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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문화를 찾아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소식지 11월호 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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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한국학의 밝은 미래 김소영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 파견교수) 1990년 9월 9일 나는 불가리아 소피아 공항에 도착했다. 생소한 땅, 사람들, 언어,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 당시 불가리아인들은 한국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는 나에게 미국인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거의 없었다. 나는 소피아대학교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1995년 소피아대학교에 한국학과가 개설될 때부터 한국어 강사로 한국어를 가르쳤다. 1995년 처음으로 대학 강단에 서서 떨리는 마음으로 학생들 앞에 한글을 가르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소피아대학교 동양어문화센터 건물 꼭대기 층에 있는 허름한 방이 한국학과 사무실로 배정되었고, 나는 그 방에서 추운 겨울에는 두꺼운 옷을 겹겹이 껴입고 전기난로를 틀고 강의 준비를 하였다. 그 춥고 힘들었던 시절 내가 가르쳤던 제자 5명이 지금은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의 교수가 되어 나의 동료로서 한국어와 한국학 강의를 하고 있다. 참으로 흐뭇한 일이다. 지난 20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몇 년 사이 한국학의 위상은 일본학과 중국학과 비교하여 월등히 높아졌다. 현재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에는 학부 및 석·박사생이 60명 정도 된다. 한국학과 입학생의 입학 동기도 과거보다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입학생의 절반 이상이 1지망인 일본학 전공에 들어가지 못해서 한국학과에 들어왔다고 했지만, 2010년부터는 일본학 전공에 불합격해서 한국학과에 입학했다는 학생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한국 영화, 드라마, 가요, 게임 등을 좋아하는 한류 팬들이다. 이런 신입생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의 대중문화를 접한 학생들로 대부분 기본 한국어를 미리 익히고 들어온다. 올해 6월 한국학과 학생들은 자신들이 조직한 ‘한국문화의 날’ 행사에서 1시간 동안 한국어연극, K-pop 댄스 등을 선보이고 한국문화체험교실을 열어 한국전통문화를 전파하는 등 이들의 한국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참으로 대단하다. 이런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면서 좀 더 생생하게 가르치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늘 고민하게 된다. 한국인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을 최대로 활용하여 말하기 연습을 많이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학습자들의 흥미를 높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놀이를 이용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어연극’이다. 춘향전, 흥부전, 심청전 중 하나를 선택하여 대본을 쓰고 읽으면서 말하기와 쓰기 연습을 하고 한국전통문화도 익힌다. 연극공연준비가 되면 한복을 입고 분장을 하여 관객 앞에서 연극공연을 한다. 공연하면서 학생들은 한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몇 년 전부터 ‘한국현대사회’ 강의를 맡으면서 책만 사용하는 주입식 강의보다 한국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서 강의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름방학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여 인천공항에서부터 사진촬영을 하였다. 한국에 처음 오는 불가리아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공항, 서울거리, 음식점, 휴게소 등 불가리아와는 다른 모습들을 사진과 비디오로 담았다. 이러한 시청각자료들은 강의 내용을 좀 더 다양하게 만들고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학습효과를 높인다. 외국에서 파견교수로서 일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한국학을 공부하는 불가리아 젊은이들의 노력과 열정은 늘 내게 큰 힘이 된다. 미래의 번역가, 한국어 교사, 외교관, 한국학 교수 등을 꿈꾸는 이들이 바로 해외한국학의 밝은 미래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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