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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문화를 찾아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소식지 01월호 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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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S 한국학 연구동향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성당을 가보면, 비잔틴문화와 이슬람문화가 양피지처럼 덧붙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이슬람 사원이지만 그 겉을 하나 벗겨내면 십자가가 드러나는 것이 성 소피아 성당이다. 이처럼 문명의 흐름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말살하는 것이 아니라 중층적으로 퇴적층을 이뤄가면서 변형되고 발전한다. 마찬가지로 전근대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불교와 유교, 그리고 근대의 기독교는 한국인의 집단적 자아를 형성하는 문화의 퇴적층들이다. 이 같은 퇴적층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외래문화의 수용과 변형으로 발전한 한국문화의 정수를 밝혀내는 것이 한국학 연구의 핵심과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21세기 세계문명사적인 전환을 맞이해서 한국학은 대륙과 해양 선진문명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교류와 융합으로 변형됨으로써 창조되는 문명생성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에 기여할 때야 비로소 한국은 세계 문화 리더 국가라고 자부할 수 있다. 한중연이 3.0시대를 맞이하여 이 같은 세계문명사적인 미션을 달성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오래된 미래’로서 한국학과 한중연 3.0시대 [사진] 김 기 봉(한국연구재단 인문학단장, 경기대 교수) 한국학(韓國學, 영어: Koreanology, Korean studies)이란 한국에 관한 언어,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고유의 것을 연구 계발하는 학문을 지칭한다. 이 같은 한국학의 본산이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이다. 올해로 창립 35년을 맞이한 한중연은 그동안 한국학 분야의 기초연구 확립, 한국학대학원을 통한 차세대 한국학 학자 양성, 국제협력을 통한 한국학의 세계화, 그리고 한국학 정보의 집적과 유통 등의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이룩했다. 그런 정문연이 2005년 한국학중앙연구원육성법이 공포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개명으로 국민정신교육 대신에 한국학을 진흥한다는 것이 기관의 존재이유가 됨으로써, 한중연은 명실공이 한국학 연구의 메카로서 자리를 잡았다. 정문연이 한국학의 1.0 시대를 열었다면, 한중연으로의 개편은 2.0시대로의 전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09년 한국은 전 세계 대외원조의 90%를 차지하며 국제사회 원조의 규범을 세우는 국제포럼인 '개발원조 위원회'(DAC) 정식 멤버로 가입했다. 한국이 DAC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진정한 '원조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성공으로 한국은 국제 원조를 받다가 주는 나라로 변신한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한중연의 전신(前身)은 1978년 창립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하 정문연)’이다. 정문연은 한국문화의 정수를 깊이 연구하여 주체적 역사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국민정신교육을 체계적으로 계발·진흥하여 민족문화의 창달 및 기여를 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민교육헌장’을 통해 국가의 비전으로 명시했던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중추적으로 담당한 기관으로 세워진 것이 정문연이다. 이와 더불어 한류를 통해 그동안 문명의 수신자의 위치에 머물렀던 한국이 세계를 향해 우리 문화를 발신함에 따라, 한국학의 위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마침 지난 9월 제16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배용 원장은 한국학 3.0시대를 개시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세계 속의 문화 리더 국가’를 목표로 한국학에 담긴 미래 지향의 가치를 육성하는 일을 앞으로의 과제로 설정했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한국학은 ‘오래된 미래’다”라는 말이다. 과연 ‘오래된 미래’로서 한국학이란 무엇인가? 1.0과 2.0시대에서는 전통문화의 정수를 연구하여 한국인의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한중연의 주요 목표였다면, 그것에 잠재된 미래적 가치를 발굴하고 창달하여 한국인이 문화의 리더로 세계로 나가는 것이 3.0시대의 과제라는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목표 설정에 따라 한중연은 앞으로 세계 속의 문화 리더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DNA를 찾아내어 발현시키는 여러 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그 같은 사업을 벌이기에 앞서 세계 속의 문화 리더 국가가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성찰해 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제는 한국이 자국 문화를 세계인들을 향해 발신할 정도로 발전했으니, 사대주의 망령에서 벗어나 문화제국주의를 하자는 발상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한중연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가 한국문화의 세계화다. 