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개요 보고서

연구결과 개요 보고서: 과제구분, 과제코드, 연구과제명, 연구책임자, 공동연구자, 연구기간, 연구형태, 연구목적 및 배경, 연구방법 및 내용, 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연구결과, 참고문헌, 연구결과물로 구성
과제구분 한국학기초연구 / 기타과제
과제코드
연구과제명
  • 국문 : (AKSR2023-D01) 한류의 의미와 지속가능성에 관한 연구
  • 영문 :
연구책임자 조일동
공동연구자 이규탁, 전지니, 전은기, 안종수, 김수아, 문선영, 이현경, 정민아
연구기간 20230228 ~ 20231216 연구형태 공동연구
연구목적 및 배경 본 연구는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류가 가진 문화적 의미를 학술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층적 검토를 진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류를 구성하는 장르 및 콘텐츠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추적한다. 또한 소비 세대와 확산 지역의 특성과 한국의 로컬리티라는 맥락이 만나는 방식에 대하여 다양한 학술적 관점에서 검토한다. 한류에 관한 기존 연구성과를 폭넓게 검토 및 분석하여 한류의 과거를 정리하는 작업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한류의 다양한 측면과 성격을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한류 현상을 한국학의 한 측면으로 삼아 한국학 연구 분야의 다변화 및 학문적 확대 가능성을 성찰적으로 모색하고자 한다.
1990년대 말 초기 한국 대중문화가 한국 외부에서 소비되는 현상은 주로 동아시아 내부에서만 벌어지는 지역적 현상으로 논의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겨울연가>와 <대장금>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한류를 다루는 연구는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mixity)’의 결과라는 식으로 접근하곤 했다(Chua & Iwabuchi, 2008; Shim, 2008; Mackintosh et al., 2009). 2000년대에 접어들어 드라마보다 K-팝이 한류의 대표 주자로 교체되었다. 이 역시 초기에는 일본과 중국, 남아시아 일부에서 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다가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대성공과 함께 K-팝의 영향력이 아시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K-팝에 관한 연구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K-팝 뿐 아니라, 한국 영화가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주목받았고, OTT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면서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한국 배우, 영화를 연출한 한국인 감독이 글로벌 스타로 떠오르고 있으며, 한국 영화 스타론과 같은 용어마저 낯설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장르 역시 다각화되고 있으며, 과거에 한국에서 자주 시도되지 않았던 SF 장르 같은 도전적인 시도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보는 게임’ 또한 세계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게임 한류라는 용어마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는 한류의 양상 속에 한국적인 것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그 안에 어떤 것이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하게 만드는지, 나아가 이러한 현상의 시작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이해의 필요성 또한 요구되고 있다. 한류의 역사와 흐름 자체가 한국 대중문화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 환경 변화, 세계의 반응에 조우하며 변화를 맞은 한국 내부의 여러 맥락과 배경이 중층적으로 작동하며 이뤄져 왔기 때문에 이를 읽어내기 위해서도 다양한 학문적 시각이 융합되어 읽어낼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이 같은 한류의 과거를 연구사적 차원에서 정리하고, 분화되고 있는 현재의 한류가 품은 다양한 측면과 그 문화적 의미를 읽어내어,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미래를 모색해보는 작업이다.

이러한 연구 목적 아래에서 진행된 본 연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한류의 흐름과 문화적 의미를 학술적 차원에서 짚어보는 작업이다. 2부는 구체적인 한류 콘텐츠와 장르를 두고 사회문화적 분석을 시도한다. 1부는 ‘언어 네트워크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한류 연구 동향을 정리하고, 한류 콘텐츠에 담긴 한국성의 의미를 K-팝의 사례를 통해 검토하고, 한류에서 드러나는 여성성과 남성성 재현의 변화를 검토하여 한류 속 젠더 의미변화를 추적한다. 2부는 한국의 SF 장르영화, 드라마의 한국적 맥락, 한국식 보는 게임 문화의 시작, 스타 시스템 등 새롭게 등장한 혹은 기존의 내용이 분화하고 있는 한류의 구체적인 사례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한류 콘텐츠에 나타나는 한국 사회와 문화의 성격이라 할 공동체, 생활문화, 젠더, 하위문화적 성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방향을 모색한다.

