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개요 보고서

연구결과 개요 보고서: 과제구분, 과제코드, 연구과제명, 연구책임자, 공동연구자, 연구기간, 연구형태, 연구목적 및 배경, 연구방법 및 내용, 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연구결과, 참고문헌, 로 구성
과제구분 한국학기초연구 / 공동연구과제
과제코드
연구과제명
  • 국문 : (AKSR2023-C13) 청소년의 탄생-21세기 청소년 표상과 문화
  • 영문 : The Birth of Adolescents-21st Century Adolescents Representation and Culture
연구책임자 서승희
공동연구자 조일동, 김지혜, 황지영, 손자영, 안상원
연구기간 20230101 ~ 20231216 연구형태 공동연구
연구목적 및 배경 본 연구는 이천년대 청소년 표상과 문화를 뉴미디어를 통해 조명하는 데 목표를 둔다. 이는 교육학적 차원에서 접근한 청소년 문화론이나 계보학적 검토에 초점을 둔 청소년 문화론과 차별화된 방향성을 지닌다. 현재 청소년 개념 및 정체화와 관련된 계보학적 문화 서술은 반공 내셔널리즘의 지배하에 있던 197,80년대를 상한선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싹터서 이천년대에 본격화된 청소년 표상 및 담론의 새로움은 국가 권력과의 일대일 관계성으로 해명되기 어렵고, 시장의 완벽한 지배를 강조하는 것도 실상과 어긋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디어, 내러티브, 주체의 복합적 관계성을 고려하며 이천년대적 특징을 부각했다.
연구방법 및 내용 본 연구는 이천년대에 이르러 새롭게 정립된 청소년 표상과 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북트레일러, 학원물 웹툰, 독립영화, OTT(Over-The-Top) 오리지널 시리즈, 팬덤 문화 등 6가지 소주제를 설정했다. 이는 이천년대 이전과 변별되는 청소년 문화의 특징과 전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데 적합한 주제들로서, 각각의 특징 및 상호 영향 관계를 전문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관련 연구와 교육을 진행해 온 필진으로 연구팀을 구성했다.
연구 방법으로는 기본적으로 서사 연구 방법론을 활용하되, 텍스트는 물론 컨텍스트적 측면을 고려하며 분석했다. 전통적인 문학 연구로는 해명될 수 없는 다양한 청소년 이야기를 다룬다는 취지에 비추어, 뉴미디어 트렌드와 제작 및 향유 행위의 특수성을 염두에 두며 서사 및 담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물 세부 목차 제1장 청소년소설과 젠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정상가족 규범의 해체와 재구성
3.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와 성별 문법
4. 퀴어 정체성 재현 난제
5. 나가며


제2장 수용자에서 생비자로, 청소년소설의 재매개 양상 연구
-북트레일러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북트레일러의 정의 및 재매개적 특성
3. 북트레일러를 통해 살펴본 청소년소설의 향유 양상
4. 나가며


제3장 학교폭력 소재 웹툰의 ‘다른 신체 되기’와 계급주의
–박태준 웹툰 <외모지상주의>, <인생존망>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학원물의 유형 및 학교폭력 재현의 서사구조
3. 계급주의를 수행하는 청소년 : 공고한 수호자
4. 기적의 허위성, 신자유주의적 아이러니
5. 나가며


제4장 변종 가족의 출현, 청소년의 미완 가족 만들기
-청소년 ‘가출팸’ 영화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청소년영화의 ‘가출’과 ‘가출팸’
3. ‘가출팸’ 영화의 가족 재현 양상과 의미
1) 유동적 가족과 고립에 대한 공포
2) 문제 어른에 대한 응징과 역전된 권력 관계
3) (재)호명된 모성과 새로운 가족의 가능성
4. 나가며


제5장 판타지 학원물에 나타난 ‘청소년 능력주의’ 연구
-한국 OTT 오리지널 시리즈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최상위권 탈취하기와 공부 중독의 역설 : <하이 쿠키>
3. 은유로서의 수능과 가산점-전쟁 : <방과 후 전쟁활동>
4. 학업의 정지와 잠정적 상호연대 : <지금 우리 학교는>
5. 능력(주의)의 전유와 청소년의 자기 긍정 : <우수무당 가두심>
6. 나가며


제6장 소비주체로서의 청소년, 2000년대의 변화와 흐름

1. 들어가며
2. 연구대상이 된 팬덤
1) 팬덤 연구의 시작
2) 한국 팬덤 연구와 서태지
3. 정체성이 된 문화실천, 팬덤
1) ‘빠순이’에서 청소년 정체성 정치로
2) 생애과정이 된 팬덤의 문화실천
4. 2000년대 청소년, 팬덤의 시대를 주도하다
5. 나가며
연구결과 현재 청소년 문화를 표제로 활용하고 있는 저서들은 교육학적 관점에서 청소년 문화의 다양한 실태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청소년 당사자의 문화적 실천은 물론 이를 둘러싼 상상력에 초점을 두며 동시대 뉴미디어를 통해 한국 청소년 담론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았다.