이를 위해서 일차적으로 국수주의 색채가 농후한 국학이라는 명칭 대신에 우리 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한국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여러 학문 분야를 포괄하는 한국학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21세기에서 한국인들은 밖으로는 글로벌시대, 안으로는 다문화사회를 살아야 한다. 이 같은 환경변화에 따라 이제는 민족이라는 선험적 주체를 상정하고 수행했던 한국학을 탈민족화 하여 세계화를 더욱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또한 시간적으로 한국학은 과거의 한국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현재의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연구로 범위를 확장하여 미래 한국을 이끌 가치와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한국학의 세계화와 미래화와 더불어 한중연이 3.0시대를 맞이하여 수행해야할 과제가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로 설정한 국민행복 시대를 열 수 있는 정신문화를 창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래의 목표를 향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어떻게 해서 우리가 이 지점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지난 한 반세기만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근대화를 이룩했다. 이 같은 성공의 역사를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며 모방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가? 자살률이 세계 최고인 나라가 어떻게 세계 속의 문화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는가?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을 역임했던 다니엘 튜더(Daniel Tudor)는 한국은 “The Impossible Country”라고 지칭하는 책을 썼다. 불가능한 나라라는 제목은 이중적이다. 그 이중성을 잘 표현한 것이 한국어판 제목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노정태 옮김, 문학동네, 2013)이다. 불가능한 기적을 이뤄냈으면서도 여전히 불가능의 희생을 요구하는 나라로 머무는 한에서는 한국은 결코 세계 속의 문화 리더 국가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튜더의 진단대로, "한국을 가난에서 구제하고 우뚝 서게 한 경쟁의 힘이 오늘날 한국인을 괴롭히는 심리적 원인"이라는 사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성공하기 위해 앞으로만 달려왔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정신문화를 만들어내는 한국학 연구를 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나는 한중연 3.0시대를 맞이하여 다음의 두 가지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길 기대한다. 첫째, 세계 속의 문화 리더 국가로 전진하기 위해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돌진적으로 연구 사업을 가속화하기 보다는, 서구가 300년 동안 이룩한 근대화를 불과 30년 만에 성취한 것의 대가로 나타난 사회 병리적 현상들을 치유할 수 있는 정신문화의 창달에 기여하길 바란다. 이것 없이는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국민행복 시대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정신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한 민족 또는 국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유전인자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밖으로 드러내 자랑하고 전파할 수 있는 문화를 찾아내 계발하는 것에만 에너지를 집중하지 말고, 우리 내면을 형성하고 있는 문화를 성찰하는 것으로도 연구의 관심을 돌려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21세기 한국인은 누구인가를 해명하는 한국학 연구를 해 왔는가?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의 정신문화의 핵심에 유교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인의 내면적 자아를 이루고 있는 유교가 이른바 한국문화의 정수를 깊이 연구함으로써 드러내질 수 있는가? 비전문가적인 어설픈 얘기일지 모르나 나는 한국인의 자아 형성에서 유교는 한국인의 의식을 형성했다면, 무교는 한국인의 무의식을 지배해 왔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에서 한국인의 자아는 유교의 초자아가 무속의 이드를 억압하는 것으로 형성됐다. 막스 베버가 ‘세계의 탈주술화’라고 표현했던 합리화과정이 한국인들에게는 탈유교화로 진행됐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시대 유교는 특히 양난 이후 통치이념일 뿐만 아니라 피지배자의 일상적 삶의 모세혈관까지도 지배하는 규율권력으로 작동했다. 일제하에서 그리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유교적 윤리와 도덕은 급속히 퇴조했다. 마침내 1960년 대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근대화를 통해 유교적 초자아가 통제력을 상실하면서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무속적 이드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무속적 이드의 충동과 유교적 초자아의 압력을 조화시키는 역할을 했던 한국인의 자아가 균형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천민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와 같은 병리학적 현상이 만연하게 됐다. 