소주제별로 연구 배경 및 구체적 목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류 따라잡기’로서의 한류 연구 분석에서는 그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되어 온 한류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개괄 및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확산하는 한류 현상과 이를 따라잡는 연구들을 언어 네트워크 분석 방식을 사용하여 흐름을 정리하고 그 안에서 의미화가 가능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002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확인 가능한 2700여 건의 한류 연구를 초창기(2002~2010년), 글로벌 한류 시기(2011~2019년), 현재 진행 한류(2020~2023년)의 세 시기로 나누고, 각 시기마다 1) 한류와 미디어 환경변화, 2) 한류의 지정학, 3) 한류연구의 분화와 확장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화를 시도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분석했다.
K-팝 속 혼종성과 한국성 연구는 한류, 특히 K-팝 음악과 문화 속에 담긴 한국다움, 즉 ‘한국성(韓國性, Korean-ness)’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으며, 그것이 시대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팝의 정의에서 K-팝 속에 담긴 혼종성의 성격을 분석하여 K-팝이 미래에 어떤 모양으로 재구성될 수 있을지 살핀다. 단순히 음악적 성향의 혼종성이 아니라 산업적 차원의 혼종성, 나아가 하나의 독특한 미학으로 자리하게 된 K-팝의 문화적 성격을 살피는 작업은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류와 젠더 재현 연구에서는 한류 문화에서 젠더가 재현되고 수용되는 방식에 대하여 국내외에서 쟁점이 된 주요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여 생산 맥락과 수용 맥락에서 젠더 문제를 논의한다. 한류 초기, 일본 등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던 초기에 해외 팬과 학계가 주목한 것은 ‘남성성’의 문제였다. 특히 한류 드라마의 수용자는 <겨울연가> 등에서 재현된 남성성의 긍정적 차원에 매료되는 것으로 상정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K-팝의 수용에도 이어져서 2010년대 BTS의 수용은 ‘대안적 남성성’에 대한 선호로 설명되기도 했다. 반면 여성성에 대한 평가와 수용에서는 대체로 비주체적이거나, 외모지상주의 등으로 설명되었다가 최근 들어 여성 중심적 서사, 나아가 퀴어적 전유와 이성애적 정상성 규범을 재구성하는 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페미니즘까지 시장 상품화한 이미지 전략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논의의 흐름을 통해 외부에서 한류를 바라보는 시선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내에서 새로운 정치적, 문화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해본다.
한국영화의 세계화와 스타덤 연구는 한국영화의 국제적인 위상 구축 과정을 장기적으로 재구성한다. 한류의 논의 속에서 한국영화는 마치 21세기 들어 세계적 주목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 평단과 시장에 한국영화를 선보이기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졌음에 주목한다. 그중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미국 오스카상 감독부문 수상과 같은 해외 영화제에 진출하는 한국영화에 주목한다. 특히 확장 가능성이 큰 한국 배우의 세계화를 국제영화제 수상자의 역사를 쫓으며 재구성한다. 초기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붙는 ‘내셔널 시네마’의 존재감은 특정 감독의 작가주의적 실천에서 시작되었고,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과 같이 영화 작가-감독의 위상을 중심으로 사고되어 왔다.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는 여러 요소가 골고루 작동한 결과이며, 그 중에서도 영화의 간판이라 할 배우의 위치는 매우 핵심적이다. 이 연구는 한국영화의 세계화 과정을 통해 한국영화의 현재, 미래 및 지속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스타’라는 핵심어를 중심에 놓는다. 한국영화의 국제적 스타로는 1988년 베니스영화상을 수상한 배우 강수연, 칸의 전도연, 베를린의 김민희, 오스카의 윤여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임권택, 이창동, 홍상수, 정이삭 등 작가주의 예술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다. 반면 한국영화의 글로벌 흥행을 견인하는 스타는 상업영화에서 성과를 보여준 이병헌, 마동석, 이정재 등 남성 스타다. 여기에 예술영화와 장르영화, 양 진영을 오가며 글로벌 스타 브랜드를 구축한 송강호가 있다. 한국영화의 외교적 얼굴이 된 스타 현상에 대한 학술적 분석이 이 연구의 주요 목적이다. 나아가 연기상을 수상한 여성스타와 글로벌 주류영화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남성스타 사이의 젠더적 측면 또한 주목하려 한다.
