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개요 보고서

연구결과 개요 보고서: 과제구분, 과제코드, 연구과제명, 연구책임자, 공동연구자, 연구기간, 연구형태, 연구목적 및 배경, 연구방법 및 내용, 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연구결과, 참고문헌, 연구결과물로 구성
과제구분 한국학기초연구 / 단독논문게재형과제
과제코드 (AKSR2024-R05)
연구과제명
  • 국문 : (AKSR2024-R05) 호론(湖論)과 낙론(洛論)의 명덕(明德) 논쟁 연구 – 남당(南塘) 한원진(韓元震)의 명덕설과 이에 대한 낙론의 비판을 중심으로
  • 영문 : A Study of the Debate between the School of Ho and the School of Nak on the Concept of Luminous Virtue
연구책임자 신상후
공동연구자
연구기간 20240417 ~ 20241216 연구형태 단독연구
연구목적 및 배경 “명덕(明德)”은 『대학(大學)』의 핵심 개념으로, 주자(朱子)는 이를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 허령하고 어둡지 않아서 모든 리(理)를 갖추고 만사에 응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즉, 명덕은 모든 사람이 타고나는 것으로, 밝음의 특징을 지니며, 사람이면 누구나 이를 토대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명덕의 본연적 밝음을 보존함’을 의미하는 ‘명명덕(明明德)’은, 『대학』 3강령의 기초이고 8조목의 목표인바, 주자학자들이 학문을 통해 성취하려는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명덕’ 개념이 주자학자들에게 중시되었던 이유이다.
조선조 주자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심화하는 과정에서 ‘명덕’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활용은 명덕 개념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조선조 주자학의 명덕 논쟁의 주제는 대략 다음 세 가지이다.

① 명덕은 심(心)ㆍ성(性)ㆍ정(情) 중에 어디에 해당하는가.
②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있는가, 없는가.[有分數ㆍ無分數]
③ 명덕은 리(理)에 속하는가, 기(氣)에 속하는가.[主理ㆍ主氣]

이 중 두 번째 주제는 호락(湖洛)논쟁의 쟁점 중 하나이기도 했다. 호락논쟁은 충청 기반의 호론계(湖論係) 학자들과 서울 및 근기(近畿) 기반의 낙론계(洛論係) 학자들 간에 벌어진 논쟁이다. 낙론계 학자 매산(梅山) 홍직필(洪直弼, 1776~1852)은 당시 호락 제현들의 논변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① 인물성동이(人物性同異) 문제: 사람의 본성과 동물의 본성은 같은가, 다른가?
② 미발심(未發心)의 선악(善惡) 유무(有無) 문제: 감정이나 사려가 발하지 않은 마음은 선한가, 선악이 혼재하는가?
③ 명덕의 분수(分數) 유무 문제: 명덕에 개인적 차이는 없는가, 있는가?

