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목적 및 배경 |
자국 민족과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유지하려는 노력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특정 민족과 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유지는 대체로 종교와 필연적인 관련이 있다. 한편, 종교는 자신의 진리를 확산시키려는 의도 아래 선교와 포교에 심혈을 기울이며, 그러기 위해서 종교는 민족과 문화를 초월하여 보편성을 획득하고자 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보편성을 획득하려는 종교는 해당 지역에서 민족과 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유지라는 또 다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양상에 대한 연구는 종교학에서 보통 '종교와 민족'이라는 주제 아래 행해지고 있다.
본 연구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주요 종교가 해당 국가의 특수한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하여 각 종교가 각 민족과 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비교, 고찰하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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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방법 및 내용 |
○ 연구방법
- 기본적으로 본 연구는 성격상 문헌 연구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 본 연구는 BK21 핵심사업인 '종교와 민족팀' 사업과의 연계 속에서 진행될 수 있다. 본원 종교학 전공에서는 '종교와 민족'이라는 교과목을 금년 1학기에 개설할 예정에 있는데 본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진들이 이 강의에 참여함으로써 서로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교환하는 장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다. 본 강의에 참여하지 않는 외부 연구자들도 이 강의에 특별 강연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전체 연구자들의 견해를 유기적으로 통합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본원 BK 사업 진행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연구자협의회를 개최하여 서로의 자료를 교환하거나, 또는 연구 진행 정도에 따라 연구자협의회에서 중간 발표를 개최하여 연구의 질을 높이도록 할 것이다.
○ 연구내용
I 연구 내용
『종교와 민족 – 보편과 특수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1)』
1. 동아시아의 종교와 민족주의(강돈구)
2. 유교와 민족 - (김경일)
3. 불교와 민족 - (박규태)
4. 기독교와 민족 - (이상훈)
5. 종교예술과 민족 - (이정숙)
각 연구자가 위와 같은 소제목으로 각각 연구한다. 그러나 각 연구자는 제1차 연구자협의회를 거쳐 소제목을 약간 수정할 수 있으며, 또한 전체 연구 제목과 소제목의 범위 내에서 필요에 따라 부제를 달아 연구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
II 가설
민족을 다루는 주제는 학문 분과에 따라, 그리고 학자에 따라 그 정의가 합의점에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종교학에서는 니니안 스마트(N. Smart)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민족주의가 기본적으로 종교적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보는 관점에 따라 적어도 종교학에서는 종교와 민족주의가 서로 유사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스 몰(H. Mol)의 ’正體性의 聖化(sacralization of identity)’라는 종교 정의에 따라 민족주의를 ‘민족 정체성의 聖化(sacralization of national identity)’로 정의하고자 한다.
우리 민족은 같은 역사와 같은 언어, 그리고 같은 혈통을 중심으로 민족의 동질성을 유지하여 왔다. 그런데 민족의 정체성은 민족의 동질성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확립되지는 않는다. 민족의 정체성 확립은 오히려 타민족과의 이질성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질 수 있다.
한편, 종교는 속성상 보편성을 강조하려는 성향을 지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종교와 민족주의의 관계는 상충적일 수도 있고 상보적일 수도 있으며, 그 중간 양상으로 서로 평행선을 유지할 수도 있다.