K-드라마에 나타난 공동체의 양상과 대중적 전략 연구는 ‘K-드라마’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대중화를 이끈 서사 전략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된다. 한국 드라마는 ‘한류 문화’의 관심이 증대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한류열풍’에 중심에 있던 영상 콘텐츠다. OTT 시대에 들어선 2019년 이후 한국 드라마는 새로운 전기를 얻게 되었다. 이전까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한국 드라마가 서구를 포함, 전 세계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었고, ‘K-드라마’, ‘K-콘텐츠’ 같은 호칭조차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는 방송과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K-드라마’의 성공 원인이 특유의 서사에 있음을 밝힌다. 특히 한국사회가 가진 공동체적 성격이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K-드라마 속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으며,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이를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공감을 얻고자 했는지 그 전략과 의미를 사례를 중심으로 모색한다.
K-서사의 로컬리티 활용과 효과 연구는 영화와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국, 뮤직비디오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한류를 아우르는 서사 구조에 담긴 흥행 요인을 해명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K-서사’라 통칭하고자 하는데, 특히 ‘로컬리티’에 주목한다. 물론 로컬리티를 내포하는 내용은 너무나 범주가 넓다고 할 수 있다. 연구는 그 중에서도 ‘아파트’라는 요소에 주목하고자 한다.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아파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환경이다. 아파트는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거 형태인 동시에 부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아파트는 공동체성의 부재와 외로움, 탐욕과 공포의 공간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서사 속 아파트라는 매우 한국적 로컬리티가 어떻게 세계 팬들에게 보편성을 획득해나가는지 살펴본다.
한국형 SF가 구현한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즘의 명암은 2020년 이후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 및 송출된 SF콘텐츠의 비인간 담론과 젠더 구도를 관련지어 분석한다. 한국에서 SF 장르는 2010년대 후반 이후에야 대중문화 지형 내 주류적 위치에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기후 위기 같은 이슈와 함께 글로벌 OTT 기업의 투자 확대라는 배경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본 연구는 사회문화적 배경과 자본투자 지형 변화라는 복합적 맥락을 감안하면서 한국형 SF 콘텐츠가 인간과 미래를 사유하는 방식을 살핀다. 특히 ‘미투’ 및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가 대중문화 속 젠더 담론과 어떻게 결부될 수 있는지, 가능성의 영역과 한계는 무엇인지 분석한다.
게임 한류의 토대로서의 ‘보는 게임’ 연구는 지난 몇 년간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되어 간 K-팝과 K-무비와 같은 K-콘텐츠의 다음으로 일컬어지는 K-게임산업에 대한 기술문화적 특성과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다. 한국의 게임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적 인기를 얻으며 콘텐츠 산업의 효자이자 한류라는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가는 데 일정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 온 바 있다. 현재 게임에서의 한류는 이(e)스포츠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한류와 달리 게임 한류는 ‘한국에서 생산된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직접 수행하면서 새롭게 한류로 부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게임이라는 새로운 메타게임 체계 안에서 ‘보여지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으로 게임 한류가 형성되고 있다. ‘게임을 보는’ 형태의 재미가 산업화되면서 세계적으로 향유되고 있다 할 수 있는데, 특히 뛰어난 게임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게임 화면과 그 플레이어의 반응을 담은 ‘보는 게임’은 게임산업 생태계에서 이미 하나의 콘텐츠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는 ‘보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 문화가 1990년대 한국의 전자오락실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현장연구를 통해 드러내는데 목적이 있다.