이천년대 한국의 청소년 문화는 탈이념 시대의 새로운 분단 현실을 비롯해 국가부도 위기 이후 실직, 파산, 비정규직 양산 등의 경제적 문제, 교육 정책과 입시 제도의 변화 및 학교 폭력 문제의 다변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보편화 등과 결부되며 이전과 변별되는 특징을 드러냈지만, 기존 청소년 담론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해야 할 사유와 실천들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한국 청소년 담론의 연속과 차이, 단절과 변형의 다양한 국면들을 염두에 두며 이천년대 청소년 표상과 문화를 분석했다.

본 연구팀의 세부 연구들은 이천년대 뉴미디어에 주목한다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각자 다루고 있는 대상의 교육적 측면과 상업적 측면, 이에 따른 문화 향유 및 실천의 양상, 각 미디어의 생산 및 유통 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매우 상이한 지평에 위치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팀은 국가-민족-가족의 강고한 연계 속에서 통제와 보호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청소년상이 이천년대에 이르러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고 이것이 다양한 미디어와 형식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음을 짚어보는 데 일단의 목표를 두었다.
참고문헌

연구요약문

연구요약문: 전체 연구결과 요약, 세부과제별 요약로 구성
전체 연구결과 요약


<청소년의 탄생-21세기 청소년 표상과 문화>는 동시대 청소년 표상과 문화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연구팀은 미성년이라는 특성상 청소년 문화에 기성세대의 요구 및 선택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선 염두에 두었다. 첫 번째 연구 대상인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은 청소년의 현실과 내면을 청소년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려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나, 수상이라는 시스템을 매개로 교육계, 출판자본, 학부모, 청소년소설 작가 등의 상이한 이해타산이 맞부딪히는 장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젠더라는 프리즘을 통해 수상작들의 전모를 파악해보면 재현 불/가능한 청소년 표상의 경계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청소년소설의 재매개 양상 중에서도 북트레일러라는 특정한 대상에 초점을 두었다. 이는 책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상업적 고려의 산물이나 여기서 더 나아가 청소년의 새로운 독서 문화와 자기표현을 추동하는 주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양한 이미지, 음악, 효과를 동원하여 창작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북트레일러는 디지털 시대 ‘생비자’의 출현을 확인케 하는 대표적 장치이며 동시에 문학 교육적 가능성의 측면도 타진해볼 수 있다.

한편 단순 소비자를 넘어서 역동적 문화를 창출하는 청소년상은 팬덤 문화와 결부해 고찰할 때 그야말로 이천년대적이라 할 만한 특징들을 드러낸다. 1990년대에 시작돼서 이천년대에 본격 진화한 팬덤 문화는 청소년기 또래문화를 넘어서 생애 과정의 실천으로 발전했으며 정체성의 준거로 기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천년대 문화 변동의 이와 같은 특징을 기반으로 청소년 팬덤에 관한 담론의 추이를 분석한 세 번째 연구는 문화인류학 전공자가 맡아 논의의 전문성을 더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에서 주목한 웹툰, 독립영화, OTT 오리지널 시리즈 등은 기존 만화, 상업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와 변별되는 형식과 유통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반드시 청소년만을 주된 향유층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연구 대상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이들 뉴미디어는 교육적 취지나 재현의 수위를 상대적으로 덜 고려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 문화를 다루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미디어의 환경과 문법, 주제의 대표성과 중요성을 동시에 고려하며 계급주의(웹툰), 탈가족(독립영화), 능력주의(OTT 오리지널 시리즈) 등을 구체적인 연구 키워드로 선정했다.

