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목적 및 배경 |
한국사회에서는 1987년 무렵 이주노동자들이 조금씩 유입되기 시작하여 현재 실질적인 다민족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단일민족국가라는 제도적 · 사회적 · 문화적 배경 하에서는 한국사회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것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문제는 향후 훨씬 더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현재 국제결혼가족이나 이주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거나 집행 중에 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문화적 · 사회적 충격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장기지속적인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같은 요인들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통합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사회질서를 유지하면서 통합된 한국사회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느냐가 한국사회 존립의 핵심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매년 한국인들이 이런 갈등의 요소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사회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꾸준히 자료를 만들어가고 축적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매년 반복되는 조사연구를 통해 꾸준히 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사회통합의 길을 찾는 것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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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방법 및 내용 |
○ 연구방법
가. 문헌연구
한국사회의 다문화 · 다민족 현상에 대한 좀 더 폭넓은 이해와 분석을 위하여 국내외 연구성과들을 검토하였으며, 다문화사회에 관한 이론적인 논의들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이전에 다문화사회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발표를 듣고 자문을 구함으로써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세계적 규모의 가치관 조사연구를 검토함으로써 본 연구와의 연계가능성과 차이점을 정리하였다.
나. 설문조사
본 연구는 설문조사를 통하여 한국사회의 다문화적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를 고찰하였다. 설문조사 응답자는 서울의 강남구, 구로구, 마포구 그리고 경기도의 일산, 안산, 여주 지역을 조사지역으로 하여 남성 255명과 여성 262명이다. 설문항목들은 연구자들이 기존의 세계가치관조사, 유럽사회조사, ISSP/KGSS에서 실시한 설문문항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본 연구에 적합한 문항들을 선택하여 활용하였고, 나아가 질문항목들을 본 연구에 맞게 재가공하고 재범주화하였다. 그리고 다문화 · 다민족에 대한 심층분석을 위해 민족의식 부분과 외국 및 외국인에 대한 인식 관련 문항을 추가하였다.
○ 연구내용
본 연구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급속하게 나타나고 있는 다문화적 상황과 실태를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사연구이다. 이를 통해서 한국사회가 현재 당면한 혹은 미래에 닥쳐올 다중적인 사회갈등과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고 적합한 정책을 제시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첫째, 한국사회의 가족현실과 사회인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결혼과 가족, 가족의 지위와 역할, 현재 가족생활에 대한 만족도, 이웃에 대한 친밀도, 한국사회의 현안 문제 등으로 분석하였으며, 이와 함께 한국사회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 및 변화방향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둘째, 한국의 인권문제나 시민권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서 정치에 대한 관심, 인권보장에 대한 의견, 정치적 참여의 정도 등을 비롯하여 정치적 발전에 중요한 사안에 대해 알아보았다.
셋째, 한국인의 민족의식 및 국가관에 관해 살펴보았다. 한국에 대한 자긍심, 애착심, 문화적 이식 등을 비롯하여 다른 국가들에 대한 주관적 태도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외국 및 외국인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서 외국방문, 해외거주경험, 외국인과의 교류경험을 비롯하여 타민족, 타인종, 타국민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을 분석하였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거주문제와 같은 외국인고용문제, 노동자문제 등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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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
1) 개요
‘다인종 · 다문화 사회통합 조사’의 결과는 크게 3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가족과 사회현실에 대한 의식조사 부분이며, 두 번째는 정치와 민족의식이며, 세 번째는 외국과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태도를 묻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조사지역을 수도권 일부지역에 한정하여 조사하였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을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조사 결과 지역적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조사의 결과와 관련하여 간단하게 그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 가족과 사회현실에 대한 태도
가족에 대한 태도는 크게 2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결혼 및 가족에 대한 조사이다. 두 번째로는 가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조사이다. 동거나 결혼, 이혼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자녀를 원하는 사람은 결혼을 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 매우 크게 나타나 자녀와 관련한 문항에 있어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가족에 대한 태도에 있어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태도는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들 혹은 장남의 지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회현실에 대한 태도는 신뢰 및 사회적 거리감에 관련된 조사와 한국사회에 변화 및 심각성 등에 대한 조사이다. 집단 사이의 거리감을 묻는 항목에 대해서는 일부 문항에 대해서 지역간 차이가 드러났고, 한국사회의 심각한 문제로는 환경, 고령화, 소득양극화, 교육문제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제결혼, 외국인 노동자, 이념 갈등세대 갈등 등은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문항에 있어 지역간 차이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3) 정치와 민족의식에 대한 태도
정치에 대한 태도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정치성향에 대한 조사는 정치에 대한 관심도, 이념지향, 탈물질주의 가치관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이념지향의 경우 연령대별 차이가 심했고, 탈물질주의 가치지향의 경우 향후 본 조사의 내용과 관련된 변수인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정치적 관용성의 경우에는 민주주의 제도의 선호, 인권 의식, 공개집회에 대한 인식 등으로 구분된다. 인권의식의 경우 지역별 차이가 나타났으며,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선호나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공개집회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행태에 있어서는 연령별 차이가 크며, 지역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도 주목된다. 그런데 차이가 나는 질문의 경우 경기 안산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민족의식에 대한 태도는 먼저 한민족 결정요인에 대한 것으로는 한민족하면 떠오르는 것, 한국인이 되기 위한 조건, 한국인에 포함되는 범주 및 한국국적의 취득요건 등이 조사되었다. 이 경우에도 지역적 특성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특히 한국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2, 3세대 동안의 긴 거주기간을 요구하는 것을 알 수 있어 사회통합에 있어 상당한 난점을 예고한다. 둘째,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매우 높게 나타났고, 한국인으로서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 정체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북한은 같은 민족으로 느끼고, 사회통합을 이루기에 타인종이나 민족보다 자연스럽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나, 민족감정만으로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한 보다 세밀하고 안정적인 정책적 대안의 마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4) 외국과 외국인에 대한 태도
외국인/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태도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지구화 시대의 개방성과 폐쇄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외국문물이나 상품에 대한 반감은 상당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유무역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이러한 태도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반면, 외국인의 토지매입이나 TV방송의 한국관련 프로그램 편성 등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의 개방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로 국제결혼의 증가라는 차원에서 살펴보면, 규범적 수준에서의 국제결혼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자신의 문제로 다가올 때 국제결혼에 대해 많은 수의 사람들이 꺼려하고 있으며, 국제결혼으로 인한 문제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예측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인노동자와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다가갈 때, 이 역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규범적인 태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 즉, 실제로 자신의 위치를 교란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을 때는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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