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목적 및 배경 |
○ 연구목적
여성의 문제는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띈다. 종래의 여성연구, 여성사연구는 여성을 동질적 범주로 간주하고 민족이나 계급의 변수를 중심적으로 고려해오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성의 문제는 지역, 계급, 민족 내지 역사적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띄고 전개되어 왔으며, 따라서 여성문제의 연구에서도 그러한 구체적 상황을 규명해 낼 수 있는 적합한 방법론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20세기 초 한국의 근대적 여성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식민지배, 일본의 페미니즘운동, 서구의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 등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는 식민지배의 문화적 함의를 심층적으로 규명하고, 나아가 아시아적 페미니즘의 전개과정에 나타나는 독특한 특징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연구배경
최근 한 사회 내에서 현실변혁을 향한 강력한 요구로부터 출발하는 페미니즘운동과 관련을 가지면서 양성관계의 성격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역사적으로 접근하는 「젠더사(Gender史)」라고 하는 새로운 연구영역이 형성되고 있다. 「젠더사(Gender史)」라고 하는 연구분야는 특정의 시기에 특정의 지역에서 여성들이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의 내용과 그에 대응하는 페미니즘 운동의 상이한 성격에 대한 규명을 통하여 여성사(女性史)를 서술할 수 있는 방법론을 모색하는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교육이나 직업기회의 균등, 참정권 획득을 포함하는 시민적 권리 획득을 주된 목표로 하였던 고전적 페미니즘에 대해, 1960년대 이후의 페미니즘에서는 민족과 계급을 젠더와 결합시킴과 더불어 초기의 페미니즘에서 자명(自明)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제 개념들이 안고 있는 민족성 · 계급성의 결여를 문제삼기 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 페미니즘에서 「사적(私的)」문제로 회피되었던 성(性)과 생식(生殖)의 영역에서도 남녀의 권력관계를 지적하고 여성의 재생산권(再生産權, reproductive right), 즉 성(性)과 생식(生殖)에 관한 자기결정권(自己決定權)을 주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페미니즘의 전개과정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종군위안부」라는 현실적 문제를 둘러싸고 이제 겨우 학문적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형편이다.
종래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던 여성문제 인식의 틀을 넘어 개별 사회들에 나타나는 여성문제들의 다양한 성격을 이해하고 이론적으로 규명해 내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연구들이 축적될 필요가 있으며 이 연구도 그러한 목적에서 계획되었다. 여기서는 근대적 여성상이 형성되던 1910-30년대에 식민지배국이었던 일본의 페미니즘 운동이 한국의 여성운동의 내용과 방향에 미친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근대초기 한국사회에 나타났던 「식민지배 · 민족문제 · 여성문제」의 독특한 결합의 양상을 규명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나아가 한국의 「신여성」운동의 전개과정과 「청탑(靑鞜)」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근대적 여성운동의 전개과정을 비교해 봄으로써 한 · 일 양국 여성들의 삶을 규정하였던 상이한 정치적 · 사회적 · 문화적 제 조건들을 밝혀 본다.
이러한 연구는 한국과 일본 내 관련분야 학자들간의 교류 및 의사소통의 증진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일본의 근대 여성사 연구자들이 식민주의적 인식틀 안에서 아시아 여성들과의 교류 및 상호 영향을 충분히 다루어 오지 못하였다면, 한국의 근대여성사 연구자들은 국민국가 형성의 틀 안에서 주로 독립운동의 관련 속에서만 여성사를 다루어 온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 내에서 식민주의적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이 일어남과 동시에 한국에서도 민족운동사를 중심으로 하였던 여성사 연구의 한계를 넘어 현대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여성사를 새로이 서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과 함께 한 · 일 양국에서 그동안 행해져 온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학문적 상호비판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연구는 그러한 노력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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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방법 및 내용 |
○ 연구방법
1) 문헌연구를 기본으로 한다.
2) 일본의 관련학자, 특히 「靑鞜」운동에 관하여 중심적으로 연구하여 왔던 일본의 근대여성사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한 · 일 워크샵」을 개최한다.
- 시기: 2000년 10월 27일(금)-28일(토) 예정
- 장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3) 또한 가능하다면 한 차례씩 공동연구자들의 일부 또는 전부가 일본 현지를 방문하여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면담할 기회를 갖는다.
