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 : [북학의]의 경제지리
• 영문 : A view of Economic Geography in Bukhakui(北學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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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연구는 박제가의 대표적 저서인 「북학의」를 분석하고, 당대에 조선 실학자들의 사고와 한국과 중국간의 문화와 경제교류 내용을 살펴 당대의 청류(靑流)를 우리들은 어떻게 바라보았고, 그를 수용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당대 우리문화와 경제에 어떻게 접목시키고자 했는가를 살피고자 함에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오늘날의 우리 한류(韓流)는 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비추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과거와 오늘날의 상호 교류의 파장은 공급처와 수요처의 입장을 바꿔가며 지구촌 각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본 연구의 연구내용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학의에 나타난 경제지리 관련 내용을 추출한다.
   둘째, 경제지리 관련 내용들을 주제별로 분류, 정리한다.
   셋째, 북학의에 담긴 경제지리 내용들의 당시 시대적 의미, 가치를 음미한다.
   넷째, 주제별로 분류, 정리된 내용들을 현대의 경제 지리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다섯째, 이상의 내용들을 종합하여 [북학의]에 비친 경제지리 내용의 성격과 의미, 가치 등을 중심으로 결론을 도출한다.

   본 연구를 통해 보면, 박제가는 중농, 중상, 중공업적 사고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나태한 현실을 혁파하는 혁신적 사고를 가진 실학자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농사에 축력으로서 절대적 도구가축이었던 소를 애끼는 마음과 관리하는 방법, 그리고 당시 교통수단으로서 중시되었던 말(馬)에 관심이 지대해 말을 사육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던가, 밭이나 논에 시비하는 일의 중요성과 거름관리 방법을 해박하게 설명하고 있는 일, 면 옷과 더불어 옷감의 근간이 되었던 농잠에 대한 세세한 지식과 설명, 나아가 과실의 겨울철 보관법과 관리하는 방법 등은 박제가의 농업지리와 관련된 애민사상과 지식의 깊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편, 중상주의적 그의 사상은 날카롭기까지 하다. 박제가는 당시 우리나라가 가난한 주요 원인이 수공업과 상업을 천시하고, 특히 상업을 말업(末業)이라 하여 억말정책(抑末政策)으로 상업의 발전을 억압하는 데 있다고 보고, 도리어 상업이 크게 진흥되어야 함을 역설하면서 그 이유를 첫째, 한 지방의 무용한 재화와 다른 지방의 유용한 재화가 전국적으로 활발히 유통되어야 전국의 자원이 합리적으로 이용되어 이용후생이 비약적으로 증대되고, 둘째, 소비가 수요가 일어나서 생산을 자극하여 생산 증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셋째, 상업이윤을 계속 추구하는 과정에서 교통운수수단과 수공업에도 기술혁신이 일어나서 나라와 백성이 부유하게 된다고 보았다. 박제가는 우리나라의 상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상인의 수가 총 인구의 30% 정도는 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비율까지 제시하면서, "태유(汰儒)" 당한 종래의 양반신분층을 상인층화하여 이를 충당하도록 구상하였다.

   수공업 및 선진기술의 도입 필요성을 또한 강조하였다. 박제가는 국내의 기술혁신을 위한 긴급한 대책의 하나로 중국으로부터의 선진기술의 도입을 주장하면서 첫째, 해마다 10명씩 재주 있는 기술자를 선발하여 사신을 중국에 파견할 때 통역관 중에 끼어 넣어서 중국의 선진기술을 배우고 기구도 사오게 하며, 둘째, 나라 안에 기술혁신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관청을 세워서 배워온 선진기술을 물력(物力)을 내어 실험하고 나라 안에 반포하며, 셋째, 그런 연후에 그 사람이 배워온 선진기술의 규모와 효과의 허실을 관찰하여 상벌을 내리고, 넷째, 한 사람을 세 번 중국에 보내되 별로 효과가 없는 사람은 교체해서 다시 선발하도록 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해서 10년 안에 중국의 선진기술을 모두 배우고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박제가 관심은 선진기술의 도입 방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세심한 데까지 이르고 있다.

   본 연구 결과, 박제가는 그의 저서 [북학의]에서 경제지리적 깊은 식견과 지식을 겸비한 중상주의적, 중농주의적, 중공주의적 사고와 철학을 주창한 당대의 훌륭한 실학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의 현실적인 지리적 지식과 경제관이 적절하게 받아들여졌다면 조선시대 후기의 국력신장은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