이와 같은 세부 내용으로 구성된 본 연구는 한류의 과거와 현재의 성격에 대한 분석은 물론, 한류를 다룬 연구 흐름을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한류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지속 가능할 것인지, 한류의 영향이 세계 문화와 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고찰해 본다.
연구방법 및 내용 본 연구는 대단히 폭넓은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화현상에 대해 다양한 학문적 배경과 주제 의식을 가지고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한류라 통칭되는 현상이 지닌 특유의 복잡성 때문이다. 나아가 한류라고 칭해지는 현상의 영역과 분야가 끊임없이 새롭게 구성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별 주제마다 각기 다른 연구 방법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주제별로 구분하여 간략하게 소개한다.

(1) ‘한류 따라잡기’로서의 한류 연구 분석
2023년 11월 현재까지 국내의 한류 관련 연구는 문화, 문학, 관광,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이한 방법과 관점 하에 수행되었다. 이는 한류가 복합적인 현상이며, 이에 대한 접근 방법 역시 다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산재되어 있는 연구 성과의 동향 파악을 위해 한국에서 발표된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검색어 ‘한류’로 검색되는 연구 논문들의 주제어를 수집하여 언어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였다. 각 연구의 주제어들을 중심으로 ‘언어 네트워크 분석’을 시도하고자 했다.

(2) K-팝 속 혼종성과 한국성
K-팝의 사회문화, 산업적 토대가 형성되었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 현재까지의 양상을 통시적으로 고찰하면서 그 안에 담긴 한국성(Korean-ness)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K-팝의 형성 이전 한국 대중음악사에 관한 문헌 연구 및 분석을 실시하고, K-팝 역사의 정리를 위한 세대 구분 및 분류 기준 설정 작업을 진행했다.

(3) 한류와 젠더 재현
1990년대-2000년대 초반 한류 드라마의 재현과 수용,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까지 신한류로 명명되는 시기에 나타난 드라마 및 K-팝의 재현과 수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변화, 그리고 2010년대 중후반부터 나타난 서구권의 한류 문화에 대한 주목과 더불어 논의되기 시작한 인종과 젠더의 교차적 맥락에 대한 메타 연구를 이들 논의를 일으키게 만든 사건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4) 한국영화의 세계화와 스타덤
영화를 보는 경험에서 스타는 중요한 존재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지만, 영화가 감각되는 일차적 대상은 배우의 존재성과 연기다. 스타는 또한 영화산업 시스템의 한 요소이면서 복잡한 문화정치적 요소로 기능한다. 연구는 한국영화를 스타론와 연동하여 정의함으로써 영화사를 다면적으로 서술하고,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분석하는 중요한 한 요소로 스타론을 제시하고자 했다.

(5) K-드라마에 나타난 공동체의 양상과 대중적 전략 연구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K-드라마’의 주요한 서사적 전략이 ‘공동체 지향’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한국 드라마는 오래전부터 ‘국가’, ‘민족’, ‘가족’ 등 공동체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OTT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었던 한국 드라마 내러티브 분석 방법을 통해 이들 작품 속에서 구현되는 공동체의 다양한 분화를 살핀다. 이를 통해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이 반영된 서사가 다른 사회와 문화의 시청자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전략을 분석한다.

(6) K-서사의 로컬리티 활용과 효과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주거 양식은 아파트이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례는 한국보다 훨씬 먼저 근대 사회로 진입한 서구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 연구는 아파트를 건축공학이나 부동산의 차원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 지닌 의미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어떻게 의미화 되고 있는지 되짚어본다는 장점을 보여준다. 아파트를 물질적, 경제적으로 조망해도 결코 추출할 수 없는 주거지라는 아파트 본래의 기능과 의미는 생활문화를 담은 영상물 안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영상은 해당 시기 흥행이나 비평에서 주목받은 작품을 선별하였다.

(7) 한국형 SF가 구현한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즘의 명암
이 연구는 여성 괴물, 타자라는 관점에서 한국형 SF 콘텐츠에 구현된 돌연변이, 로봇의 형상을 논의한다. 또한 텍스트 안에서 한국형 가족주의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결합하는 방식을 파악하며, 이를 한국형 SF가 어떻게 로컬리티를 반영하는 동시에 국제적 보편성을 확보하는 내러티브를 만들고자 하는지 연결하여 설명하고자 했다.

