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의 사상가 원효, 그의 방대한 사유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원효(617~686)는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사상가다. 서로 다른 가르침과 주장을 조화롭게 이해하려는 화쟁(和諍)을 중시했으며, 그의 저술은 중국과 일본의 불교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원효의 저술에는 여러 불교 학파의 복잡한 논의가 담겨 있어 이를 하나의 사상적 흐름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김종욱 동국대 명예교수가 쓴 『원효』는 이 점에 주목하여 그의 저술을 폭넓게 살피고, 그 안에 담긴 사유의 구조와 방향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특정 저술이나 대표적인 사상에 집중하기보다 원효가 남긴 글을 따라가며 그가 어떤 문제를 고민했고, 서로 다른 불교의 가르침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했는지 살펴본다.
원효의 저술 17편을 따라 읽으며 사유의 흐름을 살피다
원효는 평생 수많은 저술을 남겼지만 상당수는 오늘날 전해지지 않는다. 이 책은 현재 남아 있는 저술 가운데 아주 짧은 단편을 제외한 17편을 모두 다룬다. 각 저술을 집필 배경과 주요 내용, 사상적 특징과 의의로 나누어 설명하고, 독자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부터 차분히 짚어준다. 기존에도 원효의 개별 저술에 대한 해설은 있었지만, 이 책은 한 저자가 17편의 저술을 동일한 체계와 일관된 관점에서 해설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서양 철학과의 비교를 통해 원효 사상을 새롭게 읽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원효의 핵심 개념을 서양 철학과 심리학, 사회사상 등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재해석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일심(一心)·진여(眞如)·아리야식·불성(佛性)·정토(淨土)·보살이라는 여섯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원효의 사유가 다른 시대의 문화·사상들과 어떤 문제의식을 공유하는지 살핀다. 진여를 하이데거 철학의 존재와, 아리야식을 현대 분석심리학의 무의식과 비교하고, 불성은 칸트 철학의 이성과, 정토는 서양의 유토피아 사상과, 보살은 니체 철학의 초인과 나란히 놓고 그 의미를 검토한다. 이러한 접근은 원효의 생각을 불교 내부에만 한정하지 않고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시도다. 이를 통해 원효의 사유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가 던진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질문을 오늘의 시각에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김종욱. 불교철학 전공,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명예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장과 K학술확산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중관학과 원효학을 비롯한 불교사상을 서양철학과 접목시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지금은 불교학자가 본 서양철학의 역사를 집필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 『원효와 하이데거의 대화』, 『불교생태철학』, 『불교에서 보는 철학, 철학에서 보는 불교』, 『하이데거와 형이상학 그리고 불교』, 『용수와 칸트』 등이 있다. 『불교철학의 역사』, 『서양철학과 禪』, 『불교사상과 서양철학』 등을 번역했다.
1장 원효 이해의 흐름과 과제
2장 원효의 생애: 설화와 사료 사이에서
3장 저술로 보는 원효 사상
1. 원효 저술의 체계
2. 원효 저술 따라 읽기
1)『기신론별기』
2)『이장의』
3)『기신론소』
4)『열반종요』
5)『대혜도경종요』
6)『무량수경종요』
7)『불설아미타경소』
8)『미륵상생경종요』
9)『법화종요』
10)『범망경보살계본사기』
11)『보살계본지범요기
12)『본업경소』
13)『금강삼매경론』
14)『판비량론』
15)『십문화쟁론』
16)『중변분별론소』
17)『화엄경소』
4장 원효 사유의 구조 분석
1. 중생 마음의 이중 구조
2. 대승보살도를 향한 일향성
3. 원효 사유의 구조: 일향적 이중성
5장 원효 사상의 다층적 해석: 키워드 다시 읽기
1. 일심과 일자 혹은 정신: 원효와 플로티노스, 헤겔 철학
2. 진여와 존재: 원효와 하이데거 철학
3. 아리야식과 무의식: 원효와 프로이트, 융 심리학
4. 불성과 이성: 원효와 칸트 철학
5. 정토와 유토피아: 원효와 이상사회론
6. 보살과 초인: 원효와 니체 철학
6장 다시 원효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