우선 박태준 작가의 학교폭력 소재 웹툰에 나타난 계급주의 양상에 주목한 연구에서는 ‘다른 신체 되기’의 스토리텔링이 촉발하는 공감과 재미 요소를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교실 내 위계 구조와 계급주의 너머의 상상이 실현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천년대 학원물이 무/의식 중에 드러내는 시대의 음화를 살펴보고 스토리텔링의 반복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청소년 ‘가출팸’을 중심 소재로 다룬 독립영화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탈가족을 감행한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가족의 모습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짚었다. 고립에 대한 청소년의 공포는 새로운 ‘집’을 생성하는 동력으로 작용하며 역설적이게도 모성에 대한 희구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독립영화의 문법 속에서 조명되는 청소년의 현실은 여전히 정상가족 속 청소년 담론이 우세종을 이루는 한국 사회를 되짚게 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의 입시 경쟁과 생존 투쟁을 다루는 OTT 학원물에 주목한 연구는 이천년대에 들어서 보다 심화된 능력주의가 판타지의 형식 속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분석했다. 명문대에 대한 집착과 승자독식은 현재 한국의 대중적 스토리텔링에서 빈번히 소환하는 소재이다. 그러나 이 연구가 분석한 판타지 학원물은, 단순히 능력주의의 폐해를 극단화하여 제시하는 데 주력하기보다 자기 긍정, 우정과 사랑, 협력과 연대 등 능력주의 너머에 대한 상상력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세부과제별 요약
제1장 청소년소설과 젠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젠더 규범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전개했다. 우선 한국 사회의 젠더화된 가족 체계가 변형되고 재구성되며 청소년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청소년소설 속 가족은 기존의 정상가족 모델에 부합하지 않는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새롭게 변형된 가족주의가 청소년소설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짚으며 가족 서사의 향방을 가늠해 보았다. 다음으로 청소년의 섹슈얼리티 재현이 일정한 관행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남성 청소년이 사건의 주체로 묘사되는 경우 젠더 감수성의 측면에서 볼 때 문제가 되는 전제들이 종종 발견되며, 여성 청소년의 섹슈얼리티는 주로 임신, 임신 중지, 출산의 영역에서만 다루어졌다. 그러나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새로운 시선에서 고찰하는 서사들이 앞으로 더 많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젠더 이분법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퀴어 정체성 문제를 짚어보았다. 최근 당선작은 가족 서사, 여행 서사, 연애 서사의 조합 속에서 퀴어 문제를 새로운 시각과 형식으로 그려냈다. 퀴어를 무조건 배제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인권 교육의 측면에서 소수자 문제가 다루어지는 추세이나 이것이 향후 유의미한 성찰을 빚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제2장 수용자에서 생비자로, 청소년소설의 재매개 양상 연구
-북트레일러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청소년소설 북트레일러의 생산과 소비에 청소년 독자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청소년 독자의 문학 향유 주체로서의 가능성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청소년소설의 북트레일러는 디지털 시대의 재매개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생산 주체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첫 번째가 책을 홍보할 목적으로 출판사, 책큐레이션 채널에서 제작한 것이라면, 두 번째가 청소년들이 공모전 참여, 독후 활동 등을 위해 제작한 것이다. 분석 결과, 첫 번째 유형의 북트레일러에서는 청소년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해당 도서를 읽은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문학 향유자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이들이 북트레일러의 멀티모드성, 참여적 특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독서 동기를 얻고 있다는 점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의 북트레일러들을 통해서는 청소년들이 생산 주체가 되어 자신이 읽은 청소년소설을 참신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살펴 보았다. 이들은 내용적, 외형적 측면에서 기존의 출판사가 제작한 북트레일러보다 다양한 이미지와 효과, 음악 등을 사용함으로써 개성이 강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이 역동적인 문학 문화의 장 안에서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향유 주체이자 창작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북트레일러의 문학 교육적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었다.

제3장 학교폭력 소재 웹툰의 ‘다른 신체 되기’와 계급주의
–박태준 웹툰 <외모지상주의>, <인생존망>을 중심으로

본 연구는 박태준의 웹툰 <외모지상주의>와 박태준․전선우의 합작 <인생존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소재 웹툰에 나타난 ‘다른 신체 되기’의 특성을 검토하였다. 해당 소재는 무력한 피해자가 우연한 기회에 초인적인 신체를 얻음으로써 가혹한 가해자와의 관계를 전복하는 데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해당 소재는 교실 내 위계질서가 일련의 계급으로 구축되었으며, 학생들 스스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계급주의의 수호자로 활동한다는 전제를 전복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기적으로 얻은 성과를 타인과 나누거나 생활세계의 불공정성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두 웹툰을 통해 살펴본 청소년 형상화의 한계점은 웹툰 내의 학교 바깥에 대한 상상의 부재 및 폭력적 문제해결, 가해자의 피해자 되기, 피해자의 회복하기가 폭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서사문법의 고착화이다.

