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는 기록유산

훼손자료 응급보존처리 패킹에 관하여

김예인
장서각 자료보존관리팀 보존처리 담당

장서각은 왕실도서를 비롯한 3만여 점의 우수한 학술 자원을 소장하고 있다. 여기엔 자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재 및 국내 유일본 장서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소장 유물을 제대로 보존하는 데 힘쓰는 것은 장서각의 당연한 과제이다. 이러한 소중한 자료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고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선 제작 당시 시대적 상황과 그에 따라 달라진 다양한 재료 및 유형 등에 대한 올바른 과학적 지식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지류(紙類) 전적류는 습기, 빛, 충해, 먼지 등에 의해 화학적 열화를 일으키며 자료의 멸실(滅失)을 초래할 정도로 찢김, 마모, 오염 등 물리적 손상에 매우 취약하다.

응급보존처리는 심하게 손상돼 있거나 쉽게 손상될 수 있는 자료에 한해 이뤄진다. 이 경우 원본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구성·화학성·치수안정성이 우수한 중성 폴리에스터 계열의 홀리텍스(Holytex)와 리메이(Reemay)를 사용해 훼손자료 응급보존패킹을 실시한다.


홀리텍스와 리메이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를 봉투 형태로 만든 뒤, 유물 역할의 한지와 산성지를 넣어 강제 노화실험을 통해 인장강도1), 내절도2),색차3), pH4)분석 등 열화 특성을 분석했다.


1) 공시재료

지종

섬유 원료

조건

한지

닥섬유

중성지

기계펄프

목재펄프

산성지

리메이·홀리텍스

폴리에스터

중성섬유

폴리필름

중성필름

2) 분석내용

분석 방법

1

인공열화 시험법

표준화 시험법에 의거하여 건식열화, 습식열화 시행

2

색차분석

열화 거동으로서 광학적 특성 변화 측정

3

pH분석

열화에 따른 화학적 특성 변화 측정

4

인장강도내절도

열화 기작에 따른 강도적 특성 변화 측정

3) 결과

분석방법

분석 결과

1

색차분석

습식열화

폴리필름+폴리필름에 넣은 한지와 산성지 변화율 가장 적음

건식열화

홀리텍스+리메이에 넣은 한지와 산성지 변화율 가장 적음

2

pH분석·인장강도·내절도

습식열화

홀리텍스+리메이에 넣은 한지와 산성지 변화율 가장 적음

건식열화


마진재령이씨 전적 응급보존처리

마진재령이씨 전적 응급보존처리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홀리텍스+리메이에 넣은 한지와 산성지가 열과 습을 사용한 강제 노화실험에서 색차, pH, 인장강도, 내절도 변화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 이로써 지류 유물을 홀리텍스+리메이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온·습도 등 환경적 피해를 방지해 안정적인 보존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장서각 소장 자료의 대다수는 개인·문중 기증기탁 고문헌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조사된 상태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방대한 자료들이 시급한 보존처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훼손자료 응급보존패킹을 통해 손상자료의 1:1 맞춤형 개별 보관처리가 가능해져, 단시간에 많은 양의 응급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보존처리 가능 시간이 넘어 소중한 자료들이 멸실(滅失)되지 않도록 물리적·화학적 처리보다는 안전한 예방보존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1)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힘
2) 종이 등 접힘(folding)에 대한 내구성
3) 색차이
4) 물질이 산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