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 : 고려 불교의례의 성격 재조명
• 영문 : The Nature of Buddhist Rituals in Medieval Korea: A Reexamination

이 연구의 목적은 연등회와 팔관회를 중심으로 한 고려 불교의례의 성격 재조명이란 주제의 학술단행본 출간에 있다. 연등회와 팔관회의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의례에 대한 연구사 위주의 역주 연구는 아직 진행되지 못했다. 고려 불교의례에 관한 연구업적은 양적으로도 여전히 많지 않은 가운데, 세계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한 가운데, 지금까지의 연구는 개별적인 의례의 내용과 기능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 의례들이 불교의례거나, 적어도 불교적 요소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의례임에도, 이 의례들에 대한 불교학자의 연구업적도 소략하였으며, 또한 선행연구들이 지닌 관행적 산물의 결과, 이들 의례에 대한 성격 규명도 여전히 일정한 한계성을 띠고 있었다. 이러한 점들이 이 연구의 배경이 되었다.

주 연구 방법은 문헌분석법이며, 관찰법도 적용된다. 전자는 이 연구에서 전반적으로 적용될 것이며, 후자는 현대에서 재현되고 있는 연등회와 팔관회의 검토에서 이용될 것이다. 이 연구는 제1부 고려 불교의례의 성격 재조명과 제2부 고려 불교의례 절차 역주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상원연등회와 중동팔관회의 성격 재조명, 『고려사』 및 「예지」의 한계성 검토, 종합 분석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여기서는 「상원연등회의」와 「중동팔관회의」의 역주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선행연구 성과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하여 이 두 의례의 성격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하였다. 본서의 주제들과 관련된 기존 연구 성과들은 공통적인 관행상의 문제점들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이 점들에 대한 분석에 중점이 두어졌다. 제2부에서는 『고려사』 「예지」의 「상원연등회의」와 「중동팔관회의」에 대한 연구사 위주의 역주가 이루어졌다. 기존의 역주서들의 주석 내용이 관련 연구사보다는 특정 개념들에 대한 교감이나 용어 설명 등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기존 주석서들과의 차별성도 지니고 있다.

상원연등회와 중동팔관회의는 불교의 업설과 유교적 효사상의 결합체로서, 국왕의 장수 기원과 왕실의 조상제례를 목적으로 봄과 가을에 개최된 불교의례였다. 조상제례의 의미도 죽은 자보다는 산 자의 기복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 두 의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국왕의 축수 기원 및 그를 통한 군신 간의 화합에 있었다. 또한 기존의 연구 성과들이 의존해 온 『고려사』 위주의 자료들은 불교에 관한 한, 상당한 한계성을 보이고 있어, 현존 주요 다른 자료들인 관련 불전, 문집, 비문 등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임이 다시 분명해졌다. 또한 본서의 주제들에 대한 상당수의 기존 연구 성과들은 선행연구에 대한 구체적 분석의 부족을 비롯한 국내 학계의 잘못된 연구관행의 산물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들은 향후 우리 학계의 연구방법론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 상원연등회와 중동팔관회도 고려 문화의 한 부분이었으며, 문화란 만들어진 것이며,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란 점에서, 고려 불교의례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위해서는 유교의례, 도교의례, 자연신앙과의 연계성에도 주목하고, 이 의례들에 포함된 연희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미술사, 공예사 등 다른 학문 영역과의 학제간적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