최근 유교의 현대화를 통해 한국의 정신적 자아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유교의 재주술화가 탈근대에서 어떻게 가능할지 미지수다. 유교자본주의와 유교사회주의와 같은 담론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아무튼 이 같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학문적인 형이상학적 유교가 아니라 우리의 내면을 형성한 삶으로서 유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의 ‘오래된 미래’를 재창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둘째, 21세기에서 문화 리더 국가로의 도약은 문화제국주의가 아니라 문명은 교류와 융합을 통해 신문명을 창조한다는 ‘실크로드’로 표상되는 문명 생성문법을 우리 스스로가 구현할 때 가능할 수 있다. 최근 한국문화의 세계화라는 문명사적인 전환과 함께 떠오른 말이 실크로드다. 문체부 장관을 역임한 고려대 최광식 교수는 실크로드와 한류로드를 연결시켜서 한류 3.0시대를 열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고대문명교류사에서 우리 문화의 위상을 확인하는 실크로드학의 기반이 없는 한류로드의 주장은 우리끼리의 말잔치에 불과하다. 우리는 중국인들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사를 자기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기도에 대해 분개했다. 그런데 실크로드의 경우는 정반대의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다. 우리가 한류로드라는 담론으로 실크로드를 민족주의적으로 전유하는 것은 중국인들에게는 ‘한류공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 경주에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교육부와 경상북도가 공동 개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했던 ‘2013년 국제인문·문화축제’의 둘째 날 기조연설을 했던 터키 토프카피(Topkapi)궁 박물관장을 역임한 일버 오르타일리(Iiber Ortayli) 교수는 문명이란 흐르는 유체이며, 문명의 길을 만든 실크로드는 오늘날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언제부터 동서양의 구분이 생겨났으며, 그리고 유라시아의 어디서까지가 서양이며 동양인가? 서양 문명교류의 아이콘으로 쓰이는 실크로드라는 말이 근대 지리학과 지정학을 창시자 가운데 한 사람인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가 당대의 오리엔탈리즘을 반영하여 1877년에 만든 개념이라는 사실 자체가 역설적이다. 한무제 때 장건에 의해 처음 열렸던 BC 2세기나 실크로드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인 AD7세기에서 9세기에는 18세기와 같은 동서양의 구분과 경계의 관념은 없었다. 실제로 동서양의 구분과 차별이 본격화된 시대는 근대다. 근대란 서구 문명이 전 지구적 차원으로 전파되어 관철됐던 시대다. 따라서 이 같은 근대의 서구중심주의를 해체할 수 있는 실크로드로 상징되는 문명 생성의 문법을 구현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학의 중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학 관련 자료의 발굴과 수집, 정리, 해제 등 가장 기초적인 연구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 한국학의 대외 교류와 정보화 혹은 각종 한국학 관련 홍보사업도 필요하겠지만, 그러한 것들은 이차적이고 부수적인 한중연의 역할이다. 또한 기존의 역사 자료나 고고학 자료 혹은 여타의 문헌자료를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현대의 한국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직접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학 연구를 위한 현실의 기초자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운영비용이 국비로 충당되는 점을 고려하면, 한중연은 한국학 연구과 교육에서 대국민 봉사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곧 한국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한국학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는지 간에 한중연을 공부의 근거가 될 수 있도록 최대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어야 하며,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학 연구자들도 한중연을 통하지 않고는 한국학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실공히 한국학의 메카로서 모든 한국학 연구자가 수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구 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1975년 이후 국제종교학회(IAHR) 세계대회 주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표] 1975년 이후 국제 종교학회 (IAHR) 세계대회 주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 대회에서 다루게 될 4개의 세부 영역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되었다. IAHR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iahr.dk) 참조 http://www.iahr.dk • Religious communities in society: Adaptation and transformation
• Practices and discourses: Innovation and tradition
• The individual: Religiosity, spiritualities and individualization
• Methodology: Representations and interpre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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