유교와 불교, 기독교는 이미 보편성을 확고하게 지니고 있는 소위 세계종교에 포함되는 종교들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들 종교도 역시 해당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째 부분인 「종교와 민족 – 이론적 접근」은 본 연구의 서론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서는 먼저 종교와 민족주의의 관계를 유형화하고, 각 유형에 따라 세계의 주요 지역의 종교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서 동아시아의 종교와 민족주의의 다양한 관계를 보다 큰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둘째 부분에서는 유교와 불교, 도교, 기독교 그리고 한국종교 등 개별종교가 특히 동아시아적 상황 속에서 민족주의의 형성과 유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피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유교는 중국 민족주의 형성에 크게 기여한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내용이 본 연구에서 지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 유교는 실학이나 북학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한국 민족주의 형성에 저해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교가 오히려 중국으로 역수출되는 경향을 보여 이러한 양상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주자학보다는 양명학이 해당 지역의 민족주의에 보다 많은 관심을 지녔던 것도 본 연구에서 지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는 일반적으로 유교에 비해 초세간적인 성격을 보다 많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대승불교는 소승불교에 비해 초세간적인 성격을 보다 많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대체로 동아시아에서 불교는 해당 지역의 민족주의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은 그다지 많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일본에서 불교는 일본 민족주의 형성에 보다 많이 기여한 것으로 추측되며, 이 점에서 일본종교의 특징 또한 지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는 동아시아에서 역사가 비교적 짧고, 또한 서구적인 옷을 입고 들어온 관계로 인해 아직까지는 해당 지역의 민족주의와 상충적인 관계를 보다 많이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三自運動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기독교가 완전히 해당 지역의 민족주의와 상충적이었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기독교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일본 민족주의와 상보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볼 때 중국에서는 유교와 도교가, 그리고 한국에서는 일부 기독교의 종파와 소위 민족종교 측에서, 그리고 일본에서는 유교, 불교, 기독교, 신종교 등이 대체로 해당 지역의 민족주의와 상보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III 2-3차 연도
1차 연도의 연구는 총론에 해당한다. 1차 연도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2-3차 연도(종교와 민족 II – 종교와 민족 III)에는 ‘종교와 민족’이라는 동일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의 상황에 보다 미시적으로 접근하여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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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
□ 동아시아의 종교와 민족주의
--------- 강돈구(한국정신문화연구원)
I 머리말
II 민족주의에 대한 상반된 견해
III 종교와 민족주의
IV 동아시아의 종교와 민족주의
1. 중국의 경우
2. 일본의 경우
3. 한국의 경우
V 맺음말
□ 불교와 민족주의 : 일본 불교와 일련주의를 중심으로
--------- 박규태(서울대 강사)
I 들어가는 말
II 나치렌과 『입정안국론』
III 근대 일련주의와 국가주의
IV 법화계 신종교(재가불교)와 민족주의
V 나오는 말
□ 韓國 儒敎와 民族主義
--------- 김경일(한국정신문화연구원)
I 서론
II 조선중화주의의 형성
1. 중화주의
2. 조선중화주의
III 근대 유교와 민족의식
1. 실학의 대두
2. 척사위정론
3. 유교개혁운동
IV 결론
□ 기독교와 민족 – 보편성과 특수성의 논점을 중심으로
--------- 이상훈(한국정신문화연구원)
-. 종교와 민족, 독법의 공유를 위하여
I 기독교의 형성과 민족
1. 소위 ‘상관관계의 법칙’을 통해 본 초기 교부들의 신학
2. ‘기독교의 헬레니즘화’ 논의의 쟁점
3. 교리의 형성과 언어
4. 토착화냐, 혼합화냐?
II 기독교의 발전과 민족
1. 기독교 세계(Christendom)의 형성과 기독교(Christianity)
2. 교회와 국가, 그 긴장관계의 역학
3. 교권형성의 사회사적 의미
4. 종교개혁과 민족
III 기독교의 적용과 민족
1. 서구 중심의 기독교 vs. 제3세계 교회
2. ‘우리의 우물에서 물을 마시자’
3.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신학
4. 아시아신학의 형성
IV 한국에서 기독교 되어가기
1. 민중적 관점에서
2. 민족적 관점에서
3. 문화적 관점에서
4. 미래 엿보기
-. 나가면서
□ 기독교 예술의 토착화를 통해 읽는 민족과 종교
--------- 이정숙(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빙연구원)
서론
연구의 범위와 구성
I. 종교와 민족 : 기독교와 각 민족문화의 형성을 중심으로
II. 기독교 미술의 土着化에 나타나는 민족과 종교의 상관관계
1. 기독교 미술의 흐름
2. 기독교 미술의 土着化
III. 동아시아 기독교미술에 적용된 土着化 -- 김기창, 와다나베 사다오, 장 구이지에를 중심으로
1. 雲補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
1) 화가로의 삶
2) 『예수의 생애』
3) 「갓 쓴 예수」를 통해 읽는 민족의 고난과 극복 — 또 하나의 苦痛 表現法
4) 작품 읽기
2. 와다나베 사다오(渡邊禎雄, Watanabe Sadao)의 예술
1) 와다나베 사다오의 생애와 미술
2) 와다나베 사다오의 작품 이해
3) 작품 읽기
3. 장 꾸이 지에(Zhang Gui-jie)의 예술
1) 장 꾸이 지에의 삶
2) 장의 미술의 특징 — 없는 중에도 기쁨은 더하다
3) 그림 읽기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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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
유교와 불교, 기독교는 이미 보편성을 확고하게 지니고 있는 소위 세계종교에 포함되는 종교들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들 종교도 역시 해당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1. 종교와 민족에 대한 이론적 접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2. 불교, 유교, 기독교를 중심으로 각 개별 종교의 보편성과 민족적 특수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3, 이들 종교적 행태가 예술로 나타났을 때 그 표현 양식의 민족적 특수성 등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당초 연구 계획의 개요에 따라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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