 精神文化의 調和로운 發展을 무엇보다 時急한 課題로 認識하고, 民族의 將來를 올바른 價値觀으로 이끌어 갈 中樞的인 學術機關으로 이 硏究院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朴正熙 大統領께서는 恒常 國家의 經濟的 繁榮과 튼튼한 國防能力을 强調하셨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精神의 主體性과 民族의 自矜心을 貴重하게 여겼습니다.
그때로부터 20餘年이 지난 오늘 우리는 솔직히 一抹의 自愧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經濟成長은 持續되었으나 精神文化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荒廢化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個人的·集團的 利己主義와 亡國的인 地域感情, 그리고 道德的 解弛 現象이 社會 到處에서 國家의 紀綱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제 政府는 國家의 道德的 危機를 克服하고 나라의 基本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民主主義와 市場經濟, 그리고 生産的 福祉를 實現하기 위한 改革政策을 强力하게 實踐해 나가고 있습니다.
民間主導로 推進하고 있는 「第2 建國運動」도 이와 같은 脈絡에서 推進되고 있는 것입니다.
나라의 基本을 바로 세우는 일은 意識改革 또는 精神革命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韓國精神文化硏究院의 設立趣旨대로 그동안 우리 社會가 物質文明과 精神文化를 調和롭게 發展시켜 왔다면 오늘의 危機는 맞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아무리 거센 經濟危機가 우리에게 닥쳐와도 共同體 成員間의 든든한 믿음과 道德律이 支配하는 精神文化가 健康하게 살아있다면, 나라의 未來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온 國民이 힘을 다 합쳐도 不足한 마당에, 危機의 目前에서 不信과 反目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마저 없지 않습니다.
이를 克服하려면 우리 社會의 指導層과 知識人들이 크게 覺醒하여 옛 先人들이 몸소 實踐했던 '선비精神'으로 돌아가서 우리 社會에 淸新한 氣風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社會의 價値觀의 混亂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은 精神文化硏究院이 이러한 民族의 올바른 價値觀을 定立하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韓相震 院長께서 精神文化硏究院을 '21世紀型 集賢殿'으로 發展시키겠다는 抱負를 갖고 계신데 대해 특히 큰 期待를 걸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오늘 韓國精神文化硏究院이 「信賴社會와 21世紀의 韓國」을 主題로 學術會議를 開催한 것은 매우 意味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信賴社會 建設의 課題가 무엇인가 하는 問題는 우리가 21世紀를 맞이하는 이 時點에서 深思熟考해 보아야 할 重要한 主題라고 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오늘의 現實에서 南北의 和解와 協力은 물론, 與野 政治를 包含하여 勞使間, 地域間, 階層間의 不信을 씻고 民族의 大跳躍을 이루는 데 信賴만큼 重要한 것은 없습니다.
오늘 여러분께서 論議해 주신 主題들은 21世紀 韓國을 생각하는 모든 國民에게 많은 示唆를 주리라고 믿습니다.
信賴는 어느 社會에서나 重要하지만 특히 東洋에서는 더욱 그것이 强調되어 왔습니다.
孔子는 <論語>에서 政治를 하려면 食과 兵과 信이 있어야 하는데 부득이 하나를 抛棄해야 한다면 먼저 兵을 버리고,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食을 抛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어떤 것이 있더라도 信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는, 즉 그만큼 信賴가 重要하다는 말씀이겠습니다.
저는 지난 半平生을 政治에 몸담아 오면서 信賴처럼 重要한 것이 없음을 切感해 왔습니다.
信賴가 있으면 어려운 일도 쉽게 解決되지만, 信賴가 없으면 될 일도 안되는 경우가 許多한 것을 느끼곤 합니다.
信賴는 비단 政治만이 아니라 個人生活의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人間關係의 基礎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는 夫婦, 親舊, 經營者와 勤勞者는 언제 무너질 지 모를 砂上樓閣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南과 北의 關係에 있어서도 가장 큰 障碍는 바로 相互不信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信賴가 重要한 理由는 不信으로 인해 치러야 할 否定的 代價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一例를 들어 法 制度도 社會的 信賴를 保證하기 위한 裝置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不信이 높아지면 그만큼 制度의 正常的인 運營이 어렵고 損失과 費用도 커집니다.