호락논쟁의 여러 주제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첫 번째 인물성동이의 문제이다. 호락 제현의 글 중에 가장 빈번히 보이는 내용이 이 주제에 관한 것이고, 호락논쟁에 관한 연구 중에 가장 많이 다루어진 것도 이 주제이다. 그러나 양이 많다고 해서 이것을 핵심쟁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필자가 보기에, 호락논쟁의 핵심쟁점은 두 번째 주제이고, 세 번째 주제는 두 번째와 같은 주제를 ‘명덕’ 개념을 활용해 변주한 것에 가깝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주제는 모두 ‘개인의 마음이 태생적 오염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묻는다. 즉, 본성이 아니라 마음을 다룬다. 이 주제가 주자학에서 이토록 중요한 쟁점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자학에 따르면, 사람은 모두 아무런 결함이나 오염이 없는, 온전한 천리(天理)를 본성으로 지니고 태어난다. 그래서 만인의 본성은 같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떠한가? 만인의 마음도 본성처럼 같은가? 사람은 누구나 결함이나 오염이 없는 선한 마음을 타고 나는가? 아니면, 마음은 본성과 달리 태생적으로 기질의 오염에 매몰되어 있는가? 호락의 제현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었다. 이를 심각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주자가 이에 관한 모순적 언설을 남겼기 때문이고, 둘째, 이 문제가 주자학적 인간 이해의 성격을 좌우하는 골자가 되기 때문이다.
율곡학파에 속하는 호론과 낙론의 학자들은 율곡을 따라 명덕을 ‘본심’으로 이해했다. 명덕을 둘러싼 논쟁은 이 본연적 마음에 오염이 있는지, 없는지를 다룬다. 명덕의 개인적 차이 유무를 따지는 문제는 곧 본연적 마음의 개인 차를 따지는 문제가 되는데, 차이란 개개인 명덕의 밝음 차이를 의미한다.
미발심에 대한 호론과 낙론의 견해를 통해 명덕에 대한 그들의 이해도 짐작할 수 있다. 미발의 마음 역시 본연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호론은 미발의 마음에 개인적 차이가 있고 태생적 오염이 있다고 주장했고, 낙론은 어떤 오염이나 결함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호론은 명덕에 대해서도 개인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을 것이고, 낙론은 없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호론과 낙론 모두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본연적 마음에 오염이 없다고 보는 낙론이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함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본연적 마음에도 기질에 의한 오염이 있다고 보는 호론이 어떻게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던 것은 호론의 종장 남당(南塘) 한원진(韓元震, 1682~1751)이었다. 그는 “명덕과 마음이 다른 존재인 것은 아니지만 명덕은 마음의 밝은 부분만을 가리켜 말한 것이므로 명덕에 있어서는 기품의 차이를 근거로 선악이 있고 분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남당이 미발에 선악이 없음을 논하면서 다만 담연허명함만을 가리켜 말하면 선악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 것과 완전히 같은 구조이다. 결국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기품의 오염이 그대로 존재하는 마음인데 거기에서 기품을 빼고 말하면 명덕이 되고 미발의 담연허명함이 된다는 것이다.
남당의 비유에 입각하여 말하면, 명덕이나 무선악의 미발은 거울 전체를 가리켜 말한 것이 아니라 거울의 광명함만을 지적하여 말한 것이 된다. 그 광명함만을 가리켜 ‘선악이 없다’고 하고 ‘분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분수없는 ‘모든 거울의 동일한 광명함’이란 결국 개념적으로 지적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일 뿐이고, 현실에 존재하는 광명함은 거울의 재질에 따라 다른 차별적 광명함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현실에 존재하는 마음은 기품의 차별성을 갖는 마음일 뿐이다.
남당이 마음과 명덕을 구분하여 ‘명덕에 분수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주자학 체계에서 명덕이 갖는 위상 때문이다. ‘명명덕’은 『대학』 3강령의 하나이고, 또 『대학』에서는 명덕을 밝힘으로써 ‘지선(至善)의 경지에 도달[止於至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만약 명덕에 처음부터 기질의 악이 혼재되어 있다면 어떻게 이 명덕을 밝히는 공부를 하라고 권할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남당을 비롯한 호학 계통의 학자들이 ‘명덕에도 분수가 있다’는 주장을 드러내놓고 하기를 꺼렸던 것이다.
낙론계 학자들은 이런 점을 간파하여 남당의 명덕설이 결국 ‘명덕유분수설’로 귀착된다고 비판하였다. 남당의 미발설과 명덕설에 관한 낙론계 학자들의 비판은 비교적 명료하다. 그런데, 선행연구 중에는 그 비판의 부당성과 부적절성을 지적한 연구들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에서 기획되었다. 호론의 마음 이론을 ‘본연적 마음에 결함과 오염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가? 이 적절성을 따져보기 위해 연구자는 호론의 미발심론을 분석할 수도, 명덕설을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인바, 본 연구에서는 그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고 단순한 명덕설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분석을 통해 위의 질문의 답을 제시해 볼 것이며, 이로써 호락논쟁에 관한 선행연구들의 시비를 따져볼 것이다.
연구방법 및 내용 본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선행연구 분석으로, 호론과 낙론의 명덕설에 관한 선행연구는 전량을 분석하고, 호락의 미발심론에 관한 선행연구도 일부 분석한다. 미발심론 연구 중에는 특히 호론의 심론을 ‘미발심체유선악설’로 규정하는 것의 문제를 지적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둘째는 원전 자료의 수집 및 분석으로, 남당 명덕설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하여 『남당집』의 관련 서술뿐만 아니라, 남당의 저술 『경의기문록』의 「대학」 부분도 전량 번역하고 분석한다. 낙론계 학자들의 남당 비판은 주로 미호(美好) 김원행(金元行, 1702~1772), 근재(近齋) 박윤원(朴胤源, 1734~1799), 노주(老洲) 오희상(吳熙常, 1763~1833), 매산(梅山) 홍직필(洪直弼, 1776~1852)의 언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근재, 노주, 매산은 남당 뒷세대의 학자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낙론의 명덕설 자체가 심화되면서 그 반대에 대한 비판도 정교화되었으므로, 뒷세대 학자의 비판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셋째는 논문의 구상과 집필로, 그간의 분석과 정리를 토대로 내용을 구성하고 논문을 집필하여 완성한다. 특히, 이 구성 단계에서, 남당의 명덕설을 명덕유분수설로 간주할 수 있는지를 따져볼 것인데, 만약 남당의 명덕설이 명덕유분수설로 귀결된다면, 이를 근거로 “남당의 마음 이론은 본연적 마음에 결함과 오염이 있다고 간주하는 이론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며, 남당 명덕설에 대한 낙론의 비판을 적실한 비판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남당의 명덕설과 낙론의 ‘명덕무분수설’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결론 난다면, 낙론계 학자들의 비판의 부당성과 기존 연구의 오류를 지적하게 될 것이다.
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1. 연구의 목적 및 배경