(8) 게임 한류의 토대로서의 ‘보는 게임’
한류의 새로운 주자로까지 일컬어지는 ‘보는 게임’이라는 현상은 최근 들어 대두된 문화산업의 전략처럼 보이지만, 실은 전자오락실이라는 공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전자오락실에서 보는 게임을 수행해 온 전자오락실의 이용자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게임이 단순히 게임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와 게이머의 상호작용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자오락실이라는 공간을 공유하는 수많은 구경꾼들을 포괄하는 메타 체계 안에서 수행되는 것임을 염두에 두고, 과거 전자오락실에서 ‘보여지는 게임’을 수행했던 게이머와 그 게임을 ‘보는’ 게이머들과의 현장연구 및 면접 조사 방법을 통해 추적했다.
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한류의 의미와 지속가능성에 관한 연구

목 차

머리말

1부. 한류의 흐름과 문화적 의미의 다툼
1. ‘한류 따라잡기’로서의 한류 연구 분석
- 한류 관련 연구 주제어의 언어 네트워크 분석을 중심으로
2. K-팝 속 혼종성과 한국성 - 포스트(Post)-BTS와 K-팝의 미래
3. 한류와 젠더 재현 - 남성성, 여성성의 재현과 수용

2부. 분화하는 한류와 사회문화적 의미
1. 한국영화의 세계화와 스타덤 - 해외 연기상 수상자를 중심으로
2. K-드라마에 나타난 공동체의 양상과 대중적 전략 연구
3. K-서사의 로컬리티 활용과 효과 - ‘아파트’ 표상을 중심으로
4. 한국형 SF가 구현한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즘의 명암
- 넷플릭스 제작 <고요의 바다>(2021), <정이>(2023)를 중심으로
5. 게임 한류의 토대로서의 ‘보는 게임’

맺음말
연구결과 1) ‘한류 따라잡기’로서의 한류 연구 분석

한류 현상은 미디어 기술 발전에 힘입어 발생한 문화현상이다. 한류의 제 분야는 드라마에서 K-팝, 이어 그 밖의 다양한 문화산업 영역과 콘텐츠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며, 동아시아에서 글로벌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지난 20여 년간 이루어진 이러한 변화는 모바일 디지털 기술 시대의 변화가 그러하듯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현상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를 따라잡기 위한 다수의 연구들이 이어져 왔다.
이 연구는 2002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KCI 등재지 및 등재후보지에 게재된 한류 관련 논문들의 주제어들을 수집, 정제하여 ‘언어 네트워크 분석(language network analysis)’을 수행하였다.
한류 관련 연구의 주제어 출현빈도를 통해 살펴보면 ‘문화적 근접성’, ‘글로벌’, ‘팬덤’, ‘빅데이터’ 등, 시기와 성격에 따라 한류를 포착하고 규정하기 위한 현상과 방법론이 지속적으로 변모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학술과 담론 영역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의 차원이 변화해왔다는 점을 확인케 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출현 빈도 상에서 정책’, ‘국가’, ‘수출’ 등과 같이 한류 연구와 연결되어 모든 시기에 변함없이 등장하는 주제어들 또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을 무대로, 다양한 현지 생산자들이 참여하는 거대한 네트워크 영역의 현상으로 변모한 한류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따라잡기 어려운 현상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한류 현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에는 여전히 ‘한류’라는 말 안에 담긴 국민국가적 이데올로기와 그로부터 나오는 국가 주도 산업이라는 인식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한류 속 한국성의 의미: K-팝 세대별 한국성의 변화 양상에 관한 연구

