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목적
한국자유주의는 한국근대사의 이해를 위하여 대단히 중요한 연구주제가 된다. 그 이유는 한국의 근대화 과정이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 삶과 문화가 자유주의적인 가치를 기본적으로 신봉하는 양식으로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주의 이러한 상대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근대의 자유주의에 대한 연사적 연구는 그동안 한국 역사학에서 주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민족이나 혹은 계급과 같은 파라다임에 가려져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따라서 기존의 학문적 성과가 한국의 근대사를 주로 민족주의의 전개과정 혹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과정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한국의 집체적 성격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였지만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 누리고 있는 삶의 모습을 연구하는 데에는 다소 등한하게 하였다.
한국자유주의의 역사적 연구는 한국근대화의 과정을 자유주의의 전개과정 혹은 자유주의적 노력이 전통적인 관념 혹은 다른 유형의 관념들과 어떻게 상호관계하면서 한국 근대화가 지향해야 하는 중심적인 가치로 정착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역사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는 한국 근대사의 관심을 보다 폭넓게 하고 심화시키는 데에도 또다른 목적이 있다.
○ 연구배경
한국자유주의의 역사적 연구는 자유주의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연구의 범위가 극히 제한되어진 것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한국의 자유주의는 그 근대성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민족주의의 그늘에 가려져서 혹은 사회주의의 그늘에 가려져서 제대로 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는 한국 근대화과정의 역사적 이해를 위하여는 그리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근대의 진정한 확립이란 내용적으로 볼 때 개인성이 확립될 때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근대적 외양 즉 근대적 삶의 외관이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으로 자유주의가 즉 개인이 인격적으로 그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혹은 그 공간이 지극히 협소하다면 사실상 근대의 국민국가 혹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여 성립하는 경제적 민주주의는 이상한 종류의 제도가 될 뿐이다. 따라서 한국사의 내용을 기존의 연구경향과 같이 민족이나 계급과 같은 거대한 집체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에만 매달려서 그동안 그러한 집체를 근대적인 내용으로 근대적인 공간으로 포용하고 있는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가 소홀하여진다면 이는 한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왜곡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시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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