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나를 더 잘 알기 위한 분들께 항상 상담실의 문은 열려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해주세요

인권 보호 및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감사부 박나혜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박나혜 사진

하시는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감사부에서 종합상담실 운영, 폭력예방 및 인권보호 교육 운영, 인권 관련 위원회 관리 등 상담 및 인권 관련 업무들을 맡고 있습니다.


감사부에 이전엔 없었던 상담창구가 운영되기 시작했는데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지난 9월 14일 종합상담실이 문을 열었습니다. 종합상담실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교직원, 대학원생) 이용 하실 수 있는 상담 창구이며, 심리상담과 인권상담(성희롱·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이 가능합니다. 또한 분기별로 종합상담실 소식지를 발간하여 마음건강과 관련된 정보들과 종합상담실의 크고 작은 소식들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에 없었던 심리상담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갖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렵게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종합상담실에서는 직장 내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적 차원의 고민과 어려움에 대해서도 상담이 가능하고, 심리검사를 통해 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거나 마음건강에 대한 점검도 가능합니다.

상담실이 어떤 곳인지 가볼까 관심이 가다가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상담을 받는다는 생각에 그 마음을 접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상담실 방문의 목적이 꼭 심각한 문제나 어려움의 해결은 아닙니다. 나를 더 잘 알기 위해, 나의 특성과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분들께도 항상 상담실의 문은 열려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해주세요.


올바른 직장문화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시네요. 직장내 상담사로서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박나혜 사진

직장 내 상담사는 조직에 소속된 하나의 구성원이면서도 직원들이 심리적인 어려움(개인이나 조직과 관련된 문제)을 나누고 돕는다는 측면에서 주로 개인적인 영역을 다룬다는 특성이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에 따른 매력도, 더 신경 써야 하는 점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상담사 역시 같은 조직 구성원으로서 조직문화나 직원들이 경험하는 공통적인 이슈에 대해 이해하기 유리하다는 점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상담실을 운영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된다면 저에게도 그런 노하우가 쌓이지 않을까 기대 됩니다.^^ 그리고 대상이 성인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상담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청소년 기관에 근무할 때는 부모님, 선생님 손에 끌려온 내담자가 다음 상담에 어떻게 다시 방문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들도 많았는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네요.

그러나 직장 내 상담사 또한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상담실에 방문하게 된 분들께서 비밀보장이나 평가, 상담사와의 경계에 대한 영향을 염려할 수 있을 같아 저도 그 점이 고민 됩니다. 이 부분은 직장 내 상담사로서 제가 앞으로도 더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되기도 해요. 혹시나 이 점을 걱정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이 자리에서 한 번 더 상담실에서의 이야기들은 비밀이 보장되고, 이용자의 정보들 또한 분리하여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종합상담실이 여러분들께 항상 신뢰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상담사로서 어떤 역할에 중점을 두시나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상담사로서 어떤 일을 하든지 그것이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보려 해요. 상담을 하는 중에는 나만의 욕심이나 호기심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은지 고민하기도 하고, 상담을 마친 후에는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공부하거나 슈퍼비전을 받기도 해요. 늘 이런 생각을 달고 산다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런 생각 속에서 새로운 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과정자체가 즐겁기도 해요.

그리고 저의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들로부터 배우는 점들이 많은데, 정말 어려운 것들을 해내고 있구나, 나도 저렇게 용기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저도 못하는 걸 내담자에게 권할 순 없으니 내가 우선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기 위해서 늘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바쁜 일과가 끝나면 개인적인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며 보내시나요?


크리스마스 센터피스와 우드카빙

크리스마스 센터피스와 우드카빙

저는 손으로 뭔가 만들고 표현하는 건 전부 좋아해요. 저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을 보면 언어가 아닌 다른 걸로 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져요. 가죽공예, 우드카빙, 키링 만들기 등 전부 얕게 발만 걸쳐두고 있어요. 우드카빙을 배울 때는 목공방에서 전직을 제안받기도 했어요.(웃음) 손재주가 없지는 않은 거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저의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죠.

최근에는 꽃꽂이를 배우면서 트리모양 센터피스를 만들기도 했었는데, 다 같은 재료로도 각자 다른 모양의 장식들이 완성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각자의 모습들이 묻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재미있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더 개선된다면 종합상담실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같은 부서 동료, 대학원생들에게는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와 함께하는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물론 1:1 상담도 좋지만 집단 워크숍이나 집단 상담은 비슷한 어려움이나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1:1 상담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도 조금 더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집단 경험을 통한 개인상담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많아서 종합상담실을 홍보하기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요.^^ 저도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분들의 의견이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서 빨리 그런 날이 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