2. 연구의 방법

3. 연구의 내용
(1) 서론
(2) 남당 한원진의 명덕설
(3) 남당 한원진의 명덕설에 대한 낙론의 비판
(4) 결론

4. 기대효과 및 활용방안

5. 참고문헌
연구결과 본 연구는 조선 후기 주자학의 핵심 논쟁 중 하나인 호론(湖論)과 낙론(洛論)의 명덕(明德) 논쟁을 분석하여, 그 사상적 의미와 철학적 쟁점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명덕은 『대학(大學)』의 핵심 개념으로서, 인간 본연의 선한 마음을 의미하며, 주자학에서는 이를 허령불매(虛靈不昧)한 마음으로 설명한다. 주자학자들에게 있어, 학문과 삶의 목표는 선한 본성을 온전히 실현하는 인격, 즉 성인(聖人)이 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지향이 가능한 이유는, 주자학에서는 ‘누구나 학문을 통해 성인이 될 수 있음[聖人可學]’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이론적 근거를 약술하면, “사람이면 누구나 선한 본성을 타고나며, 이것을 실현해낼 통철(洞徹)한 마음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성리학(性理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주자학은 “누구나 한 점의 오염도 없는 순선(純善)한 천리를 본성으로 지닌다.”고 주장한다. 이는 성인과 보통사람이 같다. 성인과 보통사람의 차이는 본성에 있지 않고 기질(氣質)에 있다. 기질에는 ‘맑고 탁함[淸濁]’과 ‘순수하고 잡박함[粹駁]’의 차이가 있는데, 성인은 오염이 없는 청수한 기질을 타고나고, 보통사람은 탁박한 기질을 타고난다. 탁박한 기질이 선한 본성을 엄폐하여, 그것의 온전한 발현을 가로막는다.
이 엄폐의 발생 원인을 주자학에서는 ‘외부 사물과의 접촉’으로 설명한다. 탁박한 기질을 지닌 보통사람은 외부 사물에 대한 왜곡된 욕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부 사물과 접촉하기 전에는 어떠한가? 사물이 내 앞에 이르지 않아 나의 감정이나 사려가 발생하지 않은 때, 즉 미발(未發)의 때에는 이러한 왜곡된 욕망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미발시에는 성인과 보통사람 간의 차이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기질에 의한 오염은 태생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미발시에 인욕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질의 오염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오염된 기질은 타고난 것이니, 죽을 때까지 그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호론은 기질에 의한 엄폐가 상존한다고 하고, 낙론은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미발의 마음은 본래 타고난 마음이다. 이 본연적 마음에 오염이 있는지, 없는지를 다투는 것이 미발심 논쟁이다. 명덕은 어떠한가? 율곡학파 학자들은 명덕을 본연적 마음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명덕의 개인적 차이 유무를 따지는 문제는 곧 본연적 마음의 개인 차를 따지는 문제가 되는데, 차이란 개개인 명덕의 밝음 차이를 의미한다.
호론의 종장, 남당 한원진은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는 ‘명덕무분수설(明德無分數說)’을 주장했다. 남당의 말은 다음과 같다. “마음과 명덕은 진실로 두 가지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 나아가 분별하여 말하면, 마음은 기(氣)이니 마음이라고 말하면 기품이 그 안에 있으므로 선악이 있는 것이요, 명덕은 이 마음의 광명한 것이니 명덕이라고 말하면 마음의 밝은 부분만을 가리키는 것이어서 본래 기품을 띠지 않고 말한 것이므로 선악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은 본성을 포함한 것으로도 말할 수 있고 본성과 상대한 것으로도 말할 수 있으나, 명덕은 다만 본성을 포함한 것으로만 말할 수 있고 본성과 상대한 것으로 말할 수 없다. 마음은 본성과 상대한 것으로 말할 수 있으므로 선악이 있는 것이고, 명덕은 본성을 포함한 것으로만 말할 수 있으므로 선악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마음과 명덕의 분별이다.”