K-팝은 해외의 대중음악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글로벌 보편성을 추구하며 발전해왔다. 이처럼 K-팝이 갖는 글로벌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K-팝에 ‘케이’가 결합되어 있는 것은 태생적으로 가진 지역적 특성 때문이다. 즉, K-팝의 ‘팝’이 글로벌 보편성을 상징한다면 ‘케이’는 지역적 특수성을 상징한다.
같은 차원에서 K-팝의 미학은 다양한 음악·문화 요소들을 뒤섞는 적극적인 혼종이라고 할 수 있으며, K-팝 속의 혼종성은 음악적인 측면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문화산업 시스템의 측면에서도 확인된다. 혼종성이 K-팝의 핵심적인 정체성인 이상 K-팝 속의 ‘K’는 꾸준히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그것을 한국의 정치경제적,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활용하고 변형하며 진화해 왔다고 할 수 있다.
K-팝이 지역에서만 생산·유통·소비되는 음악이자 문화가 아닌 이상 다양한 인종·민족적 요소들을 고려할 필요성이 늘어났다. 더불어 K-팝이 변화하는 ‘K’의 최전선에 있는 문화인 이상 다른 한류 콘텐츠, 즉 ‘K-Culture’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므로 K-팝 속 ‘K’의 의미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찰되어야 하는 내용이라 하겠다.

3) 한류와 젠더 재현

1990년대-2000년대 초반 한류 드라마의 재현과 수용,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까지 신한류로 명명되는 드라마 및 K-팝의 재현과 수용에서 나타난 변화, 그리고 2010년대 중후반부터 나타난 서구권의 한류 문화에 대한 주목과 더불어 나타난 인종과 젠더의 교차적 맥락을 사건 혹은 담론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한류의 시초를 1997년 전후로 본다면 현재 한류 콘텐츠는 범위와 성격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보였다. 한류 콘텐츠가 상정하는 젠더 관계, 남성성과 여성성 이미지의 특성 역시 국경을 넘는 소비를 가정한 상황을 고려하여 변화를 보이게 되었고, 글로벌 수용이 당연시되는 2010년대 이후 케이팝 콘텐츠에서 뚜렷해진다. 젠더 문제는 한류 수용 연구들의 메타 분석을 통해 드러난 주요한 한류 수용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 연구에서는 여성 수용자의 로맨스에 대한 이상이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인종의 경계를 어떻게 횡단하는지 살피는 연구들의 함의와 한계 또한 점검했다.
한류 컨텐츠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미지가 어떻게 재현되는지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부드러움과 무해함을 강조하는 새로운 남성성을 보여주지만 이것이 대안적 남성성인지는 비평적 평가가 필요하며, 오히려 서구의 시선에서는 오리엔탈리즘적 맥락 하에서 읽힐 수도 있다. 여성성의 이미지의 경우 이에 대한 논의는 한정적이며 여성의 수동성이 문제로 지적되었지만 페미니즘의 영향력에 따라 점차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여성화된 아시아 남성성이라는 인종적 스테레오타입을 긍정적인 것으로 표상하는 방식이 K-팝 아이돌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퀴어적 전유가 이성애 정상성의 변주에 불과할 수도 있고 저항적 해독이 반드시 퀴어적 해독을 거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구의 시선에서는 표상으로서의 다양성, 강인한 여성성, 부드러운 남성성과 같은 대안들이 한국 사회내의 맥락에서 새로운 정치적, 문화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보다 적극적 질문이 제기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4) 한국영화의 세계화와 스타덤

이 연구는 한국 콘텐츠의의 세계화 과정, 현재, 미래 및 지속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스타라는 핵심어를 중심에 놓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 콘텐츠의 외교적 얼굴이 된 스타와 스타문화를 연구하는 것은 한국영화의 글로벌화를 다방면에서 살펴보기 위한 단서이기도 하다.
초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영화산업은 세계예술영화계에 일종의 미학적 대안영화로 자리 잡기위한 전략을 사용했다. 그 안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공식은 남성 작가감독과 여성 스타배우를 내세우는 것이다. 관객이 영화를 경험하며 감각하는 일차 대상은 배우의 존재성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스타는 영화산업 시스템의 한 요소이면서 복잡한 문화정치적 요소가 작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초기 한국 영화의 예술영화제 수상을 통한 해외 진출에서 스타의 존재는 해외 관객에게 한국의 예술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디딤돌로 기능했으며, 한국의 사회적 가치관과 문화를 구체화하는 매개 역할을 수행했다.
해외 주요 영화제 연기상 수상의 역사를 시기별로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1967년에서부터 1987년까지 ‘향토성과 원시성의 스타 기호’의 시기, 2002년에서부터 2021년까지 ‘모던 코리아와 디아스포라의 스타 기호’의 시기, 2022년 이후로 ‘트랜스로컬리티 스타 기호’의 시기이다. 마지막 시기에 두드러지는 점은 한국 안에서 인기 스타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던 중년 남자배우가 자신의 스타 이미지를 유지하는 배역으로 해외에서 인정을 받으며 주류상업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예술영화의 여성 스타 활용과 대조적으로 주류 콘텐츠 흥행장에서는 남성 스타가 활동한다는 점은 젠더연구 면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5) K-드라마에 나타난 공동체의 양상과 대중적 전략 연구