제4장 변종 가족의 출현, 청소년의 미완 가족 만들기
-청소년 ‘가출팸’ 영화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2010년대 청소년 독립영화 중 ‘가출팸’을 소재로 한 <타인의 멜로디>(2014), <꿈의 제인>(2017), <박화영>(2018)을 중심으로 영화 속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가족 재현 양상과 그 의미를 고찰해 보고자 하였다. 청소년의 일탈을 다룬 영화들은 시대별로 계속 있어 왔다. 반항과 치기로 이해되었던 가출’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으며, ‘가출팸’은 2010년대 위태로운 청소년의 모습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탈가정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드는 ‘가출팸’의 모습은 위기의 현실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이자 그들의 의식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먼저, 세 편의 ‘가출팸’ 영화의 청소년들이 만드는 유동적이고 열린 공간으로서의 ‘집’은 오히려 고립에 대한 공포를 드러내며 관계 집착을 야기한다. 한편 영화 속 ‘가출팸’은 기존 사회에서 인정되지 않는 비정상적 가족의 형태이다. 그러나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무책임하고 불완전한 모습으로 인해 청소년들은 권력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며 가족 만들기의 긍정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족은 ‘헌신적인 어머니’를 재호명하면서 완성된다. 하지만 ‘가출팸’에서 나타나는 모성 추구는 가족의 존속을 위해 가부장의 권위를 세우도록 했던 기존의 모성 이데올로기와 다른 지점에서 서 있어, 불완전하지만 새로운 가족의 가능성을 담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제5장 판타지 학원물에 나타난 ‘청소년 능력주의’ 연구
-한국 OTT 오리지널 시리즈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청소년들의 입시, 경쟁, 생존, 투쟁 등을 다루는 2020년대 한국 OTT 오리지널 드라마 중에서 판타지 학원물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그 속에 나타난 ‘청소년 능력주의’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본래 능력주의는 귀족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지능과 노력이 계층 이동을 만들어내는 힘임을 긍정하는 이론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과 시험에 의한 능력주의로 변화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명문대에 대한 집착을 강화시키고 최종적으로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판타지 학원물들에서 청소년들은 왜곡된 능력주의를 그대로 수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격전장이 된 학교에서 능력주의에 대한 다양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삶을 구성해 나간다. 이러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2장에서는 최상위권이 되기 위해 마약 중독도 마다하지 않는 명문고 고3들의 모습이 담긴 <하이 쿠키>를 살피고, 3장에서는 수능 가산점을 얻기 위해 학도병으로 참전하는 고3들과 그들의 불안정한 내면을 그려낸 <방과 후 전쟁활동>을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4장에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좀비들이 출현한 죽음의 전장에서 일시적이긴 하지만 경쟁보다는 협력과 연대를 선택한 청소년들이 갖는 의미를 탐색하고, 5장에서는 <우수무당 가두심>을 중심으로 친구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을 감수하면서 자기 긍정에 이르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고찰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이 드라마들이 한국 사회와 청소년 능력주의가 지닌 부조리함을 폭로하면서, 동시에 능력주의 너머에서 자기 긍정, 우정과 사랑, 협력과 연대 등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밝혀보고자 한다.

제6장 소비주체로서의 청소년, 2000년대의 변화와 흐름

본 연구는 2000년대 청소년기를 보내며 팬덤 문화와 실천을 내면화 한 세대가 한국 사회 전반에 개입하는 태도와 전략을 살핀다. 이를 위해 팬덤 작동방식과 그 의미를 살핀 선행연구 분석 및 담론 변화를 시도했다. ‘빠순이’라는 멸칭을 들으며 스타에 집착하는 몰이성적 개인으로 치부되던 팬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문화적 의미를 결합·창출하는 조직적인 소비 주체이자 하위문화 집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학계가 팬덤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청소년 또래문화 혹은 대중문화 소비 형태로 한정 지어졌던 팬덤은 점차 생애과정의 실천으로 발전했다. 여러 연구가 하위문화적 실천을 통한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유지하고, 기존 권력과 권위에 도전하고 쟁취한 팬덤 경험이 구성원 일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냈다. 이들에게 팬덤은 장기적이고 중요한 정체성 준거이자 가치이다. 따라서 팬덤 문화를 내면화한 채 성인이 된 세대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의 영역에서 변화를 요구할 때, 팬덤 방식을 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전략이자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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