信賴가 重要한 또 다른 理由는 이것이 社會的 協力의 基礎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社會에 個人·集團의 利己主義가 澎湃하면서 共同體 倫理가 사라지고 있다는 診斷은 매우 걱정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共同體 倫理가 없는 社會는 마르틴(Hans-Peter Martin)이나 슈만(Harald Schumann) 같은 獨逸學者들이 主張하는 것처럼 全世界 人口의 20%가 80%의 富를 차지하고, 나머지 80% 人口는 20%의 富밖에 나눠갖지 못하는 이른바 '20 對 80'의 社會가 될 것입니다.
이런 不幸을 피하려면 政府와 國民이 모든 面에서 信賴를 構築하려는 努力이 要請됩니다.
信賴는 바로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接着劑요 힘입니다.
信賴社會를 建設하려면 우선 윗물이 맑아야 하고 政府의 模範的인 行動이 必要하다고 봅니다.
國民에게 感動을 주는 깨끗한 公職者의 像이 切實히 要求됩니다.
政府는 지금 高位 公職者의 倫理를 바로 세워 社會의 健康을 回復하는 일에 앞장서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는 무엇보다 公正한 法治의 確立이 緊要하다고 생각합니다.
有錢無罪, 無錢有罪의 社會的 通念이 사라질 수 있도록 一般 庶民에 대한 法律 서비스의 質을 높이고 犯法者라면 누구에게나 法을 엄격히 執行하여 國家紀綱을 確立해야 합니다.
한편 東洋에서는, 法治도 重要하지만 敎育 또는 禮를 세워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는 主張이 강했습니다.
사실 法보다 優先돼야 할 것이 禮儀요 信賴입니다.
國民意識의 水準을 높이는 智慧로운 敎育이 重要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幼稚園과 初等學校에서부터 大學에 이르기까지, 또한 平生敎育을 통하여 바람직한 21世紀 韓國人을 어떻게 育成할 것인지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智慧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韓國精神文化硏究院이 해야 할 일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지난 數十年 동안 우리가 잃었거나 忽待해 왔던 貴重한 精神的 遺産을 復元시켜 繼承하는 것이야말로 오늘의 우리가 遂行해야 할 時代的 課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社會構成員 모두가 利己主義와 自己中心主義를 넘어 남을 配慮할 줄 아는 餘裕있는 價値觀을 가져야 합니다.
孔子는 君子의 道에 관해 말하면서 '내 아들이 나를 보살펴 주기를 期待했던 것만큼 실제로 나는 아버지를 섬기지 못했고, 동생이 나에게 잘해주기를 바랬던 것만큼 兄을 돕지도 못했으며, 親舊가 나를 위해 헌신하기를 期待했던 것 만큼 親舊를 보살피지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 안에는 '남이 나에게 행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남에게도 행하지 말라'는 相互配慮의 精神으로 信賴의 共同體를 具現해 가려는 積極的인 精神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오늘의 時代狀況에서 韓國精神文化硏究院이 부디 "溫故知新" "法故創新"의 精神으로 21世紀 韓國을 이끌어갈 精神文化의 啓發과 韓國學 硏究의 中心으로 發展하기를 衷心으로 希願합니다.
저는 바로 얼마전에 南아프리카共和國을 訪問해서, 그곳 「넬슨 만델라」 大統領이 國民의 歡呼 속에 '아름답게 退場'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우리 社會도 모두가 서로 信賴하고 和合하고 包容하는 그런 모습을 가질 수 있기를 期待하며 서울에 돌아왔습니다.
그런 모습, 그러한 精神文化가 이 땅에서도 활짝 꽃피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懇切했습니다.
앞으로 精神文化硏究院이 해야 할 일들은 더욱 무겁고 莫重합니다.
精神文化硏究院이 앞으로도 나라의 基本을 바로 세우는 精神文化를 暢達하고 韓國學 硏究의 秀越性을 떨칠 훌륭한 業績을 남기는 硏究機關으로 길이 發展해 나가기를 期待합니다. 感謝합니다.
1999年 6月 30日
국무총리 김 종 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