한국 드라마는 오래전부터 ‘국가’, ‘민족’, ‘가족’ 등 공동체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가족 공동체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양상과 변천을 나타내며 지속되는 한국 드라마의 중심 주제이다.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공동체는 단지 가족에 국한되지 않으며, 문화만큼이나 크고 넓은 범위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 공동체는 역사와 현실, 억압과 폭력, 능력주의, 가족 공동체 등 다양한 주제로 확장되어 다채롭게 다루어진다. ‘공동체’와 관련된 ‘K-드라마’의 서사는 동아시아를 넘어, 다양한 국가의 대중들의 욕망을 읽어낼 수 있는 주요 주제라는 점에서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K-드라마’의 주요한 서사적 전략이 ‘공동체 지향’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특히 드라마 내러티브에서 ‘공동체’를 지향하며 코로나 시기 국내를 시작으로 OTT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세 작품 - <라켓소년단>, <갯마을 차차차>, <우리들의 블루스>를 분석하여 K-드라마 서사 속 공동체의 변화하는 모습을 분석하였다.
이들 작품 속에서 한국 드라마의 지속적인 주요 주제였던 ‘가족’은 점차 변화된 양상을 보인다. 팬데믹 이후 ‘가족’, ‘공동체’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19가 요구한 비대면 문화는 사회적 접촉을 줄임으로써 가족 간 갈등과 해체를 유발하는 원인이었지만 한편으로 ‘가족’,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변화한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체를 재현하여, 대중적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6) K-서사의 로컬리티 활용과 효과

로컬리티는 특정 지역과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공간적 경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 지역의 서사를 특징짓는 가장 현저한 요소로 로컬리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거환경, 특히 그 중에서도 ‘아파트’에 주목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곤 한다. 한국, 특히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신기하게 여기는 풍광 중 하나가 즐비한 아파트이다.
오랫동안 한국 영상 콘텐츠 안에서 한국영화 속 아파트는 보편적인 가족 구성원이 거주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여기서 벗어난 일탈의 가정 공간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혼외자가 사는 공간은 아파트로, 본처와 적자의 공간은 주로 이층 양옥집으로 설정되어 대조되는 방식이었다. 또한 결혼하지 않은 채 혼자 사는 인물들의 공간으로 재현되기도 했다. 이들 영화에서 아파트는 세련되고 자유로운 공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불륜이 자행되는 공간이자, 위태로운 여자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런 차원에서 아파트는 익명의 공간을 상징하기도 했다. 아파트는 전근대적인 공동체 의식이 와해되면서 등장한 새로운 주거 양식이며 권위를 잃은 가장의 은신처 역할로 표상되기도 했다.
최근 한류 흐름 속에서 아파트는 단순히 중산층의 상징이던 시대를 지나, 양극화를 상징하는 지표로 기능하는 모습이다.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살면서 온갖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의 거주지로 표상되는 반면, 녹물이 나오는 신축 아파트 보수 공사를 요청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디스토피아 공간으로써 아파트를 상상하는 K-서사가 부쩍 많아졌으며 이런 작품들은 글로벌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7) 한국형 SF가 구현한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즘의 명암

