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英祖, 1694~1776)는 조선 국왕 중 수명과 재위기간(1724~1776)이 가장 길었고, 탕평정치과 균역법과 같은 뛰어난 업적을 이룬 것은 물론 문필가로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영조의 글은 국왕의 삶과 정서, 자성과 회고, 일상생활에서의 강개한 마음, 신하들과 주고받은 시, 건강에 대한 염려, 정국 상황에 대한 탄식 등 자신의 심적 상황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영조의 작품은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5,400여 건이 소장되어 있으나 그동안 국왕이 남겼다는 부정적 인식과 함께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아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 그러나 영조어제에는 국왕의 심회와 개인적 생각이 담겨 있어 『영조실록』, 『승정원일기』, 『국조보감』 등과 같은 공적인 기록을 상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매우 높다. 이번 『영조어제 해제』는 총 11권 분량 중 1차로 발간된 3권이다. 이 책은 정조의『홍재전서』를 능가하는 것이며, 조선의 문예중흥기인 영정조 시대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영조의 저술과 명찬 자료가 일차적으로 정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수록된 해제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영조문집』, 유교경전 등 관련 자료를 참고하여 학술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대중이 공유할 수 있는 자산이 되도록 하는데 유의하였다. 이 『영조어제 해제』를 통해 영조와 그의 시대, 그리고 조선의 왕실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크게 넓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서경희. 한문교육 전공, 한성대학교 강사 주요 논저로는 『열하기행시주(熱河紀行詩註)』의 공역서와 「한문단편연구」, 「삼국유사에 나타난 화엄선의 문학적 인식」 등이 있다.
김상환. 한문학 전공, 한국국학진흥원 권역별거점연구소 협동번역사업 책임연구원 주요 번역 해제집으로 『국역 국조상례보편(國朝喪禮補編)』, 『국역 하재일기(荷齋日記) 4, 5』, 『제1·2·3회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유물 특별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