명덕과 마음이 서로 다른 존재인 것 아니지만 명덕은 마음의 밝은 부분만을 가리켜 말한 것이므로 명덕에 있어서는 기품의 차이를 근거로 선악이 있고 분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남당의 명덕무분수설의 요지이다. 이는 남당이 미발에 선악이 없음을 논하면서 다만 담연허명함만을 가리켜 말하면 선악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 것과 완전히 같은 구조이다. 결국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기품의 오염이 존재하는 마음인데 거기에서 기품을 빼고 말하면 명덕이 되고 미발의 담연허명함이 된다는 것이다.
남당의 비유에 입각하여 말하면, 명덕이나 무선악의 미발은 거울 전체를 가리켜 말한 것이 아니라 거울의 광명함만을 지적하여 말한 것이 된다. 그 광명함만을 가리켜 ‘선악이 없다’고 하고 ‘분수(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개인적 차이가 없는 ‘모든 거울의 동일한 광명함’이란 결국 개념적으로 지적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일 뿐이고, 현실에 존재하는 광명함은 거울의 재질에 따라 다른 차별적 광명함일 뿐이다. 금속으로 만든 거울의 비춤과 유리로 만든 거울의 비춤을 두고 어떻게 똑같은 비춤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낙론계 학자들은 남당 명덕설의 이러한 맹점을 간파하고, 남당의 명덕설이 결국 ‘명덕유분수설’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명덕도 본연의 마음이고 미발심도 본연의 마음인데 이 둘에 대한 판단이 어떻게 다를 수 있냐는 것이다. 낙론계 학자들이 보기에,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남당의 명덕설에서 명덕은 ‘현실적 존재’가 아니라 ‘이론적 상정’이거나 ‘개념적 허상’에 불과하다. 이는 남당의 성삼층설에서 초형기의 본성과 그 성격이 유사하다.
남당의 심성론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본성과 마음은 차별적 기질의 오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실재하는 본성은 기질의 오염에 가려진 기질지성일 뿐이고, 실재하는 마음은 선천적 결함을 지닌 개별심일 뿐이다. 남당의 명덕설에 대한 낙론의 비판은, 일부 연구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상대의 주장은 자기 식대로 재구성한 것’이거나 ‘적실하지 못한 비판’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낙론의 비판은 남당 명덕설의 철학적 함의와 심성론적 지향을 적실히 분석하고 파악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1)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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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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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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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호, 「명덕설에 나타난 철학적 문제의식의 변화」, 『공자학』, 28집, 2015.
김병목, 「近齋 朴胤源의 明德論 硏究」, 성균관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22.
김태년, 「南塘 韓元震의 正學 형성에 대한 연구」, 2006, 고려대학교 박사논문.
박학래, 「老洲 吳熙常의 性理說 硏究 -19세기 전반기의 호락논쟁에 유의하여-」, 『동양고전연구』 54, 2014.
---, 「매산 홍직필의 성리설 연구」, 『국학연구』, 26집, 2015.
배제성, 「두 개의 선(善)을 가로지르는 인간의 성선(性善) - 한원진과 이간의 인물성동이논변을 중심으로 -」, 『철학』 155, 2023.
신상후, 「호락논쟁을 통한 낙론계 심론의 전개 –노주(老洲)ㆍ매산(梅山)에서 간재(艮齋)로의 전개를 중심으로」, 『한국철학논집』 72, 2022.
이상익, 「조선후기 明德論爭과 그 의의」, 󰡔동양철학연구󰡕 제39집, 2004.
홍정근, 「南塘의 未發心性論 考察」, 『유교사상문화연구』, 19집,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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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물 학술지 게재 논문(AKSR2024-R05).pdf