이 연구는 여성 괴물, 타자라는 관점에서 한국형 SF 콘텐츠에 구현된 돌연변이, 로봇의 형상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텍스트 안에서 한국형 가족주의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결합하는 방식을 파악하며, 이를 한국형 SF가 어떻게 로컬리티를 반영하는 동시에 국제적 보편성을 확보하게 되는지 연결하고 있다.
주요 분석 대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고요의 바다>(2021, 전체 8부작)와 <정이>(2023)로, 모두 넷플릭스에서 제작과 송출을 함께 담당한 작품이다. 각각 자원이 고갈되고 내전으로 인해 지구가 황폐화 된 미래사회를 다루는 두 작품은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여성 주인공이 등장해 여성 간 연대를 구축하고, 괴물 혹은 안드로이드의 형상으로 여성 인물이 구현되며, 비윤리적인 다국적 기업의 대척점에 가족 이야기와 인간의 감정이라는 문제를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연구의 주요 골자는 비인간 담론과 페미니즘적 상상력을 재난 이후의 시각화와 여성 과학자라는 형상, 소녀/어머니로 젠더화된 비인간 표상, 가족주의와 연대의 판타지라는 지점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여성 서사를 다루고 있는 한국형 SF가 페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을 서사화 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관심은 물론,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기업이 거대한 제작비를 투여하여 익숙한 가족주의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8) 게임 한류의 토대로서의 ‘보는 게임’

K-팝, K-무비와 같은 K-콘텐츠가 전 세계로부터 이목을 집중시키며 한류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게임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인기를 끌며 콘텐츠 산업의 효자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e)스포츠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이스포츠의 종주국으로서 ‘보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산업생태계의 중요한 행위자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기존연구에서는 ‘보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게임 형태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선풍적인 인기로 말미암아 출발했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기존연구의 전제와는 달리 ‘보는 게임’의 기원을 1990년대 한국 전자오락실의 대전격투게임 문화에서 찾는다. 소위 ‘성취형 플레이’에서 단순히 승패를 따지는 것을 넘어 멋지고 공격적인 나름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분투형 플레이’를 보여주고, 보여지는 게임으로 변형시키는데 전자오락실 문화가 중요한 기능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멋진 게임 플레이 방식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환된 게임 수행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고, 확산되면서 지역적인 동시에 한국적인 문화를 담은 요소로 작동한다. 결국 게임이 이스포츠화될 수 있었던 계기는 전자오락실 안에서 게임이 상연될 때 그 게임 수행 안에 사회적인 것들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연구결과물 [편집본] 연구 결과 개요보고서.pdf

연구요약문

연구요약문: 전체 연구결과 요약, 세부과제별 요약로 구성
전체 연구결과 요약
본 연구는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류가 가진 문화적 의미를 학술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층적 검토를 진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류를 구성하는 장르 및 콘텐츠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추적했다. 또한 소비 세대와 확산 지역의 특성과 한국의 로컬리티라는 맥락이 만나는 방식에 대하여 다양한 학술적 관점에서 검토한다. 한류에 관한 기존 연구성과를 폭넓게 검토 및 분석하여 한류의 과거를 정리하는 작업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한류의 다양한 측면과 성격을 고찰하였다. 본 연구는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한류 현상을 한국학의 한 측면으로 삼아 한국학 연구 분야의 다변화 및 학문적 확대 가능성을 성찰적으로 모색한 결과를 담았다.
특히 다양한 장르와 형식으로 분화되고 있는 한류의 양상 속에 한국적인 것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그 안에 어떤 것이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하게 만드는지, 나아가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모색했다. 나아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한류의 역사와 흐름 자체가 한국 대중문화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 환경 변화, 세계의 반응에 조우하며 변화를 맞은 한국 내부의 여러 맥락과 배경이 중층적으로 작동하며 이뤄져 왔기 때문에 이를 읽어내기 위해서도 다양한 학문적 시각이 융합되어 읽어내야 했다. 이 연구는 이 같은 한류의 과거를 연구사적 차원에서 정리하고, 분화되고 있는 현재의 한류가 품은 다양한 측면과 그 문화적 의미를 읽어내어,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미래를 모색해보는 작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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