○ 연구내용
한 · 일 양국에서 1910~1930년대에 걸쳐 형성되기 시작한 「근대적 여성상」의 내용과 그를 둘러싼 운동의 과정을 비교분석하기 위한 이 연구는 2년 연속 연구로 계획되었으며 대략 다음의 내용으로 구성될 것이다.
〈2,000년〉
① 일제시기 신문 · 잡지를 통해본 신여성 (이배용)
② 1920년대 신여성의 다양한 행로에 관한 연구 (이상경)
③ 新女性에 대한 社會的 受容과 批判 (박용옥)
④ 일제하 신여성의 교육과 지식 (김경일)
⑤ 한국과 일본의 신여성 비교 ㅡ나혜석과 히라츠카 라이초우의 생애사적 배경을 중심으로ㅡ (문옥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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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
▨ 「일제시기 신문 · 잡지를 통해본 신여성」 / 이배용
1. 머리말
2. 신여성의 등장과 실태
(1) 신여성에 대한 인식과 논의
(2) 신여성의 복식
(3) 신여성의 직업과 활동
3. 신여성의 의식구조
(1) 결혼관
(2) 부부관
(3) 가족관
(4) 자녀관
4. 신여성의 역할과 갈등
5. 맺음말
▨ 「1920년대 신여성의 다양한 행로에 관한 연구」 / 이상경
1. 신여성 논의에 대한 반성
2. 1920년대 신여성상의 형성 과정
(1) '여학생'과 신여성
(2) 신여성과 '신가정'
(3) 여성활동가와 모던 걸
(4) 여성의 성적 정체성과 사회적 자아
(5) 남성 작가의 신여성론
3. 1920년대 신여성의 다양한 행로
(1) 전문직 여성과 예술가
(2) 기생과 신여성
(3) 인형의 집을 나오는 신여성
(4) 여자고학생과 신여성
4. 결론
▨ 「新女性에 대한 社會的 受容과 批判」 / 박용옥
1. 들어가는 말
2. 新女性의 社會的 含意
3. 新女性이 希求하는 生活 樣態와 論難
4. 社會主義 新女性의 擡頭와 活動
5. 맺는 말
▨ 「일제하 신여성의 교육과 지식」 / 김경일
1. 머리말
2. 여성 교육의 실태
3. 학교 교육의 이념과 목표, 효용
4. 교양과 지식
5. 대응과 비판
6. 맺음말
▨ 「한국과 일본의 신여성 비교 ㅡ나혜석과 히라츠카 라이초우의 생애사적 배경을 중심으로ㅡ」 / 문옥표
1. 서 론
2. 개인가족사적 배경의 차이
1) 히라츠카 라이초우의 가족배경
2) 나혜석의 가족배경
3. 사회문화적 배경의 비교
1) 개인적 활동과 조직을 통한 운동
2) 한 · 일 양국의 여성교육 현황과 사회진출
4.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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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
문옥표 교수, 「한국과 일본의 「신여성」 비교 ㅡ나혜석과 히라츠카 라이초우의 생애와 사상ㅡ」: 20세기초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한 대표적 여성이었던 나혜석과 히라츠카 라이초우를 비교, 이들 활동의 유사점과 차이점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한 고찰.
박용옥 교수, 「신여성 대두에 대한 사회적 수용과 비판」: 한국여성의 자아 표현의 성장과정과 여권 선언 검토, 신여성운동의 전개 양상, 신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비판, 신여성의 자기갈등양상에 대한 고찰.
이배용 교수, 「일제시기 신문 · 잡지에 나타난 신여성상」: 한국의 근대성이 식민지 하의 신여성을 통해 어떻게 표출되고 구성되는가, 어떠한 여성상이 한국의 근대성으로 자리잡는가를 당시의 신문과 잡지들을 통해 고찰.
이상경 교수, 「1920년대 신여성의 사상과 행동에 관한 연구」: 염상섭의 『사랑과 죄』, 이기영의 『두만강』 속에 담고 있는 여성인물들을 통해 1920년대 신여성의 다양한 행로에 대한 재발견 시도.
김경일 교수, 「일제하 신여성에서 교육과 지식」: 일제하의 교육과 지식이 신여성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식민지 여성교육의 실태와 효용은 어떠했는가, 학교 밖에서의 여성의 교양과 지식은 어떠했는가, 이들 교육에 대한 여성들의 대응과 비판은 어떠했는가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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