연구요약문

연구요약문: 전체 연구결과 요약, 세부과제별 요약로 구성
전체 연구결과 요약
본 연구는 조선 후기 주자학의 핵심 논쟁인 호론(湖論)과 낙론(洛論) 간의 명덕(明德) 논쟁을 분석하여 그 철학적 의미와 쟁점을 분석하고 규명한 것이다. 명덕은 인간이 본래 지닌 순수하고 밝은 마음인데, 조선 후기 호론과 낙론의 학자들은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있는가”라는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일반적으로는, 호론은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있음을 주장하고 낙론은 개인적 차이가 없음을 주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호론의 대표자인 남당 한원진은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호론의 명덕설은 왜 ‘명덕의 개인적 차이를 인정한 주장’으로 간주되었던 것일까? 낙론계 학자들이 남당의 명덕설을 ‘개인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평가하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 비판의 부당성은 일부 연구자에 의해 지적된 바 있다.
명덕에 관한 남당의 이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것이 해명되어야 낙론계 학자들의 비판의 적실성 역시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남당은 명덕을 마음의 밝은 부분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고, 태생적 기질의 오염에도 불구하고 명덕 자체는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거울에 비유하며, 기질의 차이(거울의 재질)가 마음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명덕(거울의 빛남)만을 기준으로 보면 모두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속으로 만든 거울의 빛과 유리로 만든 거울의 빛이 어떻게 똑같은 빛일 수 있겠는가. 남당은 ‘빛난다’는 점만을 가리켜 말하면 ‘같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러한 동일성은 실재하는 동일성이 아니라 개념적으로만 존재하는 동일성일 뿐이다.
낙론계 학자들은 남당 명덕설의 이러한 맹점을 간파하고, 남당의 명덕설이 결국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있음을 주장하는 학설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낙론계 학자들이 보기에, 명덕에 개인적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남당의 명덕설에서 명덕은 ‘현실적 존재’가 아니라 ‘이론적 상정’이거나 ‘개념적 허상’에 불과하다.
남당의 심성론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본성과 마음은 모두 태생적 기질의 오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실재하는 본성은 기질의 오염에 가려진 차별적 본성일 뿐이고, 실재하는 마음은 선천적 결함을 지닌 사적인 마음일 뿐이다. 남당의 명덕설에 대한 낙론의 비판은, 일부 연구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상대의 주장은 자기 식대로 재구성한 것’이거나 ‘적실하지 못한 비판’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낙론의 비판은 남당 명덕설의 철학적 함의와 심성론적 지향을 적실히 분석하고 파악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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